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 적'이란 말이 어울릴 법 하다. 범죄자 얘기가 아니라 바로 '게임'이 처한 현실이다. '게임'이 공공의 적이 되어 버렸다. IT 산업 최전선에서 수출역군으로 톡톡한 효자노릇을 하고 있는, 그 화려한 영화에 결코 뒤지지 않는 매출과 일자리 창출을 가져오는 게임이, 공공의 적이란 말이다.
#1
게임은 사회적 악입니다. 언젠가 위대한 MBC 뉴스에서 게임의 폭력성을 끄집어내기 위해 PC방 전원을 차단하는, 정말 실험성 충만한 실험을 하여 방송의 하이 테크닉을 보여주었고, KBS의 전통을 자랑하는 탐사보도 프로그램 <추적60분>에서도 게임과 살인의 인과관계를 추적, 왜 국민의 방송인지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게임은 씹으면 씹을 수록 맛이 나는 오징어같고 때리면 때릴 수록 떠 때리고 싶은 샌드백입니다. 한 마디로 만만하다는 얘기입니다. 생각해보면 어릴 적 오락실 갈 때도 떡볶이 사먹을 돈 쪼개서 엄마 몰래 오락실을 갔었습니다. 학원 가다가 오락실로 샌 적도 많이 있죠. 오락실부터가 문제였습니다. 그 뿌리를 진작에 뽑았어야 했는데... 백수건달들 밤잠 설치게 했던 무수한 PC게임들...모두 폐기처분했어야 했습니다. 요즘 보니까 무슨 게임사가 야구단을 창단한다는데...기가 막힌 일입니다. 이거 막아야 하는데 왜 아무도 나서지 않고 있는 거죠? 어떻게 게임사가 감히 전국민의 스포츠인 프로야구에 끼어든단 말인지. 감히!
아 내 세금...좀 제대로 써줘 ;;;
#2
병든 아이들이 학교와 학원과 집을 오갑니다. 노력 끝에 혹은 '공부가 가장 쉬워서' 명문대학에 들어갔죠. 그런데 최고의 명문학당이란 곳에 들어간 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안타까운 보도가 나오네요. 많은 아이들이 목숨을 내던졌습니다. 학생들을 뺑뺑이 돌리는 이들은 누구인지. 죽음에 왜 모두 침묵하는지. 왜? 밤 늦은 시각, 상위 1% 애들만 모여 있는 학원의 전원도 한번 차단해보지 그런가. 이 학생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한 방송에서 어느 대단한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더군요.
" 그런 것을(게임하는 것) 일반 가정의 부모, 어머니에게 맡길 것인가? 이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가가 짐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네, 지금 명문의 학당에서 사라지는 아까운 목숨들. 이걸 누구에게 맡겨야 합니까? 국가가 짐을 져야죠. 국가가 짐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이 폭력과 죽음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폭력과 살인으로 덕지덕지 기워진 영화나, 만화나, 뭐 또 그런 드라마도 많이 있고 그런 것에 노출되면 인과관계는 성립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게임은 동네북이 아닙니다. 그렇게 생각나면 한 번 두드려보고 때려본다고 진짜 청소년들의 아픔과 상처가 치유되진 않습니다.
청소년 보호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청소년 보호가 구실이 되어 다른 것을 규제하려고 한다면 그 규제는 상당히 디테일하고 정당하고 합법적이어야 합니다. 그러니 다른 것에 대한 규제에 대해 열올리기 전에 근본적인 보호정책을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진실로,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고 싶습니다.
머, 사족입니다만...이런 나름 건전(?) 겜도 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