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첫눈에 반한 전우치
내가 한국영화 "전우치" 의 타이틀롤인 전우치의 외형과 활약상을 봤을 때, '딱 이거다' 라는 생각을 했었다. 능청스러우면서도 코믹하며 의외의 카리스마까지 갖추고 있고 각종 도술로써 상대를 제압하는 그 모습들은, 많은 분들이 '한국적 캐릭터의 부재' 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냄에 대한 일종의 해답으로써 제시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ㅡ한국적 캐릭터의 부재 속에 등장한 전우치 그리고 잠재력
대부분의 온라인게임 캐릭터들은 서양풍 판타지를 근간으로 외형은 물론 행동 요소를 갖추고 있다. 그나마 무협 게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동양풍 판타지에선 중국색이 물씬 풍길 뿐이다. 그 어디에도 '한국적' 색채를 가진 온라인게임을 볼 수는 없다. 아, 물론 몇몇 게임이 '한국적' 이라는 모토로 등장하긴 했지만 대부분 별 활약없이 사라졌으며 그나마 남은 것도 그저 그런 게임으로 남아 유저에게 별다른 임팩트를 주지 못한 채로 시한부로 남아 있는 상태다.
▲ 영화 "전우치" 의 타이틀롤인 전우치
그런 가운데 전우치는 정말 환영할 만하다. 일단 복장부터가 개인적으로 너무 마음에 든다. 갓을 쓴 선비 복장은 우리가 (사극 등의 학습 효과로 인해) 조선시대를 떠올릴 때면 쉽게 연상될 수 있는 전형적인 한국적 색채를 지니고 있다. 문화적으로 비슷할 수밖에 없는 중국이나 일본과 비교해도 확연하게 차이가 드러날 정도로 한국적 개성이 묻어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의외의 행동 요소들이 전우치의 캐릭터적인 가치를 증폭시키고 있다. 고풍스러운 느낌을 주는 선비 복장을 한 상태에서 (비록 중국적 색채가 풍기기는 하지만) 각종 도술을 사용하며 활약하는 모습은 왠지 언밸런스한 것처럼 보이면서도 왠지 어울린다고 생각되고 오히려 더 멋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서양 판타지에서 마법사가 마법을 사용하는 모습과 오버랩시켰을 때도 전혀 꿀리지 않을 정도로 스타일리쉬하면서도 의외의 신선함을 가져다 준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전우치의 독특한 캐릭터화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직까지 캐릭터적 가치를 잘 알아 보는 곳이 없을 뿐이라서 잠재력이 발현되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온라인게임이 전우치를 캐릭터화해서 대표적 '한국색 캐릭터' 로 육성하는 시발점이 되보는 게 어떨까 해서 언급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관해 서양의 '뱀파이어' 와 동양의 '닌자' 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뱀파이어
먼저 뱀파이어를 보면 우리가 너무나 잘 안다. 뭐 소설이고 영화고 게임이고 할 것 없이 너무나 광범위하게 등장한다. 때로는 사악하고 흉폭한 존재로, 때로는 로맨틱하고 감성적인 존재로, 때로는 멋있고 스타일리쉬한 존재로서 등장해 우리의 판타지를 충족은 물론이고 흥미로움까지 선사해 주고 있다.
▲ 영화 "트와일라잇" - 판타지와 멜로를 조합하여 뱀파이어를 우릴 때로 우려 먹는다.
이는 뱀파이어가 대표적인 서양적 판타지 캐릭터로써 매김하기까지 어떻게 등장했으며 어떻게 사랑 받았는지를 보여주고 있는데 그건 바로 많은 매체를 통해 우리에게 전달되었고 또 이는 우리에게 하나의 캐릭터로서 인식되게끔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알려 준다.
그래서 (비록 고전소설이 존재하지만) 전우치가 영화를 통해 처음 대중적으로 알려졌다면 본격적으로는 온라인게임을 통해 알려지는 것도 좋은 계기가 될 수가 있다고 본다. 요즘은 원소스멀티유즈가 활발하니 온라인게임에서 시작해 다시 영화로 진출하고 더 나아가 그외 다양한 매체로 진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닌자
닌자는 일본산 캐릭터인데 서양에서 서양에는 없는 동양적 색채의 독특한 캐릭터를 찾다가 일본의 닌자에서 은밀함, 신속함, 어두움, 신비함 등의 특징을 포착 및 각색을 해서 등장하게 되었다.
▲ 영화 "닌자 어쌔신" - 헐리우드에서 동양적 색깔의 영화를 만들 때 자주 쓰이는 닌자.
현재 각종 게임 등에 등장해서 활약하고 있으며 특히 영화에서도 활약이 두드러지는데 헐리우드에서 동양적 색채의 영화를 찍을 때 자주 활용되는 소재이기도 할 정도로 인기가 있는 캐릭터이다. 아무래도 닌자의 고유한 캐릭터는 서양에는 흔히 찾아볼 수 없는 그런 특성을 지니고 서양인으로 하여금 호기심을 갖게 하는 그런 캐릭터인 것이 주요 이유라고 생각한다.
이는 전우치를 캐릭터화할 때 참고할 수 있을 만큼 좋은 힌트를 준다. 사실 영화 속 전우치는 너무 부적에 의한 도술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좀 더 다양한 매력을 가진 캐릭터로 변모하려면 어느 정도 각색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물론 기본적인 외형이라든지 고유 특성은 유지한 채로 말이다. 특히나 온라인게임에 등장할 땐 아무래도 영화보단 제약이 덜 할테니 여러 색깔을 입히는 데 유리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다양한 시도를 통해 좋은 캐릭터가 나왔으면 한다.
글을 마치며...
물론 나만의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들이 들어갔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온라인게임을 하면서 천편일률적인 서양식 캐릭터만을 접하고 그에 불만을 가지며 한국적 캐릭터의 필요성을 다들 한번쯤 생각해 보셨을 사안이라고 생각하고 또 이글로 인해 전우치가 그런 생각에 어느 정도 부합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셨으리라 본다.
그렇다면 이제는 전우치를 어떻게 하면 온라인게임 안에 녹아 들어가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해 논의를 해 볼 시점이라고 생각하는데 물론 글에서 살짝 언급을 하긴 했지만 너무나 초보적이고 부족한 수준이다. 그래서 이에 관해 여러분의 좋은 의견이 있다면 거리낌없이 남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