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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매우 어렸을땐 쩔이라는 개념이 거의 없었고 단어조차 생소했었습니다.

 

쩔의 어원은 의견은 분분하지만 얼추 가장 적합해보이는것을 언급하자면

저렙이 고렙을 쫄쫄 따라다닌다해서 쫄쫄이->쫄->쩔

이렇게 변형된게 아닐까 합니다.

 

 

1.png

 

 

 

처음 쩔이 성행했던 게임은 알 수 없으나

요즘 rpg게임들의 대부분은 쩔 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물론 이것들은 게임사가 의도한 육성방식은 아닙니다.

하지만 유저들이 어떻게 더 빠르게 캐릭터를 키울까

혹은

본캐는 이미 쌘데 부캐를 키우고싶은데 지루한 같은 과정을 반복하고 싶지 않아서 본캐를 이용해보다가

그 유저들이 적합한(몹이 비선공이거나 부캐가 안전할 수 있는 위치가 있는) 사냥터들을 발견하고

그곳으로 유저가 몰리면서 정형화 되는 방식입니다.

 

 

제가 기억하는 초기 쩔은

겜을 같이 하는 지인들끼리나 길드내에서 고렙이 저렙 유저들을 빠르게 렙업 시켜주기 위해 많이들 했었습니다.

 

저는 게임을 할때 주변 지인들과 같이 하지 않는 편이며

길드도 그리 잘 드는 편도 아니었으며, 사냥도 파티플레이를 잘 하지 않았기에

쩔에 대해 그닥 관심이 없었을 뿐더러 그닥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입장이었습니다.

 

 

그냥 그러거나말거나 식이었는데 쩔에 대해 안좋은 입장을 가지게 된것은

어제 나랑 자리싸움(?) 하며 사냥했던 놈이 담날 쩔을받고 나타나 레벨업을 좀하고 쌔져와서 사냥터 독식을 하는걸 겪고나서부터 였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이 더욱 굳어진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그 쩔들이 단순히 인맥이나 본인 부캐가 아닌

'돈' 에 의해서 좌지우지가 될때였습니다.

 

5.png

6.png

 

위 스샷처럼 돈을 내고 빠른 레벨업을 합니다.

 

 

하지만 그 방식이란게 쩔해주는사람이든 쩔을 받는 사람이든 어느 한쪽은 먼저

노동을 지불하거나 돈을 지불해야했기에

각종 사기들도 빈번하게 나타났습니다.

 

2.png

3.png

이렇게 선불을 주면

 

4.png

이렇게 그대로날라버리는 쩔사기

 

 

이런 부정적인 측면들이 발생하자 게임사들은 쩔 기능에 제제를 가하기 위한 방식을 도입합니다.

특정 레벨 차이 이상 파티는 경험치 균등 불가.

특정 레벨 이상 유저는 던전 입장 불가.

몬스터와 특정 레벨 이상 차이나면 경험치 획득 불가.

등등...

 

저는 쾌재를 불렀죠.

'이제 저정도면 쩔을 못받겠지...'

 

하지만 유저들은 어떻게든 쩔루트를 만들어 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루트가

쌔고 고렙 몹을 잡는 저렙 고장비 '범위격수'

그 격수와 파티를 맺는 돈쩔들.

파티를 하진 않고 옆에서 버프와 힐등 보조를 하는 고렙 힐러.

필요에 따라 여유가 있으면 파티를 하지않고 주변몹만 몰아다 몸빵하는 고렙 탱커.

이런 구조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거의 포기 상태였죠

물론 좋지않은 시선은 그대로 저렇게 키우면 뭔재미야 뭐하러 게임하지? 등등..

 

 

하지만 제가 지금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나이를 먹다보니 생각이 조금씩 바뀌더군요.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게임 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날 줄 알았습니다만 착각이었죠.

시간은 늘어났을 수 있으나 그 시간을 게임에 투자 할 수 없는 '나이'를 하나하나 먹다보니

혹은 그 시간을 돈을 버는데 투자해야하는 상황이니 rpg게임의 가장큰 컨텐츠 이자 저해요소인

'레벨업 노가다' 시간이 너무 아까운 겁니다. 물론 특정 레벨이상이되면 그 노가다가 극한에 달해 재미도없고...

그 노가다 할시간에 편의점알바라도 나가서하면 그돈 쪼개서 좋은 장비사거나 쩔받는게

훨씬 빠르고 생산성도 있어보이고....

 

물론 그냥 즐기면서 천천히 크면되지 란 생각도 하지만 겜이란게 하다보면 그 생각이나 마음가짐이 흐려질 때가 많이 생기더군요 ㅋ

게다가 학창시절과 달리 수중에 돈이 있고 씀씀이가 커지다보면..

