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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 배포 사이트 차단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아니다.

전 오토 플레이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최근 엔씨소프트가 문화체육관광부, 게임물등급위원회, 한국게임산업협회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이루어지는 오토 프로그램 배포 사이트에 대한 차단 조치의 명분에 대해선 실소를 금치 못할 것 같습니다.

게이머들을 위한 조치가 아니라 게임사를 위한 조치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형적으로는 게임산업의 발전과 더 나은 게임환경을 게이머들에게 서비스 할 수 있다는 뉘앙스까지 풍깁니다.

제가 판단 할 땐 오히려 이번 조치로 인해 게임산업의 후퇴와 더불어 질 낮은 게임환경을 유저들에게 제공되는 계기가 될 것이며, 그들이 말하는 오토 배포업체의 부당이득을 게임사가 가져 왔을 때, 과연
게이머들을 위한 게임 환경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이번 글은 오토의 불법, 합법을 떠나서 게임사가 게이머들을 위해 진정으로 마련해야 할 오토 대책에 대해 적어 볼까 합니다

■ 오토 배포 사이트 차단에 대한 기사 내용 중 중요한 대목을 살펴 보겠습니다.

"엔씨소프트가 오토(자동사냥)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핵심 배포 사이트의 완전 차단을 선택했다."

"엔씨소프트는 26일 서울 삼성동 R&D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하는 오토 프로그램 배포 사이트를 차단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오토 프로그램이 영화, 음악과는 다른 저작권 침해 및 업무방해 양상을 보이면서 관련 정부 부처에서도 사이트 차단 조치에 적극성을 띄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소프트웨어로 동작하는 오토에 대해서는 저작권법에 명시된 동일성 유지권침해 및 업무방해라는 법적근거를 갖고 관련 사이트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이 얻은 부당이익을 환수하고 추징할 수 있다면 이도 근절대책의 한가지 방법일 수 있다이렇게 환수된 부당이익은 오토근절 캠페인과 성숙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한 사업에 모두 사용될 것이다. 향후 엔씨가 관련 사업에 후원을 하게 될 것
”이라고 설명했다."

■ 밑 줄을 그어 놓은 부분이 이번 조치의 명분입니다.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살펴 보겠습니다.

1.오토(자동사냥)의 근본적인 해결

오토사냥의 근본적인 문제가 오토 배포 사이트라는 부분은 과연 그들이 게임 전문가가 맞나라는 의심조차 듭니다. 유저들이 오토를 돌려야만 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오토 배포 사이트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공급 이전에 수요가 더 근본문제이며, 수요 이전에 수요를 발생케 한 시스템이 가장 뿌리 깊은 근본문제라는 겁니다.

이 뿌리깊은 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노력은 전혀 보이지 않고, 공급만 차단한다면 절대 오토는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2.오토 근절 캠페인과 성숙한 게임문화

오토 근절 캠페인을 통해 성숙한 게임문화가 정착 될 수 있을까요? 썩은 뿌리 위에 피어난 화려한 꽃이 과연 며칠이나 갈런지 의문스럽습니다.

게이머들은 예전 처럼 게임에만 푹 파묻혀 살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현실과 게임을 같이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을 원하는데 게임환경은 오히려 영국에서 산업혁명(기계화)이 한창일 때를 벗어 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게이머들은 스스로 자신의 업무에 대해 자동화를 시키게 되며, 그에 따라 남는 시간을 자신을 위해 활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급변하는 게이머들의 성향속에서 게임문화가 성숙하기 위해선 게임시스템이 받혀 주어야 하는건 당연한 겁니다. 오토를 사용하지 말자는 캠페인만으로는 성숙한 게임문화는 이루어 질 수 없습니다.

■ 그럼 여기서 오토가 어떤 본질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나를 살펴 보겠습니다.

1. 평등한 경쟁을 원하는 게이머들의 반란

레벨(Level) 시스템은 비교 우위를 통해 경쟁심리를 자극합니다. 지극히 당연하며, 꼭 필요한 시스템일 겁니다. 만약 이게 없다면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라 유토피아일 겁니다. 모든 이가 평등한 세상을 영위할 수 있는 꿈의 세상이죠. 경쟁도 싸움도 전쟁도 없습니다. 오로지 평화입니다. 하지만 인간이 살아가기엔 너무 무미건조할 것 같습니다.

