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상품이 나와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면 십중팔구 그것을 그대로 모방해 같은 상품인냥 포장하며 판매하는 행위는 예나 지금이나 쉽게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게임에서도 이런 일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며 개발이 손쉽고,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모바일게임에서는 이런 표절 사건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표절하면 중국이라고 할 정도로 중국 게임의 표절 시비는 예전부터 명성이 자자했는데, 이제 국내 업체의 표절도 이에 결코 뒤지는 수준이 아닙니다. 표절이냐 참고만 한 것이냐는 다수 주관적인 견해라 딱 잘라 말하기 힘들지만, 눈만 있다면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로 표절의 수준을 넘어 이른바 복사&붙여넣기 수준의 모방은 상식적으로 납득도 안 가고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에 있어 자존심은 이미 버린 것과 다름없죠.
최근 국내에는 이렇게 개발자의 자존심을 벗어 던지고, 마치 원본을 그대로 가져와 색상과 디자인만 살짝 바꾼 채 원본의 인기에 편승하려는 표절작 두 작품이 출시됐습니다. 각각 한국과 중국 게임으로 얼핏 보면 누가 더 표절을 잘하나 내기를 하고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 클래시 로얄의 표절작, 전민 삼국대전
슈퍼셀의 네 번째 작품으로 최근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점점 인기를 더해 가고 있는 카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클래시 로얄>의 표절작이 중국에 벌써 등장했습니다. 서비스된지 얼마 되지 않은 것에 비하면 정말 중국 게임개발 인력의 스피드는 알아줘야 할 정도입니다. 알다시피 슈퍼셀에게 어마어마한 수익을 안겨주고 지금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클래시 오브 클랜>의 표절작은 국내에서도 상당히 많이 등장했습니다. 한, 두 작품이 아니었죠.
<전민 삼국대전>의 타이틀 화면
중국에서 내놓은 <전민 삼국대전>의 경우 <클래시 로얄>의 UI 배치와 화면 구성 등 눈을 씻고 찾아봐도 오히려 다른 부분을 찾기 힘들 정도이며, 당연히 게임 방식과 시스템도 일치합니다. <클랜시 로얄>이 <클래시 오브 클랜>의 IP를 활용해 해당 게임에 등장한 다양한 캐릭터들을 활용했다면, <전민 삼국대전>은 단순히 캐릭터의 스킨을 삼국지 장수로 바꾸어 냈다고 보면 됩니다.
좌측이 <전민 삼국대전>이며, 우측이 <클래시 로얄>입니다
- 모뉴먼트 밸리의 표절작, 칼리오페
<모뉴먼트 밸리>는 착시를 이용한 퍼즐 게임으로 몽환적인 게임 디자인과 매력적인 사운드 등으로 무장하여 전 세계적으로 큰사랑을 받은 작품입니다. 여기에 당당히 국내의 만랩이라는 업체가 모뉴번트 밸리와 유사한 게임인 <칼리오페>를 출시했습니다.
엄밀히 얘기하면 <칼리오페>와 <모뉴먼트 밸리>의 게임방식은 전혀 다릅니다. <모뉴먼트 밸리>는 맵의 오브젝트를 조작하여 아이다를 이동시키는 방식인데 반해 <칼리오페>의 경우 3개의 오브젝트가 붙이면 파괴하는, 흔히 볼 수 있는 퍼즐 형태의 게임입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전체적인 맵 디자인과 컨셉 등이 <모뉴먼트 밸리>와 상당히 흡사하기 때문입니다. <칼리오페>의 존재는 모르고 <모뉴먼트 밸리>만 아는 유저가 <칼리오페>의 스샷을 본다면 <모뉴먼트 밸리>의 새로운 맵이 나왔나 할 정도로 파스텔톤의 그래픽을 비롯하여 맵 디자인이나 이야기 전달 방식 등은 같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좌측의 <칼리오페>와 우측의 <모뉴먼트 밸리>
<칼리오페>는 대충 이런 게임입니다
만랩 측은 페이스북을 통해 “스틸 컷 한 장으로 판다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그렇게 따지면 MMORPG들의 그래픽도 다 똑같지 않냐”고 반문 했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모뉴먼트 밸리>의 개발사 어스투게임즈는 “이번 일이 처음은 아니다, 이런 모방은 <모뉴먼트 밸리>에 대한 칭찬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서두에서도 언급했지만 표절과 참고만 했다는 것은 각자의 주관적인 견해가 강해 이를 딱 잘라 말하기 힘듭니다.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표절 사태로 법정 공방까지 가기 껄끄러워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압니다. 어디까지가 표절이고, 어디까지 해당 게임을 참고했는지 말이죠. 그 결과로 <칼리오페>는 현재 카카오 게임에서 내려갔으며, 표절 시비 이후 게임이 내려가기 전의 평가는 5점 만점에서 1.3점에 불과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