술한잔 안먹지뭐.

옷한벌 안사지뭐.

그런 생각도 들더라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지금 라그나로크 라는 게임을 하고있는데

물론 여기에도 돈쩔이란것이 존재합니다.

이번 경험치 50% 이벤트를 맞아 한번 받아보았습니다!!!

(도대체 어느정돈데 그렇게 돈내가면서 받는지 나도좀 받아보자!!)

 

screen바포메트082.jpg

 

여기는 생체실험 던전이라는 곳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 통로 위쪽으로 저렙 쩔캐들이있고

몰이들이 몹을 몰아오고

몸빵이 계단 오른쪽위에 수라캐릭 세워놓고

그뒤에 레인져 격수 둘이서 범위기로 한두방날리면 다죽는 시스템입니다.

시간당 400만 제니를 받더군요 (현금 4000원정도)

좀 비싸다는 생각은 했지만

일단 한번 받아보니 장난이 아니더군요...

혼자 사냥하면 10시간 이상 노가다 해야할거를 2시간이면 레벨업을 하더군요...

호옹이...

정말 제 수중에 돈이 많으면 계속 받고싶어지는 쩔입니다.

 

 

제가 이글을 쓰는 이유는

쩔이 좋다 나쁘다 이것을 말씀드리려는 것이 아니라

제목 그대로 '오묘함' 에대해 한번쯤 언급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어렷을적의 치기로만 글을쓰자면

쩔은 나쁘고 없어져야하고 게임의 재미를 저해 하는 요소다!!!

라고 하겠지만

그 쩔이 있음으로서 시간을 많이 내지못하는 주 '소비층'인 직장인들이 그 게임을 계속 즐기고

레벨업의 지루함을 덜어줄수 있다는 순기능이 있다는 생각도 들게 합니다.

 

마무리는 없습니다. 투표도 없습니다.

저도 불과 몇년전까진 쩔이 싫었지만 나이만 먹었을뿐인데 생각이 달라지니까요.

그때그때 처한 본인의 상황과 의견과 가치관에 따라 달라지는거라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Who's 니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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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이란

스스로의 노력이 자기자신을 감동시켰을 때를 말한다.
Comment '19'
  • ?
    이런게 2013.02.07 14:13
    말로만 듣던 생계형 게이머?
  • 니케 2013.02.07 23:09
    #이런게
    뭐 그르쵸.. ㅋㅋㅋ
  • ?
    하얀가지 2013.02.07 16:24
    라그 뺴고는 다 해본겜이네용..ㅎ
    디알빼곤 다 쩔이 가능한 게임들이군요..
    한 7~8년전부터 돈쩔이란 개념이?..생겻엇나..
    그때는 활성화가 안됫엇지만 ..어느순간부터는..ㅠㅠ
    쩔로 광랩한다음..겜하면 무슨재미가 있을지..
  • 니케 2013.02.07 23:09
    #하얀가지
    첨부터 쩔로하면 아무런재미를 못느끼는데 겜이 노가다가 심해저 질릴때쯤.. 렙업속도에 박차가 가해지면 조금 다르더라구요
  • ?
    헤라꼴레 2013.02.07 20:04
    옛날에 붉은보석이란 게임 학교 같은반친구들끼리 즐겼는데
    친구녀석 한놈이 쩔해달라고해서 처음엔 기분좋게 같이 클려고 쩔해줬다가

    망할친구녀석 쩔만 받고 지가 할 생각은 안하길래 몇번 혼자 사냥했더니
    학교에서 얼굴만 보이면 "쩔해줘~" "쩔해줘~"

    쩔해주는 순간 게임이아니라 "일"이 되어버립니다..
    그 친구녀석때문에 잘하던 게임 접었죠. 그자식이랑 다신 게임안해요.
  • 니케 2013.02.07 23:10
    #헤라꼴레
    저도 그런놈잇어는데 빡이 차오르죠
  • ?
    ManRAn 2013.02.07 22:07
    갠적으로 쩔받는건 별로 좋아하진 않음
    전 겜할때 느릿느릿하게 하는편이라 스토리 따라가고 즐기믄서 하는 편이라 ㅎ

