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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되면 각 방송사에서는 연기 대상, 연예 대상 등 1년 동안 방송된 각종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좋은 연기를 보인 연기자들이나 예능인들에게 상을 줍니다. 영화도 마찬가지로 대종상, 청룡영화제 등의 다양한 영화제를 통해 좋은 연기를 보여준 영화배우와 영화에 상을 주고요.

이것이 어느 때부터인가 돌려 먹기 식으로 폄하되면서 관심도가 예년에 비해 적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1년을 마무리 하는 시점에서 지난 1년을 돌아본다는 의미로 나름의 볼거리는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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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마무리 하는 축제, 시상식

게임 쪽에서도 1년에 한 번 지스타 개막에 앞서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실시해 왔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매년 열림에도 불구하고 관심도가 여타의 시상식에 비하면 상당히 떨어집니다. 때문에 수상작들도 별로 상에 연연하지 않고, 그냥 주면 받고 안 주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강합니다. 일례로 작년 대상 후보로 올랐던 <검은 사막>은 경쟁력에서 밀리는 것 같아 아예 후보 등록 자체를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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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등록을 했다면 대상을 받았을지도 모를 <검은사막>

올해는 예상대로 넥슨의 <HIT>가 대상을 차지했습니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결과였기에 기쁨이나 놀라움은 없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대상 후보로 올라온 작품 중에 <HIT> 만큼 TV 광고 빵빵하게 하고, 이슈가 된 작품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화이트데이: 학교라는 이름의 미궁>이 만만치 않은 상대였지만, 우수작에 머물러야 했습니다. 물론, <HIT>도 나름 괜찮은 게임성을 자랑하지만 몇 년 전부터 지속된 액션 RPG 붐을 이은 작품의 영역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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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다, 히트!

이를 입증하듯 2014년부터 대한민국 게임대상의 대상 수상작을 보면 블레이드-레이븐-HIT로 모두 액션 RPG 장르에 많은 개발비, 활발한 TV 광고를 진행한 작품들이 대상을 가져  갔습니다. 3년 동안 하나의 장르가 시장을 지배할 정도로 파급력이 강하지도 못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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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RPG 3형제가 점령한 게임대상, 누가 누구여?! 모두 같은 게임 아님

<대한민국 게임대상>의 후보작들이 공개되면, 열이면 열 모두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대상을 받을 게임이 없다고 말이죠. 그만큼 게임성에서부터 엄지를 치켜세우며, 칭찬을 할 만한 작품을 현재 국내 개발작 중에는 찾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해외에서는 어떤 작품이 GOTY를 몇 백 개 받으며 최고의 게임이라는 찬사를 듣는 것과 상당히 대조되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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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렇습니다. 당신이 예상한 바로 그 게임입니다(웃음)

문제는 애초에 대상 후보 선정부터 잘못됐습니다. 대한민국 게임대상에는 해당 년도에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만 후보 등록이 가능하다는 아주 이상한 조건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배우로 치면 해당 년도에 첫 얼굴을 알린 이는 대상 후보로도 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신인상 후보로 등록이 됩니다. 즉, 게임대상은 서비스를 시작한 해가 아니면 그 어떤 부문에서도 후보 등록이 불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한 해만 놓고 보면 후보작들의 작품 수나 게임성에서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결과가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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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작품들이 올해 나와서 그나마 선전한 작품들

<2016 대한민국 게임대상>이기에 2016년에만 서비스된 작품을 후보로 선정하는 것이 맞기는 하지만, 이는 후보작을 선정함에 있어 엄청난 제약으로 인식됩니다. 예컨대 올해 서비스를 시작한 작품이 있는데 평가는 그리 좋지 않은 작품이 있다고 칩시다. 평가가 좋지 못해 게임대상 후보에는 들지 못했지만, 꾸준한 업데이트로 재평가 받아 다음해에 대박을 기록합니다. 하지만, 서비스 된 지 1년이 지났기에 게임대상 후보에는 오를 수 없다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자꾸 다른 쪽 이야기를 해서 그렇지만, 배우로 치면 최수종이 KBS 연기대상에서 1998년 야망의 전설, 2001년 태조 왕건, 2007년 대조영으로 세 차례나 대상을 거머쥐었습니다. 게임대상에서도 이런 방식으로 서비스 된지 오랜 기간이 지났어도 해당 년도에 완성도 높은 업데이트로 높은 수익과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다시 대상 후보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많은 게임이 서비스를 오래 유지하지 못하지만, 1년만 서비스하고 바로 접는 것도 아니기에 대상 후보를 해당 년도가 아닌 현재 서비스 중인 작품들로 보다 넓게 선정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 위와 같이 재평가 받은 작품들도 다시 후보로 등록이 가능하고, 나아가서는 지난 몇 년 전 작품까지도 대상의 자리를 노릴 수 있기에 보다 폭 넓은 게임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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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파 온라인 3는 물론이고, 던파, 메일플스토리 등 모든 게임이 대상 후보가 된다면...

나아가 정리되지 않은 상 부문도 보다 체계적으로 다듬을 필요가 있습니다. 작년에는 우수상 부문에 PC/비디오/아케이드/보드게임 부문이 있었는데 올해는 아예 없애고 온라인과 모바일 부문만 수상을 했습니다. 또한 우수개발자상은 올해 갑자기 프로그래밍과 기획/디자인 두 부분으로 나누어졌으며, 갑자기 생긴 특별상은 아무 것도 수상하지 못한 엔씨소프트를 체면치레 해줬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습니다.

시상식이란 말이죠. 누가 상을 받을지 몰라 조바심 나고, 궁금해야 매력이 있고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영화의 스포일러 처럼 미리 결과를 알고 있다면 마치 김빠진 콜라를 마시는 것 마냥 맛도 없고, 그저 허망하기만 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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