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하버드대 학생이었던 마크 주커버그는 페이스북(Facebook)이라는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만들었다. 그리고 몇 년 후 페이스북은 전세계를 강타한 세계적인 SNS로 자리잡는다. 이 페이스북이 성공한 요인으로 여러 가지를 뽑고 있는데, 특히 트위터, 마이스페이스 같은 타 SNS에선 갖춰지지 않는 시스템이 있다. 바로 페이스북과 연동할 수 있는 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시스템으로 인해 여러 개발사가 생겼는데 그 중 단연 돋보이는 회사는 SNG(Social Network Game)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개척한 징가(Zynga)다.
1. 팜빌(Farmville), 시티빌(Cityville)이 전세계에 SNG열풍을 일으키다.
페이스북에 팜빌과 시티빌이라는 앱이 등장했다. 이 게임은 순식간에 전세계를 강타했다. 현재 팜빌은 MAU(Monthly Active Users, 월 활동유저 수) 약 3천 4백만명, 시티빌 MAU는 약 7천 6백만명이라는 무시무시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도대체 SNG가 뭐길래 이 게임들이 천문학적인 유저 수를 확보하고 있는걸까? 개인적으로 SNG가 성공한 가장 큰 요인으로 2가지를 생각하고 있는데, 첫 번째는 범용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많은 유저를 확보했고, 두 번째는 Give & Take라는 다른 플랫폼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방식의 게임패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SNG의 전체적인 성장 시스템은 이웃의 도움을 받아야 성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라는 건물을 지어야 할 때 재료가 B라는 아이템이 필요한 경우, 이 B라는 아이템은 이웃에게 선물을 받아야만 획득할 수 있다. 즉, 건물을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이웃에게 아이템을 요구해야 하고, 이웃은 그 요구를 받아 아이템을 선물해줘야 한다. 이런 방식은 다른 게임플랫폼에서는 보지 못한 새로운 방식이었고, 여러 이웃들과 함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각광받으면서 전세계에 SNG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2. 싸이월드 앱스토어를 시작으로 국내에서도 SNG정착
페이스북이 어플리케이션으로 엄청난 수익을 창출하자 국내에서도 싸이월드 앱스토어를 시작으로 네이버, 다음 역시 페이스북과 비슷한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개발사가 생기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아쿠아스토리(선데이토즈 개발), 패션시티(노크노크 개발), 에브리타운(피버스튜디오 개발)등 다양한 SNG가 개발됐고, 누적 회원수 100만명을 넘는 게임까지 등장하면서 국내에서도 SNG시장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3. 인기있는 SNG 모두 여성향 게임?
싸이월드 앱스토어가 오픈 후 대략 2년 정도 됐다. 그런데 묘한 상황이 발생했다. 인기있는 국산 SNG가 전부 여성향 게임이다. 페이스북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페이스북에서 인기있는 게임의 경우 가장 높게 평가받는 부분은 범용성이다. 즉 누구나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싸이월드 앱스토어에서 이용자 수 10만명이 넘는 게임이 대부분 여성향 게임이다. 범용성이라는 말과는 동떨어진 게임이 많다. 네이버 소셜앱스 역시 싸이월드 앱스토어와 별 반 다르지 않다.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생겼을까? 가장 큰 이유는 앱스토어 서비스를 가장 먼저 시작한 싸이월드의 유저층이 대부분 여성유저기 때문이다. 싸이월드는 미니홈피라는 서비스로 많은 유저를 확보하면서 인터넷시장에 등장했다. 미니홈피 서비스는 자신의 공간을 배경이미지, 배경음악 등으로 다양하게 꾸밀 수 있고, 일촌을 추가해 자신의 이야기, 이미지 등을 공유한다. 이 서비스는 특히 19~24세 여성 유저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이 유저층이 그대로 앱스토어 유저가 되면서 여성향 게임이 살아남은 것이다. 후발주자로 시작한 네이버 소셜앱스도 비슷한 상황이 됐다.
