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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도부터 필자의 관심을 꾸준히 받고 있는 영웅전, C9, 블레이드 앤 소울은 2009년 게임업계를 재미있게 해줄 것이다. 보다 더 발전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대감은 필자뿐만이 아니라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마찬가지일 테니 말이다.
허나 게임업계에서 주목 받았던 기대 작품은 기대 작품으로 끝나는 게임이 다반사인데, 그 이유는 동영상이나 이미지로 받게 되는 게임의 간략한 정보가 개인에 따라서 지나친 환상(?)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플레이 이후, 더 큰 실망감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임업계가 알아야 할 것은 기대 작품이 실망스러운 게임으로 변하는 시간은 우리가 기다려온 몇 개월, 몇 년이 아닌 고작 30분 이내이다.
플레이 소감은 – Good
필자는 콘솔 게임을 즐기진 않지만, 1인칭 액션 게임을 상당히 좋아한다. 1인칭 시점에서 보여지는 캐릭터의 행동 모션이 역동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C9는 3인칭 시점이지만, 캐릭터와 가까운 시점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1인칭의 역동적인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으며 자유롭고 다양한 움직임에서 나오는 부드러운 캐릭터의 이동과 끊어지듯 보이는 공격 모션은 시각적인 만족감을 주었다.
무엇보다 C9가 가지고 있는 장점은 접근성이다. 1,3인칭 액션 게임에서 많이 사용되었던 W.S.A.S 키를 사용한 이동 방식과 마우스를 이용한 공격, 단축키와 커맨드를 이용한 스킬 사용은 큰 불편함을 주지 않았고, 오히려 아는 것에 더해간다는 느낌이었다.
이 접근성은 인터페이스에서 끝나지 않고, 중추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는 던전 진행 방식에서 그 동안 국내 게이머에게 공개되었던 썬 온라인, 던전 앤 파이터와 유사했기 때문에 시스템 이해도가 낮은 게이머에게도 큰 어려움을 주지 않았다. 허나 C9는 게이머의 시각적인 부분에서 조금 달랐다.
랭크에 따라서 달라지는 몬스터의 수, 성향, 보상 부분은 유사했으나, 몬스터의 색감과 해당 맵의 시작점이 달랐다. 색감과 시작 지점 달라진다는 것은 게이머가 같은 맵을 진행하더라도 지루함을 완화하는 배려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보다 많은 생각을 하고 만든 것이 아닐까? 라는 망상에 필자는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몬스터 헌터의 아성에 도전하는 것은 베타 테스트 이후가 될 것이다.
외견상 보여지는 그래픽적인 차이, 국내 게이머에 맞는 인터페이스, 접근성 및 이해도가 높은 시스템을 보여주고 있는 국내 작품과 항상 비교 당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몬스터 헌터 프론티어 온라인이다. 허나 C9를 플레이 보면서 느낀 것은 몬스터 헌터의 아성에 도전하는 것은 무리였다.
여기서 잠시 옛날 이야기를 하겠는데, 필자가 현업에서 게임 운영자를 할 때이다.
호기심이 많았던 어린 시절, 현업 기획자에게 중추적인 시스템이 제대로 자리잡으려면 얼마나 걸리냐고 물음을 던진 적이 있다. 그 기획자는 이렇게 답하였다.
“동일한 컨셉의 게임 시리즈가 3편 정도 나오게 되면 중추적인 시스템이 잡힌다.”
예전에는 그랬구나. 라는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그 말 뜻을 알 수 있다. 몬스터 헌터는 몇 년이나 장수한 게임이다. 또한 몇 편이상 시리즈가 나왔던 완성 작품이라는 점이다.
위에 설명했던 것처럼 대형 몬스터와의 전투를 승리로 이끌고, 그 안에서 재미를 얻을 수 있는 묘미를 잘 살린 몬스터 헌터 시리즈와 비교하자면 C9는 아직 소형 보스 몬스터인 도스란포스를 잡는 느낌이었다. 따라서 C9 또한 3차 이상의 대형 업데이트가 감행되기 전까지는 비교 대상에 올려놓는 것은 부적합하다는 생각이다.
C9가 만일 도스란포스의 스케일로 ‘RPG의 재발견’이라는 발언을 했다면, 필자가 보기에는 썬 온라인과 동급이거나 떨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물론 시각적으로 말이다.
C9를 깎는 것이 아니라, C9가 보여줄 것은 몬스터 헌터와 다르겠지만 실망 시키지 말라는 뜻이다.
용두사미라고 했던가? 그 동안 기대 작품은 용머리에 뱀 꼬리로 사라져갔다. 게이머의 지나친 관심 때문이라는 변명보다는 관심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 라는 말을 듣고 싶은 것이 필자의 솔직한 심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게이머의 말을 들어달라는 것이다. 허나 게임사는 게이머를 가지고 놀아야 한다.
갑자기 무슨 자다가 잠꼬대 하는 소린가?
게이머가 듣기엔 나쁜 말이겠지만, 게임을 하고 싶다. 새롭다. 재미있다. 가지고 싶다. 라는 여러 가지 감정을 가지고 놀지 못하면 게이머는 흥미를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필자 또한 게이머이며 C9가 필자에게 이러한 감정을 심어주었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C9는 필자가 바라본 기대 작품이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 동안 C9를 해보았고, 앞으로도 계속 플레이 할 생각이다. 그것은 필자가 플레이한 시간이 작고 C9가 게이머에게 뽐낸 부분이 작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국내 게임이 발전하는 모습을 이 눈으로 지켜볼 생각이니, 게임 강국이라는 말이 자칭이 아닌 타칭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