게임의 레벨 시스템은 "시간=레벨업"이라는 공식을 성립해 두었습니다. 그럼 게임에 많은 시간을 할애 할 수 없는 게이머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되며, 시간이 갈수록 격차가 심하게 벌어져 도태되어 간다는 피해의식을 가지게 됩니다. 그럼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은 "오토프로그램"입니다.

오토는 무조건적인 평등을 원하는 게이머들의 빗나간 욕구라는 본질적 요소가 있습니다.

만약 여기서 오토가 활성화 될 경우 그 반대의 입장을 가진, 즉 게임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은 게이머들도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되며, 자연스럽게 그들도 오토를 돌리게 될겁니다.

그럼 게이머들의 경쟁은 사라지고 하드웨어의 경쟁만이 남게 됩니다. 정확하게 말해서 게임의 경쟁 시스템은 무력화 된다는 겁니다.

다행인 것은 철저한 역할 수행이라던지, 레벨을 단순히 시간에 의한 경험치가 아니라 PVP에서의 승패로 인한 레벨개념을 가진 시스템이라던지, 오로지 컨트롤이 레벨을 가늠케 한다던지 하는 게임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는 겁니다.  게이머들의 오토에 대한 욕구를 색다른 시스템으로 소화시키는 부분에 대한 게임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습니다.

2. 대박을 향한 게이머들의 노력

오토가 레벨업의 경쟁을 위해서만 필요한게 아니라 대박의 꿈을 위해서도 존재한다는 겁니다. 오토를 돌림으로 인해서 많은 게임머니를 벌어 들일 수 있고, 특정지역에서 오랜시간 사냥을 해야만 나오는 값비싼 아이템을 오토를 통해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여기서 직간접적으로 아이템의 가치를 상승시키기 위한 아이템의 획득에도 오토가 필요해 집니다.

이것이 바로 게임의 사행성 시스템에 의거한 오토의 본질적 요소입니다.

이 사행성 시스템은 현금거래라는 현실적인 부가가치와 맞물려 엄청난 성장을 거듭했습니다. 오토를 통한 아이템 획득=현금화라는 공식을 만들어 내 버립니다.

만약 오토의 활성화를 바라만 보고 있다면 게임의 사행성은 극대화 될 것이며, 게이머들 사이엔 사행성 풍조가 만연하게 될겁니다. 아니 이미 만연했는지도 모르죠.

■ 이런 본질적 요소들이 오토프로그램 배포만 막는다고 해결 될것인가?

오토 프로그램 배포업체가 근본적인 문제이고 그것을 완전히 차단했을 때, 게이머들이 완전히 오토를 돌리지 않는다고 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공급은 철저하게 차단 했을지 모르지만 수요는 급팽창 한 상태입니다. 수요를 차단하지 못하고 근본문제를 해결 했다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 웃음이 나는군요.

저만 웃는 것일까요? 마지막까지 살아 남아 있는 오토업체가 있거나 새롭게 생길 업체들은 얼굴 한가득 미소를 머금고 있을 겁니다. 수요가 급팽창한 시장은 그들에겐 기회의 땅일 겁니다.

사행성 시스템과 그것을 더욱 부추기는 현금거래가 존재하는 한 유저들은 오토프로그램에 대한 미련을 버릴지라도 오토에 버금가는 극 노가다를 지속할 겁니다. 사행성에 대한 욕구는 오토 프로그램의 차단만 가지고는 절대 사라져 버리지 않는 다는 겁니다.

오토는 사행성을 위한 하나의 도구였을 뿐입니다. 쉽게 말해서 동전을 꽂아서 오토를 돌릴 수도 있을 것이며, 인간이 직접 반복적인 작업을 끊임없이 수행하는 인간 오토가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오토의 욕구를 애초에 가지고 있는 게이머들은 기회가 되면 오토를 사용할 수 있는 잠재적 고객인 겁니다.

본질적인 요소인 게이머들의 오토 욕구 충족에 대한 대책이 마련 되지 않는 한 오토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되지 않는 다는 겁니다. 

■ 그럼 오토에 대한 적절한 대책은 무엇인가?

먼저 한가지 짚고 넘어갈게 있습니다.

오토가 과연 불법인가? 라는 문제입니다. 오토 그 자체는 불법이 아닙니다. 게임사 외의 다른 업체에서 제공하여 부당이득을 취하는 오토프로그램이 불법이며, 그것을 이용하여 클라이언트를 조작하는 게이머들이 불법이라는 겁니다.

쉽게 말해서 죽쒀서 남주면 불법이고, 죽쒀서 내가 가지면 합법이라는 겁니다. 이것이 저작권이며, 당연하고 정당한 권리입니다.