4. 이대로 가면 매니악한 시장으로 전락할 위험성 커
문제는 국산SNG시장이 이대로 계속 간다면 매니악한 시장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실제로 싸이월드 앱스토어의 경우 올해 1월과 6월 말을 비교해 볼 때 방문자 수가 많이 줄었다고 발표되고 있고, 네이버와 다음은 더욱 처참한 수준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싸이월드 앱스토어 서비스 자체가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계속해서 여성향게임만 출시되면서 많은 유저들이 SNG에 흥미를 잃고 있다는 결과다. 국내에선 여성향SNG가 계속 출시될 동안 징가는 Empire & Allies(이하 E&A)라는 게임을 출시키며 전세계를 또 한번 강타했다. E&A는 유저가 제국을 통치하는 게임으로 그 동안의 SNG가 이웃을 도와주고, 도움을 받는 구조에서 벗어나 공격유닛을 생산한다. 그 공격유닛으로 이웃을 공격해 자원을 가져오는 새로운 시스템을 선보이면서 이웃과 경쟁을 하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이 게임은 징가에서 개발한 게임 중 처음으로 한국어 포함 다국어를 지원하면서 전 세계 유저를 E&A에 빠지게 만들었다. 국내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페이스북 SNG가 가장 높게 평가받는 부분은 범용성이지만, 국산SNG에서는 범용성 이라는 부분은 찾아보기 힘들다.
5. 서비스업체, 인기작보다 신작 위주 노출시켜야
국산SNG가 대중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려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 게임을 개발하는 회사 모두 노력해야 한다. 일단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의 경우 게임 노출을 인기있는 게임보다 새로 출시되는 게임 위주로 시켜야 한다. 이유는 SNG자체가 게임 설치 없이 웹 상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게임플랫폼과 달리 여러 가지 게임을 동시에 즐길 수 있고, 게임을 시작하고 흥미를 잃게 되는 시기가 상당히 빠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소수 유저를 제외하고 1달이 채 되지 않는 기간동안 흥미를 잃게 된다. 자신이 하던 게임에 흥미를 잃게 되면 새로운 게임을 찾고, 새로운 게임을 하면서 다시 흥미를 가지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SNG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싸이월드 앱스토어, 네이버 소셜앱스 등은 신작보다 인기있는 게임 위주로 게임을 노출시키기 때문에 게임에 흥미를 잃어버리면 SNG 자체를 하지 않게 된다. 서비스를 하고 있는 업체가 다른 게임플랫폼과 같은 방식으로 게임을 홍보하고 있는 것이다.
6. 퍼스트 유저와 세컨드 유저 모두 만족시키는 게임 개발해야
개발사의 경우 게임의 홍보, 분위기 등으로 다른 사람의 권유 없이 처음으로 게임을 접하는 퍼스트 유저층이 권유를 받아서 게임을 시작하는 세컨드 유저층을 위해 진입장벽을 낮추고 대중적인 소재로 게임을 개발해야 한다. 현재 출시된 국산SNG는 소재나 비주얼 모두 지나치게 10대 후반~20대 중반 여성 유저를 위한 게임이 많기 때문에 남성 유저가 게임을 즐기기에 진입장벽이 높고 게임의 재미요소를 느끼지 못한다. 페이스북에서 천문학적인 MAU수를 확보하고 있는 SNG는 이 부분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많은 유저를 확보하고 있다. 국산 온라인게임의 경우에 예를 들면 팡야의 경우 골프라는 남성 유저들이 좋아하는 소재를 캐주얼하게 바꾸면서 대중적인 게임으로 사랑받고 있다. 오디션의 경우에도 비슷한 사례다. 이처럼 국산SNG도 너무 여성향적인 소재로 가기보다는 대중적인 소재와 진입장벽을 낮춰 많은 유저들이 쉽게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시장으로 발전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