영화에선 멋있었던 그것..하지만..
미국 서부시대를 다룬 "웨스턴무비" 를 한번이라도 보신 분이라면 아실 겁니다. 단 한발의 총알로 승부가 갈리며 동시에 "산자" 와 "죽은자" 가 갈리는 "권총배틀" 말입니다. 총을 빨리 뽑아 빨리 쏴야 이길 수 있으며 살아남을 수 있는 긴장감 넘치는 대결인데 웨스턴 무비라면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와 비슷한 것이 유저 간의 대결 컨텐츠인 PvP 모드가 있는 게임에서 유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게임 속에서 은어로써 사용되는 "삭빵" 이 바로 그것입니다. (예전에도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저 같은 경우 최근에 이 단어가 유독 눈에 띄게 많이 보여서 최근에 유행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삭빵이란?
"삭빵"이 무엇이냐면 유저끼리 특정한 룰을 정해 결투를 펼친 후 패배한 유저는 결투에 사용된 캐릭터를 아무 조건없이 삭제하는 것입니다. (이보다 심할 경우엔 계정을 삭제하기도 합니다) 보통 유저가 생각하기엔 정말 "후덜덜" 한 이야기일 겁니다. 하루 이틀 깔짝 플레이한 것도 아니고 오랫동안 애착을 가지고 플레이한 캐릭터를 짧은 시간동안의 결투 후 단 한순간에 삭제를 시켜버린다는 것,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정말 비정상적인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 캐삭하기 싫으면 먼저 쏴라. |
삭빵이 왜 등장하나?
이런 무시무시한 삭빵이 등장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개인적으로 게임을 하면서 제 3자의 입장에서 지켜본 결과 대부분의 이유는 "유저 간의 분쟁"이었습니다. 제가 간간히 플레이하고 있는 "로스트사가" 의 예를 들어보자면, 로스트사가는 유저 간의 결투를 기본 컨텐츠로 하고 있는 게임이라 유저 간 직간접적으로 부딪힐 일이 많습니다. 특히 대결 중에 지나치게 몰입하다보면 흥분하게 되는 유저들이 있는데 이는 결국 유저 간의 말싸움으로 이어지고 분쟁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 상태에서 더욱 격해지면서 "삭빵"이 등장하게 됩니다. 아무래도 사이버 상의 말싸움은 한쪽이 포기하지 않는 한 소모적으로 혹은 무의미하게 이어지게 마련이니 자존심을 걸고 누가 옳은지 승부를 내자는 의미일 겁니다. 어찌보면 무시무시하기도 하지만 또 어찌보면 우습기도 합니다. 사이버 상의 "그깟 일" 로 흥분해서 자존심 내세우는 것 자체가 말입니다. 현실에서도 그런 자존심이 있다면?
무분별하게 삭빵을 논하다
삭빵 관련해서 정말 꼴불견인 유저는 따로 있습니다. 조금만 언쟁이 생기면,
"삭빵뜰까?"
"왜 쫄았냐?"
"삭빵해서 니가 옳은지 내가 옳은지 결정하자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저런 식으로 삭빵 운운하는 유저치고 정말 승부에서 패배하면 자존심 걸고 삭제 감행할 유저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미 게임을 게임으로 보지 않는 상태가 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잘 들여다보면 "삭빵" 이란 건 정말 극단적인 의사결정 수단입니다. 순수하게 즐기라고 있는 게임에서 이런 식의 바보같은 극단적 행위를 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요? 그런 사람은 이미 "패배자" 입니다. 즐겨야 될 걸 즐기지 못하고 쓸데없이 평정심을 잃고 이성을 잃는 것?
혹 언젠가 현실에서 이런 말이 오고 갈는지 모르겠습니다.
"나랑 인생 삭빵뜰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