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크로니클 온라인
소신을 버린 결과는 소탐대실(小貪大失)
최근 서비스종료를 한 이 일본산 수입 게임은 이런 불운한 결말을 맞기 전 사실 크게 부흥할 수 있는 기회가 오픈베타서비스 때 있었다.
국내 운영자는 이 게임을 국내로 들여 오면서 아무래도 해외 게임이다 보니 이를 국내 유저의 성향에 맞게 부분 리뉴얼을 해 놓았었는데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아이템 무게 대폭 하향" 이었다. 일본판에서는 어떻게든 유저가 아이템 무게때문에 많은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었는데 한국판에서는 초보 유저들로 하여금 보다 쉬운 적응을 위해 아이템 무게로 인한 압박을 최소한으로 하기 위한 시도를 했던 것이다. 전적으로 유저 편의를 위한 것이었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줄어든 캐릭터가 있었는데 바로 "상인" 캐릭터였다. 이 상인 캐릭터는 캐릭터 고유 특성상 타 캐릭터에 비해 훨씬 많은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는데 문제는 이들 상인 캐릭터를 선택한 유저들을 중심으로 발생하게 된다.
이 상인 캐릭터 유저들이 자신이 선택한 캐릭터의 비중이 줄어듦을 느끼게 되자, 점차 운영자의 정책에 불만을 가지기 시작하며 아이템 무게에 관한 부분을 원조인 일본판 수준으로 되돌리라는 요구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요구는 이미 일본판을 플레이했던 유저가 중심이 되어 힘이 실리게 된다.
결과적으로 이에 대해 운영자 측은 소신을 버리게 된다. 그들의 요구에 굴복하고 만 것이다. 대다수의 유저들을 위해 내놓았던 정책을 소수의 유저들 때문에 얼마 못 가 버리게 된 것이다. 운영자는 아마 일본판까지 해 왔던, 나름 충성도 높은 골수 유저들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였던 듯 싶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패착이 된다. 급작스레 늘어난 아이템 무게때문에 대부분의 유저들은 이전에 해왔던 플레이를 하려면 엄청난 압박을 느끼야만 했다. 결국 이런 급격한 게임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상당수의 유저들이 하나 둘씩 게임을 떠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서 수입 게임임에도 좋은 게임성을 지녔다는 호평을 받으며 성공리에 오픈베타서비스를 진행하던 이 게임은 공교롭게도 오픈베타서비스 기간에 최고의 인기를 얻음과 동시에 내리막을 겪어야 했다.
이 에밀크로니클 온라인의 사례는 눈 앞의 이익을 쫓기 위해 소신을 버렸다가 결국 큰 이익을 놓친 사례라고 말할 수 있겠다.
#메이플스토리
원칙이 훼손됨으로써 발생한 상전벽해(桑田碧海)
비록 대표적 초딩 게임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고 있긴 하지만 누가 뭐래도 국내 최고 온라인 게임 중의 하나가 바로 메이플스토리이다. 그런 메이플스토리가 초창기에는 부분유료화가 대세인 지금의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많은 유저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다는 걸 아는가?
그 원칙은 바로 "유료아이템의 게임 내 밸런스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 였다. 물론 이 같은 원칙을 운영자 측이 직접 밝혔던 기억은 없지만 당시 부분 유료화를 진행하던 타게임들의, 게임 내 밸런스에 직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주던 유료 아이템과 비교해 초창기부터 한동안 메이플스토리가 내놓던 유료아이템들의 대부분은 순수하게 캐릭터 치장을 위한 것들 뿐이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운영자들이 가졌던 원칙을 추측할 수 있었다. 일부 캐릭터의 능력치를 올려 주는 유료 아이템이 존재하긴 했지만 밸런스에 대한 영향은 지극히 제한적이었을 뿐이다.
