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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이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와 구성비율, 획득 확률 등을 게임물내용정보에 포함하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확률형 아이템이란 유저들이 일정 확률로 투입한 가치 이상의 아이템 또는 캐릭터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하며, 몇몇 정액제로 서비스되는 MMORPG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부분 유료화 게임들이 해당 시스템을 통해 수익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확률형 아이템의 문제점이 대두되면서 유저들의 과소비와 사행성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적지 않게 받아 왔습니다.

때문에 이번에 발의된 개정안은 확률형 아이템 내용을 게임물내용정보에 포함시켜 공시하도록 하여 유저들에게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를 처음부터 알리겠다는 취지가 강합니다. 이로써 유저들의 무분별한 과소비와 사행성 우려를 억제한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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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정우택 의원

당연히 해당 개정안이 발표되면서 게임업계는 과잉 입법이라며 유감스러운 입장을 토로했습니다. 게임사의 입장도 어느 정도 이해는 됩니다.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는 지난해 11월 전체이용가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 결과물 범위를 공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자율규제를 발표 했습니다. 자율규제는 올 상반기 중 시행될 예정인데, 그에 앞서 개정안이 먼저 발표됐으니 게임사 측에서도 당황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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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K-IDEA에엇 내놓은 확률형 아이템 자율 규제안

하지만, 시간을 거슬러 가면 게임업계는 이미 2008년 '캡슐형 유료 아이템 서비스 제공에 대한 자율준수 규약'이라는 제목으로, 한국게임산업협회에서 만든 자율규제 규약을 공시한 바가 있습니다. 적어도 이 때부터 확률형 아이템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행성 같은 부작용을 인지해 왔다고 볼 수 있으며, 정부가 먼저 칼을 들이대기 전에 먼저 자율규제를 한다는 방침을 고수한 것입니다. 그 후 7년이 지난 현재 이런 자율규제는 소용이 없었다는 것이 그 동안의 게임사의 행태에서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게다가 지난 11월 K-IDEA에서 발표한 자율규제의 내용을 살펴보면 많은 게임 중 전체이용가 게임만을 대상으로 한다고 하여 이 또한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현재 전체이용가로 서비스되는 게임 중 유저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은 고작해야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크레이지 아케이드 정도에 불과합니다.

즉, 그 외의 이용가 게임은 자율규제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 게임사측에서 마음 놓고 확률형 아이템에 어떤 장난질을 쳐도 알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는 유저 입장에서 결코 달갑지 않으며, 여전히 과소비와 사행성 논란은 계속 될 여지가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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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확률형 아이템 문제가 대두되면서 한국게임산업협회에서 내놓은
캡술형 아이템에 대한 자율준수 규약

때문에 유저 입장에서는 이런 강압적인 확률형 아이템 규제에 적극 찬성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갑을 열어 아이템을 구매하는 것은 유저 자신이며, 이왕이면 자신이 원하는 아이템을 어느 정도의 자금이나 확률로 획득할 수 있는지의 여부는 구매자에게 있어 상당히 중요한 정보이기 때문입니다. 현금 결제를 어느 정도 해봤다는 유저치고 자신이 원하는 아이템을 얻기 위해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자했지만 그것을 반드시 얻었다고 할 수 있는 유저는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확률이 너무 낮은 것 같다는 의심이나 불평도 해봤을 테고요.

정부에서는 무려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게임업계 스스로 자율규제를 한다는 명목 하에 모든 것을 위임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수익 창출에 혈안이 되어 유저들의 주머니에 있는 돈을 빼내는 데만 급급했지, 자정 작용을 통해 스스로 나아지려는 모습조차 보이지 않았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넥슨만 해도 그들이 왜 돈슨이라 불리고, 한참 동안 말이 많았던 랜덤박스는 그런 확률형 아이템의 과소비와 사행성이 정점을 찍은 사건 중 하나로 기록됩니다. 더 이상 그들의 마음대로 유저들의 지갑에서 돈을 쉽게 가져가도록 넋 놓고 봐줄 수는 없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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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의 넥슨 게임과, FPS, 카드 배틀 게임 등 많은 게임에서 사용 중인 랜덤박스 시스템

불과 얼마 전 까지만 하더라도 셧다운제에 대해 유저는 게임업계와 뜻을 함께 했습니다. 유저 입장에서는 그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고, 자신이 즐기고자 하는 게임과 그 게임을 서비스하는 게임사에 힘을 실어 주기 위해서였습니다. 그에 반해 이번 확률형 아이템 규제 법안은 반대로 다수의 유저들이 정부의 편에 서 있습니다. 자신이 즐기는 게임에 가해지는 게임사의 불합리한 행태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이럴 때일 수록 게임매체들 또한 무조건적으로 게임사의 입장에서만 생각해 볼 것이 아니라 유저와 게임사 양쪽의 입장에서 객관적인 견해를 담은 의견을 피력해야 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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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
  • ?
    귀공자 2015.03.12 22:06
    게임 초보도 아니고 확률알면 뭐가 다름??
  • ?
    마궁수 2015.03.17 02:52
    전 확률보다 그 안에 구성품공개가더 땡김

포인트 안내 - 글 작성: 30 / 댓글 작성: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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