여기서 오토가 게임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본다면 오토 프로그램을 돌리는 상황과, 게이머가 인간오토화가 되어 오토와 같은 역할을 하는 상황이나 똑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오토 배포 사이트를 완전히 차단하여 오토 프로그램을 완전히 없애더라도 게임환경은 비슷할겁니다.
 
따라서  인간이 오토화가 되어 플레이 할 때 오히려 게이머들은 게임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되고, 중독되어지는 부작용을 겪게 될 겁니다.

오토 배포 사이트 차단은 게임환경 개선의 목적 보다는 저작권 보호의 의미가 강합니다.

 그래서 전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오토가 필요 없는 게임을 만들 능력이 되지 않는다면 게임사에서 직접 합법적인 방법으로 게임 시스템에 최소한의 영향만을 미칠 오토시스템을 만들어, "긍정적인 의미를 가진 오토시스템"을 유저들에게 제공해 그들의 욕구를 최소한이나마 해결 시켜 주어라.

오토를 잡아내는 시스템의 발전과 현실적인 무력행사의 발전에만 주력하지 말고, 오토가 필요 없는 상황을 만들어줄 "평등한 경쟁 시스템"을 만들고, 중독적 요소를 통해 게임사의 이윤이 발생하는 "사행성 시스템을 완전히 없애서" 가장 좋은 게임환경을 만드는데 주력하여 유저들에게 제공하라.

능력이 안되면 오토를 수용하고, 오토를 없애겠다면 능력을 키워라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 게임사를 위한 오토 제재가 아니라 게이머들을 위한 오토 제재를 원한다.

그동안 오토 배포업체들이 남의 저작권을 이용해 취득한 이득은 반드시 게임사에게로 돌아가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오토배포 업체들이 취한 이윤은 게이머들에게서 갈취한 돈이란걸 게임사는 명심해야 할겁니다.

게이머들이 그들의 욕구를 불법적인 방향으로 분출케 한 부분에 대해 오토 배포 업체에게만 책임을 떠 넘기지 말고 게임사도 같이 책임을 통감해야 할겁니다.

그리고 불법적인 방향으로 흐를 수 있는 게이머들의 욕구를 긍정적이며 합법적인 방향으로 흐르게 할 수 있는 게임 시스템의 발전과 환경을 제공해야 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려야 할 겁니다.

만약 이런 반성과 노력이 없는 상태에서 오토 배포 업체의 차단만을 방법으로 내세운다면 게이머들은 접속률이란 칼을 가지고 게임사를 단죄하게 될겁니다.




주)2009년 2월 28일 4:30분 "오토의 적절한 대책은 무엇인가" 부분에 논거가 너무 맞지 않아 수정하였습니다.


[온라이프존] 아마추어 논객 "하데스"

Who's 하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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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속의 숨은 진실을 찾아 내고픈 아마추어 논객...
그림자 속의 진실이 허상이라는 걸 깨달았을 때...
나는 진정한 논객이 되어 있을 것이다.

[OnlifeZone] 병아리 논객 "하데스"
Comment '5'
  • ?
    TetrodoToxin 2009.02.27 14:41
    저래서 없어졌으면 벌써 없어졌을듯... ㄷ
  • ?
    LittleBoy 2009.02.28 00:25
    -게임을 꼭 해야하나요?
    -게임에서 꼭 1등을 해야 하나요?
    -오토프로그램의 사용금지는 약관에서도 언급될만큼 중요한 약속입니다.
    -게임 자체의 근본적인 사항인 시간투자는 본인의 의지에 따르는 것이지요.
    -일하지 않고 얻길 바라는 불노소득적 사고에 빠진 게이머들, 기본질서를 어지럽히다.
    -게임, 일인가 재미인가. 일보다 더 힘든 게임.
    -게임이 현실을 압도하다. 게임 중독자.
  • ?
    darkmori 2009.02.28 01:12
    nc에서 이번에 오토사이트 뿐만아니라 오토사용하는 유저 아이피대역 자체를 막아버렸습니다.
    그래서 중국 및 국내 작업장들 난리더군요 ㅋㅋㅋ
  • ?
    사이다한잔 2009.03.06 18:07
    안습일뿐........ 유유...
  • ?
    사이드이펙트 2009.03.10 22:16
    우리가 야동 사이트 차단했다고 야동사이트 못들어 갔습니까?

    그거랑 마찬가지지 뭐

포인트 안내 - 글 작성: 30 / 댓글 작성: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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