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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위 친구 중에는 온라인 게임을 좋아하는 애들이 별로 없다. 그래서 나의 온라인 게임 히스토리에는 "친구와 함께 한 온라인 게임" 없었..

ㅡ아! 한가지 있었구나!

바로 "거상"

예전에 온라인 게임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 친한 친구 중 한명이 어느날 갑자기 거상이라는 게임을 같이 하자고 하는 것이었다. 거상? 대충 이름만 들어 알고 있는 게임이었지, 정확히 어떠한 내용의 게임인지는 정확히 알지 못한 상태였기에 대충 검색을 통해 알아본 바, 조선시대 배경에 한국, 중국, 일본을 오가며 무역등을 하는 게임 정도?

ㅡ무역? 아, 나 복잡한 거 별론데..그냥 칼질하는 거 같이 하자.



단순히 무역이라는 단어에 엄청난 선입견을 담아 게임을 무시해버렸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을 잘 하지 않는 친구가 권하는 게임이니 만큼 뭔가 있겠다 싶고 잠시 접한다고 손해날 것도 아니라서 일단 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뭐, 재미없으면 바로 관두면 되고~

드디어 접속!


 첫인상은 이국적인 풍경?

그래픽 자체는 낯설지 않은 무난한 2D 그래픽이었지만 게임 배경이 좀 이국(?)적이었다. 이국적이라는 말을 쓴 게 그렇게 무리는 아니였다. 왜냐하면 RPG라 하면 대부분 서양 판타지 풍을 배경으로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조선시대라니! 캐릭터 또한 아주 정감가는 조선시대 청년으로.


 




 대동여지도의 그 느낌처럼..

필드를 구성하는 것들도 아주 인상 깊었다. 조선의 지도를 그대로 본딴 필드 안에서 조선의 주요 옛 지역들을 성이나 궁으로 간략하게 표시해놓고 지형 지물 또한 간단하지만 특색있게 배치해 놓은 것이다. 캐릭터로 이동하면서 금새 조선 팔도 유람을 할 수 있었다. 조금 과장하자면 옛날 김정호 선생이 대동여지도를 제작하기 위해 조선 곳곳을 훑었던 그 느낌을 아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개성이 10점 만점에 10점

나의 선입견을 갖게 만든 무역 시스템. 무역이라는 말은 좀 복잡한 개념이니 거상에 맞게 장사라고 하는 게 맞겠다. 장사 시스템은 의외로 어려운 건 아니였다. 오히려 게임의 또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거상 만의 특수한 컨텐츠라고 해야 할까? 물론 이에 익숙해지기 위해선 죽도록 칼질만 해대는 타 게임에 비해 알아야 할 것들이 좀 더 많은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독특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었다. 점점 게임을 알아갈수록 왜 거상이라는 이름을 지었는 지에 대한 의문이 조금씩 풀려갔다.

 


 장사의 기본에만 충실하면 다 돈 벌어

장사 시스템의 기본 개념은 수요와 공급이었다. 즉 수요와 공급 현황을 정확히 꿰뚫어 차익을 남기는 것이었다. 가령 수도 한성에서 도자기의 공급이 많아 가격이 떨어졌다고 치면 이를 싼 가격에 사서 도자기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딸려서 가격이 높은 부산에 가서 되파는 것이다. 이를 기본으로 조선은 물론 중국, 일본을 포함해 장사를 하는 것이었다. 특히 타지역에서는 보기 힘든 특산품을 거래할 때 많은 차익을 볼 수 있으며 보통 원거리 장사에서 이득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장사를 통해 차곡차곡 쌓여 가는 돈을 보며 흐뭇해 하지 않을 사람이 어딨겠는가? 나 또한 돈 버는 재미에 시간이 가는 줄 몰랐었다.


 


 장사만 있다고 착각마라, 전투도 있다

그렇다고 거상이 장사만을 하는 게임은 아니었다. 당당히 전투 시스템이 있고 사냥을 할 수가 있었다. 기본적으로 용병을 고용해 전투력을 유지하는 형태인데 역시 장사 시스템이 특징인 게임다웠다. 필드에 돌아다니는 사냥감을 클릭하면 따로 전투화면에 돌입해 전투를 하는 방식이었는데 온라인 게임에선 흔히 보기 힘든 실시간 액션 턴제 방식이어서 전투 또한 장사와 마찬가지로 흥미로웠다.

 


 적절한 하이브리드한 재미?

두가지의 서로 다른 재미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거상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생각했다. 이곳 저곳 유람을 하면서 장사를 하며 돈을 버는 재미로 게임을 할 수도 있으며 온갖 다양한 몬스터를 물리치는 재미로 게임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둘 다 즐기면서 할 수도 있고. 다양한 성향을 가진 유저들을 흡수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던 것이다.

 


모범적인 사례가 될 수 있는 "거상"

후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접게 되었었지만 지금 돌이켜봐도 참 멋진 게임이 아닌가 생각된다. 무조건 칼질만 일삼는 무식한 게임들과 어디선가 본 듯한 게임들 사이에서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게임이다. 획일화와 모방 등으로 비판받는 한국 온라인 게임에서 단연 돋보이는 독창성과 게임성이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최소한 그런 점은 다른 온라인 게임들이 거상이란 게임을 참고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내게 좋은 추억거리와 온라인 게임을 보는 안목을 넓혀준 거상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오랫동안 사랑받길 바라면서 이만 글을 줄인다.

ㅡ많은 이들이 지금도 거상이 되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겠지?

 

 

 

 


 

Comment '5'
  • ?
    너구리너구리 2009.10.28 07:47
    2002년 오베때부터 4년간헀던게임 정말 기억에남죠 ^^

    전투시스템도 맘에 들었고 루트 뛰는것도 지겨웠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잼있었네요 ㅎㅎ...
  • 9timez 2009.10.28 08:43
    #너구리너구리
    2002년이라고 하시는 것 보니 엄청 오래됐네요..

    저는 1년은 안됐는데

    4년이면 매니아.
  • ?
    막사 2009.10.28 17:21
    아무 이유없이 어느날 영정먹고 고객센터조차 못들어가게 하고 이유도 안가르켜줘서 접은게임.....

    40밖에 못찍엇는데 ㅠㅠ....
  • 9timez 2009.10.30 03:13
    #막사
    해킹이 좀 있다고 들었음...;;
  • ?
    노을천하 2009.10.31 14:28
    집에서만 접속을 했는데...해킹 당하고 마을1개 날라 가고 갑주장3개 날라가고 목장1개 날라 가고 장사케릭터 1만8천근짜리 싸그리 쓸어 가고.....조이온 답변....개인 정보 관리 소홀.....참 기가차서 말이 안나왔다는...집에서만 접속했는데...지들 잘못 인정 절대 안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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