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중독 자녀, 다른 문제점은 없으신지요?
안녕하세요. 5년 뒤, 칼럼니스트 임희택 입니다.
잘 지내십니까. 온라이프 회원님들, 오늘은 게임이 아닌 다른 주제가 될 것 같아서, 먼저 양해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조금 사회적인 문제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저는 6개월 전에 어떤 지인에게 게임에 과몰입한 자신의 아이와 한번 만나서 이야기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그 아이의 증상을 지인에게 들어보니, 사회형 은둔 외톨이(히코모리)와 비슷하더군요. 그리고 전 지인에게 말했습니다. 절 만나게 해주실거면 최소한 6개월은 만나게 해주셔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 6개월이 얼마 전에 끝났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6개월을 정리하면서 글을 적습니다.
일단 전달에 앞서서, 그 아이는 모군으로 호칭을 바꾸겠습니다. 지인이 이야기한 모군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사회성 부족인데, 학교 가기를 싫어하거나 학교를 가더라도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며, 의지가 없다는 점입니다. 게임 플레이 도중 패하거나 불만족스러운 상황이 나왔을 때, 과하게 몰입하여 분노를 표출하는 행동(욕설 및 폭력적인 행동)을 서슴없이 보여준 그 아이를 본 순간 슬프더군요.
저는 현대 사회에서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는 게임을 보는 시각이 다릅니다.
게임은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여가적인 의미로 본다면 도피처로 볼 수 있으며, 모군이 무엇 때문에 도피하세 되었는가 집어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는 이론으로 접근했습니다.
첫번째 만남에서 저는 그 아이를 관찰했습니다.
칭찬하고, 같이 웃고, 같이 돌아다니면서 게임이 아닌 여행을 같이 떠났죠. 유적지도 가고, 사진도 찍고 말입니다. 그리고 밥도 같이 먹으면서 일반적인 아이와 다를 것이 없다는 걸 확인했죠. 다른 친구를 불러서 대화하는 모습도 보고, 자신을 표현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과연 모군이 게임 때문에 이런 것일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럼 그 아이를 더 알아야만 했죠. 지인이 사례비로 준 봉투는 그 아이를 알아가는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모군 앞에서 지인이 준 봉투는 그 아이의 마음을 더 멀리 보내는 게 아닐까 생각했죠. 그래서 저는 사례비로 그 아이에게 옷을 사주었습니다. 그렇게 사례비가 없어지고 나서 오히려 더 가벼운 마음으로 그 아이를 볼 수 있었죠.
그 날 헤어질 때, 그 아이는 묻더군요.
“그 돈은 형 쓰라고 준 돈 아닌가요?”
“나는 돈을 벌기 위해서 널 만나게 아니라, 내가 만나고 싶어서 만난 거니까.”
“??”
“그러니 그 돈은 내겐 아무것도 아니란다.”
그렇게 헤어진 이후, 심리분석, 행동 패턴에 대해서 정리한 걸, 지인에게 들고 가서 이야기 했습니다. 전 전문 지식을 가진 사람도 아니며, 특정 교육을 이수한 사람도 아닌 제가 보았을 때, 그 아이가 학교를 가기 싫은 이유는 스스로에 대한 신뢰성 부족, 자신감 부족이며, 그 자신감을 세워주지 못한 것은 교육적인 환경 혹은 기타 요인이 있을 거라는 판단에서 말입니다.
지인과의 이야기에서 들을 수 있었던 것은 제가 가지고 간 심리분석, 행동 패턴이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부분과 유사한 점이 많다며, 과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 과하게 욕심을 부려서 자녀에게 기대감이 높았는데, 그걸 채워주지 못하자 지인이 자녀에 대한 기대감을 포기한 순간부터 변한 것 같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공부를 하지 않고.
게임을 하니, 게임을 못하게 했고.
만화를 보니, 만화를 못하게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문제를 해결해서 위해서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길을 유도하는 것이 현명한 것이죠. 그리고 한번 지나갔던 길은 가기 쉽지만 새로운 길을 가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걸리는 걸 모르는 지인의 부덕함이 있었으니까요.
한 달이 지나고, 두 번째 만남이 있었습니다.
그 동안 전화 통화도 하고, 지내본 결과, 오히려 또래보다 영리한 아이였습니다. 새로운 게임을 접하게 해주자. 적응하는 정도가 남달랐고, 일을 처리할 때, 무언가를 준비해서 완성해 나가는 치밀함까지 있는 아이가 어디 봐서 은둔형 외토리라고 볼 수 있을까요?
그러나 그 아이에게 사회성 결핍을 가져오는 가장 큰 문제는 자신감 부족으로 인한 타인과의 커뮤니티가 어렵다는 겁니다. 사람의 눈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다른 곳을 쳐다보며 이야기를 하게 되니, 타인의 입장에서는 자신을 싫어하거나 산만해 보이기도 하죠.