그에 반해 현재 내가 보는 메이플스토리의 유료아이템 아이콘이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클릭만 하면 게임 내 여러 유용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복권형 아이템이다. 다분히 사행성을 담고 있는 이 아이템을 초창기의 메이플스토리가 가졌던 원칙과 오버랩시킨다면 변절이라고까지 할 수 있을 정도라고 본다.
초딩 게임이라고 불릴 정도로 저연령층이 많이 플레이하는 이 게임이 이렇게까지 상술을 이용하는 게임이 될 줄은 정말 몰랐다. 물론 초창기의 원칙만으론 수익성 제고가 가장 큰 목표일 수밖에 없는 기업 즉 게임사가 수익성 개선을 쉽게 이룰 수 없었을 것이라는 점은 이해가 간다. 게다가 타게임들이 게임 밸런스에 영향을 주는 유료 아이템들을 팔아 대면서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 것을 보고 어떠한 생각을 했을지도 예상이 된다.
하지만 분별력 약한 저연령층을 상대로 사행성 아이템을 팔면서까지 원칙을 훼손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물음을 가져 본다.
#던전앤파이터
스스로 고난을 자초한 자충수(自充手)
가지각색의 던전들이 주요 컨텐츠가 되는 던전앤파이터답게 각 던전마다 대부분 고유의 난이도로써 4가지 난이도가 존재한다.
노멀(normal)
익스퍼트(expert)
마스터(master)
킹스로드(king's road)
이렇게 제일 난이도가 낮은 노멀부터 제일 난이도가 높은 킹스로드까지 존재하고 있는데, 게임 내에서 던전의 난이도를 클릭해보면 친절하게도 난이도마다 난이도에 맞는 적정 인원까지 안내해 주고 있기도 하다. 노멀은 가장 낮은 난이도 답게 1명. 즉 솔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익스퍼트 2명, 마스터 3명, 킹스로드는 가장 어려운 난이도 답게 4명. 즉 파티플이 아니면 힘들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던전앤파이터의 실상은 어떠할까?
앞서 나열한 각 난이도의 특징은 이미 오래전 무용지물이 된 지 오래다. 노멀은 그냥 몸을 푸는 워밍업 수준으로 전락했고 킹스로드는 아무나 혼자서 클리어해 버리는 노멀이 되어 버렸다. 이렇게 되면 난이도 구분을 없애 버리거나 차라리 재구분하는 게 더 나은 게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다.
왜 이렇게 됐을까?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던전 난이도에 대한 원칙 훼손이 아닐까 싶다. 지나치게 유저를 배려하고자 편의주의적 발상에만 빠진 나머지 던전의 전체적인 난이도를 하향하면서도 고레벨 컨텐츠를 만들고자 지나친 캐릭터 스펙 인플레이션을 일으켜 결과적으로 던전의 난이도는 이중적으로 하향된 것이다.
이에 대한 부작용은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최고 난이도의 컨텐츠랍시고 만들어 놓은 게 어느 스펙 좋은 유저에 의해, 일반 유저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쉽고 빠르게 클리어 되고 있는데 이렇게 무기력하게 컨텐츠가 소비되고 있다 보니 운영자는 앞으로 컨텐츠를 구상할 때 일반 유저의 수준에 맞춰야 할지 아니면 이런 괴물 같은 유저 수준에 맞춰야 할지 엄청난 고민을 하고 있을 게 틀림없다. 어느 장단에 맞춰야 되는지 갈팡질팡하고 있을 거란 말이다.
이런 걸 원칙 훼손에 의한 자충수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현재 겉으로 보기엔 잘 굴러가고 잘 유지되고 있어 보이긴 하지만 언제 어디서 심각한 문제가 터져 올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본다.
모든 게임이 그렇듯 초창기에 캐쉬는 괜찮은 정도 였는데
가면갈수록 사행성 조장을 야기하는 캐쉬가 나오는게 아쉬울 따름인게임..
던파도 마찬가지 지만... 어찌 보면 메이플이나 던파나 거의 같은 수준의 사행성 일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