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결식 게임서비스 중지를 바라보며

모 게임사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열기와 반민주주의

필자주) 블로그에 적은 글을 온라이프존으로 옮겨 왔기에 반말체는 양해 부탁드립니다. 온라이프존이 아무래도 공적(?)인 공간이라 블로그에서는 표현이 적나라 했지만 이곳에선 단어를 많이 바꾸었습니다.

모 게임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거행되는 날에 자사가 서비스 하는 게임들의 서비스를 전면 중지했다. 언뜻 보면 참 좋은 일을 한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엔 적합하지 않은 방법 같다.

물론 그들의 속내를 필자가 알리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그들식의 방법이라는 건 확실 한 것 같다. 하지만 이 방법이 과연 적합한가가 중요하다. 무엇이 적합하지 않은지 짚어 보겠다.

우리나라의 모든 게임회사가 전부 서비스를 중지한게 아니라 모 게임사만 서비스를 중지했다. 그럼 서비스를 중지하지 않은 회사는 잘못인가?  모 게임사만이 서비스를 중지 했는데 소수의 게이머들은 대다수의 게임사들이 서비스를 중지한 줄 알고 있다. 필자 역시 언론 보도를 보고 많은 게임사가 서비스를 중지한 줄 알고 있었다. 더욱이 서비스를 중지하지 않은 게임들은 몇몇 유저들에게 현재 약간의 반감을 사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 이 반감이라는게 민심이라는건 부정하지 못한다.

하지만 다른 면을 살펴 볼 필요는 있다. 게임사의 서비스 중지가 '참'이라는 민심이, 정말 '참'인지 살펴 보자.

모 게임사는 이번 일을 계기로 도덕성을 한층 더 끌어 올렸다. 9시 뉴스에까지 좋은 현상으로 보도될 정도면 말 다한 것 아닌가? 게이머들도 모 게임사를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데 있어서 그누가 강제적으로 분향소에 가거나 슬프하거나 할일을 못했는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모든 이들은 스스로의 의지대로 움직였다.

모 게임사의 추모 의식이 나쁘다는건 아니다. 하지만 그 의식을 모 게임사를 이용하는 소비자에게까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간에 강제 했다는 데 문제가 있다. 모 게임사는 유저들의 의견을 타진하지 않은채, 운영진의 자의로 서비스를 중지하는 독재적인 행동을 했다는데 문제가 있다. 타진했다고 한들 얼마나 많은 유저들의 의견을 수렴했을까 싶다. 더 중요한건 이번 서비스 중지 이후에 이를 질타하거나 반대하는 유저들이 거의 없었다는 거다.

반대하는 유저가 없는데 왜 문제가 될까?

이걸 민심에 편승한 자의적인 독재라고 하는 거다. 이 부분은 민주주의 최대의 강점이 될수 있으나 최대의 치명적인 결함이라고 할 수도 있다.

너무 형이상학적인 표현이라 쉽게 설명 해 주겠다.

민주주의에선 소수의 의견이 묵살 될 수 있다. '투표제도'라는게 그런 예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국민들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표현하는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는 거다. 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질 자유 말이다. 그 자유를 탄압받지 말아야 할 권리가 보장 되어 있다.

다시 모 게임사로 돌아가 보자.

놀이라는 게임을 영결식 동안 하지 말아야 할 자유는 유저들에게 있는 것이다. 게임을 서비스 하든 말든 간에 유저들 스스로의 판단으로 행동해야 하는게 진정한 민주주의다. 다수의 의견이라는 민심에 편승해 게임 서비스를 중지한다는 건 반대표를 던질 자유를 말살하는 것과 같다. 아니, 민주주의에서는 투표를 하지 않는 권리도 분명히 있는데 억지로 투표장에 질질 끌려가는 상황이라는거다.

다수의 의견으로 소수를 제압하는 결과를 초래 한다는 거다. 반대표를 던진 소수를 비주류로 몰아서 그들의 행동을 원천적으로 봉쇄 해 버리는 결과를 초래 했다는 거다. 반대표 뿐만 아니라 중립표까지 억압해 버렸다.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를 가장한 반민주주의이다. 쉽게 말해 같이 먹고 같이 행동하고 같이 잘 살자는 공산주의라는 말이다.