그래서 그 아이에게 한가지 부탁을 했습니다. 우리는 눈을 보고 이야기 하자고. 서로에게 말입니다. 왜냐하면 필자인 저도 애정결핍, 자신감 결핍으로 타인의 눈을 바라보고 이야기를 하지 못했으니까요.
[픽션임]
가장 큰 문제는 부모와의 거리가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부모를 신뢰하지 못하고, 반항하거나 거부하거나 이야기를 듣지 않은 경향으로 발전하게 되죠. 그렇게 움츠린 아이는 매사 긴장한 듯한 표정과 몸짓을 보이는데, 모두 그런 건 아니지만, 저의 경험에서 나온 부분이니까요. 일단 긴장하게 되면, 사람은 날카롭게 변할 수 밖에 없고, 작은 자극에도 크게 반응하게 됩니다.
쉽게 말해서 예민하게 변했다는 건데, 이건 게임을 하는 게이머가 집중력이 강해질 때, 누군가가 방해하면 스트레스를 받는 것과 비슷하게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지인과 지인의 자녀인 모군이 가장 심하게 부딪칠 때가 게임을 하고 있을 때가 되는 거죠.
모군은 공부를 못하니 흥미가 없는 상태였고, 부모에 대한 신뢰감 상실과 자신감 결핍된 상황에서 게임을 하게 되면, 위에서 말한 예가 플러스가 되어서 지인과 모군이 부딪칠 때, 게임은 항상 옆에 있는 원인 제공자가 된 겁니다.
물론 게임이 가지고 있는 부작용이지만, 그 이전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으로 판단하고, 저는 약 3개월 동안 모군이 아닌 지인에게 많은 설득과 부탁을 했습니다.
- 이야기를 들어줘라.
- 부모라는 걸 인식시켜주며, 스킨쉽을 자주하라. (뒤에서 편안하게 안아줘라.)
- 아이에게 너무 매달리지 말라.
- 칭찬해줘라.
저는 그 아이의 친구가 되어서, 그 아이가 좋아하는 부산 코믹부터 건담 건프라, 등등을 보며 알아가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지인과 하루 2시간 정도 대화를 하면서 마음을 열어가는 법, 그 아이의 입장을 대변하는 말을 해주면서 모군과 지인의 갭을 줄여나갔습니다.
엄청난 장기전이었네요..
6개월이 지난 시점에 모군과 지인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직 완벽하게 갭을 줄여 나간 것은 아니지만, 또래 아이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저를 집으로 초대하는 모습 등등 상당히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었죠. 저는 장난을 쳐보았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음식을 주문 할 때, 안절부절못한 모습을 보아서, 이야기를 던졌죠.
“형이 이런 곳은 처음인데? 모군이 주문해 줄래?”
“형은 점심에 파스타 드셨으니까? 이건 어때요..? 이건요. 이렇고 저렇고.. 이런데요…”
전 진심으로 기뻤습니다. 자신감이 생겼구나. 남에게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 강해졌구나 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날 처음으로 그 가족이 모두 노래방에서 노래를 불렀던 날입니다. 지인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저 또한 기뻤습니다. 변하고 있구나 라고 말입니다.
물론 제가 모군과 지인을 변화 시킨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그럴 마음이 있었지만, 익숙하지 않았던 것이고, 서로가 서로를 몰랐기 때문이었죠.
“다 그들 안에 있는 마음들인데 말입니다.”
왜 나이가 들게 되면, 사회에 대해서 이것이 문제다. 저것이 문제다. 라는 발언을 못하는지 아시나요? 그건 한가지 만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복합적인 문제가 그 문제의 중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마찬가지입니다. 저희가 보고 있는 수많은 문제점들은 자녀의 게임 중독 문제를 게임의 폭력성을 없애고, 게임의 중독성을 없앤다고 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필자가 “게임이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지만, 게임의 현대 사회에서 여가활동에 속한다는 점입니다. 여가활동이 과하다면 그 여가활동을 왜 과하게 하는가? 에 대한 의문을 한번쯤 가져보지 않는 것이 현대 사회의 시점이고, 여가활동을 없애자는 것이 현대 사회의 문제 해결 방식입니다.
현대 사회의 병은 수단,형태에서 오는 게 아니라 사람한테서 온다는 걸, 다른 분들도 알아주셨으면 하네요.
하지만 그들은 간과한 것이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의 배경에는 아이들과 놀아주지 않는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 들어주지 않는 부모가 있다는걸..
과거 범죄자들을 보아도 알수있지요.
그들은 선천적으로 나쁜 것이 아니라 성장기때 가정이 안좋았다는 것을....
결국 아이들이 삐뚤어지는 것을 막는 것은 그 누구의 노력도 아닌
그 아이들의 부모님의 노력이 가장 절실하다가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