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요즘 온라이프 내에서도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에버플래닛이란 게임을 즐기고 있었는데 뜬금없이 화면이 잠깐 멈추더니 접속 종료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충격적인 메시지와 함께..
"다른 컴퓨터에서 접속하여 접속을 종료합니다"
내가 지금 접속해서 게임하고 있는데 뭘 또 접속하냐고? 순간 엄청 당황한 나는 "해킹" 이라는 단어가 머릿 속을 지배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름대로 보안의식이 좋다고 생각하던 저였기에 이런 일은 처음 겪어 보는 것이라 당시 어떤 대처를 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러다 진정해서 재빨리 시도한 조치가 비밀번호를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별일없이 바꾸는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또 어떤 일이 일어날는지는 몰랐기에 초조했습니다. 설마 다른 게임, 사이트도 다 뚫렸나? 일단 원인에 대해서 곰곰히 파악해 봤습니다. 지인에 의한 사건은 분명 아니였습니다. 아이디나 비밀번호를 철저히 저만 알고 타인에겐 알려준 사실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죠. 결론은 나도 모르게 컴퓨터로 해킹 프로그램이 침투한 것? 하지만 추측만 할 수 있을 뿐 확실한 경로 파악은 무리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입한 중요한 사이트, 게임들을 찾아가며 비밀번호를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유출되었는지 에버플래닛이 속한 넥슨 계정의 아이디와 다른 아이디가 사용한 사이트나 게임은 피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우연히 까먹고 있었던 엠게임 계정으로 접속하는 순간 피해가 확인되었습니다. 공교롭게도 넥슨 계정과 아이디, 비밀번호가 모두 같았는데 들어있던 캐쉬 15,000원이 사라진 것이었습니다.
"아, 당했구나..."
재빨리 캐쉬 사용 내역을 확인해 본 결과...
듣도 보도 못한 사용내역 사항들... 15,000원을 한톨도 남김없이 하루만에 다 써버렸더군요. 허탈했습니다. 그 캐쉬는 비록 큰 돈은 아니였지만 노력에 의해서 정당하게 얻었던 것이고 또 내가 해킹을 당했나? 하는 생각에 속이 상했습니다. 더구나 15,000원이 아니고 150,000원이었다면?!?!
결국은 괜찮다고 생각했던 제 보안의식이 문제였습니다. 각 사이트마다 적절히 아이디나 비밀번호를 다르게 적용해 관리하여야 함에도 똑같은 아이디, 비밀번호를 사용해 오늘 이렇게 피해를 입은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필요성은 인지하면서도 귀차니즘에 사로 잡혀 안이한 보안의식을 방치하고 있던 겁니다.
하지만 이미 일어난 일은 어쩔 수 없는 일. 15,000원의 댓가를 내고 큰 교훈 하나를 얻었다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얅팍한 해킹범에게 불우이웃 돕기 했다는 셈 치려고 합니다. 아이티 지진 난민만 불우한 사람들일까요?
마지막으로 이 글을 본 분에게 몇가지 충고하고자 합니다.
1. 각종 온라인게임, 사이트에서 주기적으로 뜨는 비밀번호 갱신 권유를 무시하지 말고 잘 따라라.
2. 가능하면 각 온라인게임이나 사이트에서 같은 아이디를 사용하더라도 비밀번호는 다르게 관리하라.
3. 비교적 많은 캐쉬가 들어있는 사이트나 가치 높은 아이템들이 들어있는 온라인게임 계정은 중점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관리하라.
4. 주기적으로 보안 프로그램으로 컴퓨터를 돌봐라.
5. 난 괜찮겠지? 하는 생각은 버려라.
자~ 빨리 가서 본인을 돌아보고 조치하시죠.
아, 그리고 저 사용내역에 있는 게임이 어떤 건지 아시는 분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