물론 필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이번 추모기간 동안 참 많은 생각을 했고 눈물도 훔쳤다. 하지만 이 스스로의 행동에 있어서 어떠한 자유 권리를 억압받진 않았다. 그러나 엔씨소프트 유저들은 게임에 접속할 자유를 잃어 버렸다.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고 표현할 자유를 원천 봉쇄 당했다는 거다.

다수의 민심은 민주주의가 맞다. 하지만 그 다수의 민심으로 소수의 행동을 제어 할려고 할 때, 공산주의가 발현 되는 거다. 민주주의는 무덤으로 가는 거다.

게임에 접속한다고 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지 않는다는 정의는 절대 내리지 못한다. 그러나 게임에 접속 할 수 있는 자유를 박탈 당한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살아 생전에 지키고 이룰려고 했던 민주주의에 반한다.

절대 다수의 민심이 꼭 민주주의로 귀결 된다는 그릇된 착각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결론을 내리자면 이번 모 게임사의 영결식기간 게임 서비스 중지는 민심을 너무 오버해서 받아 들인 결과라고 본다. 그 민심을 가지고 게이머들에게 강제력을 행사 했을 때, 오히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토록 바랐던 기득권 세력으로 부터의 민주주의 보호라는 그의 의지와 반하는 결과가 생긴다. 모 게임사=소수의 강자, 유저=다수의 약자라는 정의가 생겨 버린다는 거다.



필자가 매니저로 있는 카페에 근조 리본을 달까도 생각해 보았다. 모 게임사의 생각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개인적인 공간이 아니라 회원들과 같이 공유하는 공간이기에 그들의 자유 의지에 맡겼다. 매니저라는 카페 운영의 권리를 통해 스스로 민심을 판단해서 다른 이들의 생각까지 제한할려는 독재적인 행동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라. 이 자유가 민주주의 국가에 부여 되어 있다. 그러나 그 스스로의 생각을 참으로 인식해서 다른 이들의 생각과 판단과 행동의 자유를 억압하려 하지 말라. 소수의 생각으로 다수의 생각을 제어 할려고 할 때 독재가 되며, 다수의 생각으로 소수의 생각을 제어할려고 할 때 공산주의가 된다.

북한이 공산주의라고? 다 같이 잘먹고 잘살고, 굶어도 같이 굶자는 공산주의라고? 천만에 북한은 독재주의이다. 공산주의란건 '코난'의 여친 라나가 살던 동네이다. '스머프'들의 세상이다. 한명 한명의 자유가 철저히 보장되면서 공동의 자본이라는 논리로 살아 가고 있는 곳이다. 국가라는 개념으로 봤을 때 이 세상 그 어느곳에도 존재하지 않는 이상적인 사회이다.

소수의 생각도 제어 받지 않고 존중되어야 만이 진정한 민주주의의다. 그래서 투표에서도 소수의 의견에 표를 던질 수 있는 권리가 있는거다. 독재 권력에서는 반대표에 표를 던지면 잡혀 간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모 게임사의 도덕성에 대해 좋은 인상만 가질게 아니라 그 이면에 숨겨진 비민주주의도 바라봤으면 한다. 민심을 오버 해 받아들이고 표현한다면 민주주의는 치명상에 걸린다.

모 게임사의 공지 중에 "함께 추모하고자"라는 글귀가 있다. 따로 추모하면 안되나. 아니 꼭 모 게임사와 함께여야 하나. 소수의 권력자가 다수의 약자에게 함께라는 말을 뱉을 땐 독재가 될 수 있다는 걸 유념하기 바란다. 이말이 비단 모 게임사 뿐만 아니라 다른 단체에게도 적용되리라.

민심을 헤아려 거기에 편승하기 전에 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진정으로 이룰려고 했던 것 민주주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온라이프존] 아마추어 논객 '하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