    예전에 라그 1달정액 끊고 할때도 사냥하다가 질려서 전맵 여행다니고 안가본데 돌아다녀보고 그랬던 기억이 있네요

    채집이나 제작같은걸 좋아하는 편이라 같이 하는 친구들이 넌 뭐하냐 걍 렙업이나 하라그럼

    뭣보다 초중반에 재미를 느껴서 쭉 해야 애착이 가는데 쩔받으면 조금만 재미없어지면 아무 미련없이 접게되는거같음
  • 니케 2013.02.07 23:11
    #ManRAn
    겜에 애착이 가기전에 쫄을 받는게 아니라 어느정도 이뤄논것도 있고 수준이상이 되엇을때
    렙업 노가다가 너무더뎌질때 받는건 어떤가요?
  • ?
    지나가던방랑객 2013.02.08 13:40
    라그나 던파 같은 경우 저렙일때 스킬을 자주 못쓰니 재미를 느끼기 힘듭니다.
    라그 생체 파티 같은 경우 거의 일정 수준 이상인거 같네요 저랑 같은 서버이시면 팔라딘으로 균하고 힐윈드 잡아드림 ㅎㅎ

    헉 지금보니 렙 131 ㅋㅋ 저보다 고렙이심
  • 니케 2013.02.08 20:20
    #지나가던방랑객
    ㅋㅋㅋ어느서버세용
  • ?
    쩔은지겨워 2013.02.08 15:16
    전 라그할때 매일 쩔만 해준 기억이 나서.. 그닥 싫어하지만.(공쩔)
    타게임에서 받으면 기분 좋더군요 ㅋㅋㅋㅋㅋ
  • 니케 2013.02.08 20:20
    #쩔은지겨워
    ㅋㅋㅋㅋ 남이하면 불륜 내가하면 로멘스 ㅋㅋㅋㅋ
  • ?
    라두망고 2013.02.08 19:55
    정말... 읽고보니 오묘~하네요...
    저도 중립을 외치고 싶지만...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생각이 바뀌더라고요...
    오묘~한 글(?) 잘 보고 갑니다~
    전 아직 2차에서 전승도 몬하고 있어서 ㅎ;;
  • 니케 2013.02.08 20:20
    #라두망고
    천천히크셔도되요 라그의 주컨탠츠는어디까지나노가리인걸잊으면안댐
  • ?
    디아버스 2013.02.11 03:00
    쩔을 해주기도 받아보기도 했지만 보통 쩔을 받으면 오래가지 못하더군요
    그 이유는 뭔가 오글거릴지도 모르지만
    그 캐릭에 대한 애정과 그 게임에서의 추억이 없어서라 생각됩니다.

    정석스텟에 정석스킬트리를 타서 제대로 한몫을 하는 쩔받은 아마존은 쉽게 지워도
    뭣도 모르고 막올려서 이것도 저것도 아니지만 겜첨 시작할때 만들어
    고생고생하며 만렙띄운 바바리안은 지우기 힘들더군요.
  • 니케 2013.02.11 10:36
    #디아버스
    맞는 말씀입니다 ㅋ
    저도 위에 요즘은 쩔에대해 생각이 바뀐다고 쓰긴 했지만
    제가 쩔을 해준분들은 전부는 아니더라도 오래하지 못하더군요..
    근데 오히려 돈쩔을 한 분들은 오래하시고 ㅋㅋ 아무래도 투자한게있으니 그렇겟죠?

    쩔을 안받는분들은 정말 오래하시구요 ㅋ

    근데이제 그건 저렙시절 얘기고 만렙찍기 얼마 안남은 캐릭터를 지루한 노가다를 피하기위한 쩔은
    순기능도 있다고 생각해요 ㅋ
  • ?
    카시오 2013.02.11 22:00
    혼자 진행하면서 정보도찾아보고 그래도 안됄경우 가서 도와주지만 그냥무작정 도와달라고 징징대면 절때안도와주는...특히 저랩때쩔은해주면 케릭이대한 이해도 제로..그리고 쩔받아서 키운사람 대부분은 접는건둘째치고...그 만랩풀리거나 새로운 인던추가시...또 쩔해달라고하드라구요 그래서 전절때...안해주는...가끔도우미식으로나 도와주고..
  • ?
    김하은 2013.02.14 09:29
    와 라그 시간당 4000원이면 한두명 쩔해주는게 아닐텐데...
    하루일당 10만원 버는건 일도 아니겠네..
  • ?
    황금깡통 2013.04.18 14:42
    그냥 유저의 플레이는 발전(혹은 퇴보?)하는데
    게임은 아직도 비슷비슷한 수준이라 그런듯

    대부분의 게임은 여전히 세컨 키우는게 더럽게 지루한데 세컨키우기는 장려하고
    대부분의 게임에서 돈쩔은 있는데 (뿐만 아니라 작업장같은 더욱 심각한 문제도 있는데)
    게임의 형식은 거기서 거기.. 발전하지도 퇴보하지도 않음

    같은 방식의 돈쩔과 같은 행위를 다른게임에서 하고 10년후 게임에서 해도 그대로 통하는게 문제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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