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즐기는 자세에 대해서 말해보겠습니다.
필자같은 경우는 게임에 한번 빠지면 거의 올인을 합니다. 어찌보면 참 한심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해서 게임을 그렇게 즐겁게 하지도 않죠.
자존심이 강해서 남에게 지는 것을 너무 싫어 합니다.
나이가 한살한살 먹을 수록, 현실에서 남들한테 져야하는게 너무 싫더라구요.
그래서 게임을 할 때는 지는 게임은 하지 않으려고하고 왠만해서는 남에게 져주지 않습니다.
랭커도 순간 그때의 경쟁심 때문에 아둥바둥 게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게 게임에 집착하게되고 별로 재밌지도 않습니다.
게임은 놀이다, 놀이는 스스로 즐겁게 하기위해 하는 행위라고 글을 쓰면서 알게되었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정말 즐거웠을까?
물론 즐거울때도 있었습니다. 혼자서 20~30명에 적 진영 사람을 한번에 제압하고 전체 체팅창으로 쏟아지는 환호, 거기서 느끼는 희열.
하지만 저에게 그 순간의 즐거움을 위해, 12시간이 넘게 사냥만한게 한달입니다.
결국 인간인 저보다 컴퓨터가 먼저 쓰러져서 게임은 접게됬죠. 그런 계기가 있었기 때문에
미련없이 게임을 접게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정말로 게임은 무의미한 것이었을까?
모르겠습니다. 최고가 되고나서 노력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얻었으며, 게임에서 수도 없이 사기를 당하면서 현실을 배웠고 장사를 하고 흥정을 하고 사냥을 하고 전쟁을 하면서 우정을 쌓았으며 의리를 배웠으며 가족을 얻었습니다. 수 많은 형과 동생을 얻었습니다. 그대신 저는 시간을 잃고 기회를 잃어버렸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 수없이 고뇌합니다.
내 인생에 있어서 게임은 뭔가, 현재 나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으며 미래의 나에게 어떠한 영향을 줬을까?
게임은 판타지..인..가?
현실에서는 보지도 못한 실제 총들과 같은 무기를 들고 상대방을 죽이고
로봇을 타고 사람들에게 미사일을 날립니다.
갑옷을 입고 검을 들고 사람들을 베어 냅니다.
부채를 들고 화려한 주술들을 사용합니다.
판타지, 무협 소설을 흔히 환상 문학이라고들 하죠. 상상속에서 존재하는 세계, 그곳에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모험.
어디선가 언뜻 스쳐 본 것 같네요.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서 환상 문학을 즐기게 된다고,
청소년들이 환상 문학을 즐기는 이유가 그것이라고....
저도 그러기 위해 환상 문학을 본 것 같네요. 그렇다면 게임은...
내 인생에서 가장 커다란 장애물은 게임이 아닐까?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임하는 시간을 줄였으면 그렇게 수능을 망치진 않았을텐데
그 시간에 공부를 했으면 더 좋은 대학을 갔었을텐데.
그 시간에 악기를 배웠다면, 영어 공부를 했다면...
다시 생각을 해봤습니다. 광고에도 나오죠, 사람들은 욕구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많은 여가생활을 즐깁니다. 물론 여가생활이라는 것이 많은 대중에게 친숙해진지는 별로 되지 않았죠. 사람들은 책을 읽기도 하고 운동을 하기도 하고 노래도 부릅니다.
전 게임을 하게되었습니다. 수 많은 여가생활 중에 하나이며 유흥거리입니다.
현실에서 할 수 없는거, 불가능 한 거, 여러가지 욕구들을 게임에서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 게임을 했을 때는 정말로 즐거웠습니다. 하나하나 룰을 익히는 것이 재밌었고 친구들과 피씨방을 전전하며 게임을하는 것이 즐거웠으며 게임내에서 인연을 하나하나 만드는게 신기했습니다.
하지만 어느때부터 게임에 집착하게되고, 게임에서 불쾌한 욕구들을 배출해내었습니다.
공부하는게 너무나도 싫었습니다. 뼈저리게 공부의 필요성을 머리로는 이해하였지만
여러가지 나의 부족한 환경을 탓하며 도피했습니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게임이 게임이 아닌 새로운 세상으로 보이게 된 것이..
그곳에서는 모두들 평등했습니다. 오로지 자신의 노력과 실력으로 평가받습니다.
자신이 노력하는 대로 모든 결과를 내어주었습니다.
그렇게되고 게임에 집착을 하게되면서 게임을 즐기지만 즐길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랭커도 못먹는데 게임을 왜하냐?"
제가 친구에게 했던 말입니다. 게임은 현실과 다르라고 하는 건데, 게임 내에서 소위 잘나간다는 길드에 들어가고, 거기서 지존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에게 굽신굽신 할거면 현실과 동일 하지 않느냐. 우리가 지존이 될 수 있는 게임을 하자.
그렇게 게임에의 자신의 모습에 집착했고 결국은 게임과 주변환경을 탓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게임이 잘못을 한 것이 아니며 주위 환경이 잘못을 한 것이 아닙니다.
모든 잘못은 제가 게임을 즐기는 자세가 잘못 된 것이었습니다.
게임을 즐기는 자세라...
아직도 저는 제대로 정의를 하지 못하겠네요. 어떻게해야 옳게 게임을 즐기는 것일까?
5~6살때, 가게에서 쓰는 작업용 컴퓨터로 사칙연산을 참새가 날아가는 형식으로 하는 게임을 하던 때가 생각납니다. 한 문제 맞출 때마다 방방뛰며 좋아하던 제가 생각납니다.
만화에서만 나오던 알라딘이 되어서 못된 적들을 해치우고 함정을 돌파하는 게 생각납니다.
수십 번을 실패하고 그 탄을 깼을 때, 알라딘이 되어서 몸도 요리조리 움직였던 그때,
가족들 앞에서 모형총을 들고 테레비전에 날아가는 물건들 백발백중으로 맞추고 즐거워하는 저의 모습과 그 모습을 보고 즐거워해주는 가족
초등학교 부활동이 끝나고 친구와 사이좋게 어깨동무하고 피시방에가서 스타한판하고 지든 이기던 마냥 재밌었던 그때,
게임 잡지를 10권도 넘게 사고, 그 게임 시디들을 하나하나 설치해서 게임을 할때의 기쁨,
한상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끝나거나 공휴일이 되거나, 현장학습을 가거나 건수만 생기면 어김없이 친구들과 피시방을 점거했던 학생 시절...
정말 그때의 모습을 회상한 뒤 마치 다른 사람인양 떠올려 보면 모두들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 때의 저의 모습은 너무나도 순수하게 행복하고 즐거워 보였습니다.
........ 게임을 하면서 행복하고 즐거웠던 그 순간, 그 순간에 답이 있지 않을까요?
Ps. 1. 하데스님 글에 필이 충만해져서 글하나 쓰고 잡니다.
2. 글을 쓰면서 눈물이 핑도네요. 글을 썼지만 저는 뭔가를 얻어가는 느낌이네요.
부디 이 글을 읽는 분들도 뭐 하나를 얻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3. 올바른 게임을 즐기는 자세가 무엇일까요. 의견을 공유해보고 싶습니다.
뭔가 어렴풋이 느껴지는 것이 있는데, 글로 쓰기는 애매모호하네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클리어-엔딩을 위해, 그저 게임에서 유명해지거나 또는 강해지기 위해 하던 게
엊그제 같네요
정말로 한때는 광적으로 게임을 했지만 지금 보면 그것도 나름 추억(?)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