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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에서
최고의 주류 장르를 꼽으라면 단연 RPG를 꼽을 수 있다. 최근 몇년 간 FPS가 급속한 인기를 얻으며 그 지위를 위협하고 있긴 하지만 누가 뭐래도 최고는 RPG이다. 하지만 온라인 RPG 내에서도 주류와 비주류가 확연히 나뉜다. 유저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냉정하게 갈리는 것이다. 실시간 액션 방식과 턴제 방식이 그것이다.

실시간 액션과 턴제의 엇갈린 명암

실시간 액션 방식은
아시다시피 과거 바람의 나라, 리니지에서 부터 현재 아이온, C9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인기를 얻고 있는데 비해 턴제 방식은 그간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긴 하나 하는 사람만 하는 비주류에 머물러 온 게 사실이다. 과거 온라인 이전의, 혼자서 천천히 즐기던 비디오 게임 시절엔 확실히 주류로서 오랜 인기를 얻었었지만 폭넓은 교류와 속도를 강조하는 온라인 게임에서는 그 매력이 상당 부분 반감된 탓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비디오 게임 시절에 즐겼던 좀 특이한 턴제 방식이 있었다. 공격턴과 방어턴이 확실히 나뉘는 정통 턴제 방식이 아닌 실시간 액션 방식과의 적절한 조합으로 탄생된 일명 액션 턴제 방식. 정통 턴제 방식의 안정감과 실시간 액션의 신속함이 조화를 이루어 서로의 장점과 단점을 보완한 것이었다. 캐릭터의 특정 움직임 하나 하나가 턴으로 인식되어 때로는 신속하게 때로는 안정적으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는데 캐릭터가 움직이지 않으면 몬스터도 움직이지 않으니깐 효율적인 움직임을 생각하면서 전략적으로 게임을 할 수가 있다.

절묘한 조합으로 탄생된 액션 턴제
 

 

▲ 초코보의 이상한 던전


▲ 풍래의 시렌
 

이런 방식의 게임으로 초코보의 이상한 던전, 풍래의 시렌 등이 있었다. 이들 게임은 정말 묘하게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었는데 아마 그 액션 턴제 방식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물론 재미를 느끼게 하는 다른 많은 요소가 있긴 했지만 분명 턴제 방식이면서도 신속한 게임 진행을 하며 전혀 지루해지는 법이 없었다. 혹시 이 게임을 해 보신 분이 있다면 분명 공감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이들 게임의 실시간 턴제 방식을 그대로 온라인으로 가져 온 게임이 있다.

바로 "카오틱에덴"



이 게임은
초코보의 이상한 던전, 풍래의 시렌 등과 같이 실시간 턴제 방식은 물론 특유의 던전 시스템을 그대로 온라인 RPG 가져와서 적용을 시켰다. 개인이 즐기던 비디오 게임에서는 많은 인기를 얻은 만큼 어느 정도 검증된 시스템들이긴 했지만 사실 다수가 교류하며 함께 즐기는 온라인 게임에서 이를 적용하는 건 사실상 모험이나 마찬가지였다. 온라인 게임이니 만큼 꾸준한 컨텐츠 확보는 물론이고 밸런스 조절 같은 쉽지 않은 문제들이 항상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ㅡ무난한 그래픽
일단 기본적인
부분에선 온라인 RPG라는 환경에 맞게 잘 갖추었다고 본다. 그래픽 같은 경우엔 화려하진 않지만 비교적 깔끔하고 캐쥬얼 풍으로 잘 구현했다. 마을 등에서는 3D를 잘 살려 여러 시점에서 볼 수 있게 해놨으며 던전 내에서는 복잡함을 방지하기 위해 고정 시점을 제공하고 있다.




ㅡ다양한 직업 선택
그리고 다양한
전직을 통한 다양한 직업을 선택할 수 있게 해서 RPG적 요소에 충실하고 있다. 과거 비디오 게임에서는 역시나 혼자서 즐길 수 밖에 없던 것을 온라인 게임으로 구현하면서 다른 유저와 함께 파티 플레이를 통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 놓은 것이 눈에 띈다.




ㅡ캐주얼에 충실한 간단한 조작법
조작법은
굉장히 단순하다. 게임 자체는 3D면서도 유저가 플레이하는 주 무대인 던전에서는 사실상 평면 2D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과 같으므로 방향키와 공격키를 비롯한 몇가지 특수키만 사용하면 모든 플레이가 가능하다. 초보 유저가 적응하기엔 너무나 쉽다.





그런데 시원찮은 게임 외 상황들

하지만 기본적인 부분은 잘 갖추었음에도 지난 7월 30에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이 게임의 인기는 시원찮다. 물론 서비스 초반기엔 그런대로 입소문을 타고 나 같이 옛날 그런 게임들의 향수를 느끼며 찾아온 유저나 이색적인 방식에 호감을 느껴 찾아온 유저들이 많아 붐빌 때가 있긴 했다. 그러나 이후 점점 기존 유저가 급속히 줄어드는 데 비해 신규 유저는 찔끔찔금 유입되니 전체적으론 게임이 한산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의 상황을 보면 솔직히 게임의 존폐 위기까지 들먹여야 할 정도다. 잡다한 글이라도 많이 올라와야 할 자유게시판에 며칠에 한번씩 글이 올라오니 말 다했지 뭐.
 



괜찮은 게임이 무기력하게 사라지는 데에 반대함!

온라인 게임 장르의 다양화를
생각해서도 이런 개성적인 게임이 무기력하게 사라지는 일은 없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국내 게이머나 해외 게이머나 마찬가지로 한국 온라인 게임에 대해 비판하는 내용의 주를 이루는 내용은 단연 그 밥에 그 나물이다. 온라인 게임 시장의 특성상 하나의 특정 게임이 인기를 끌면 꼬리에 꼬리 물 듯 비슷한 게임이 양산되는 실정인데 이런 무의미한 획일화는 유저의 다양한 게임의 선택권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온라인 게임 시장의 미래를 봐서도 더더욱.

카오틱 에덴이 살아남기 위해 해야 할 일을 몇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앞서도 말했지만 게임의 존폐 위기에 몰려 있기 때문에 더더욱 중요하고 필요한 제안이라고 생각한다. 유저가 게임에 오래 정착하지 못하고 금새 떠나는 것은 다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칠 생각말고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렇게 좀 해주지?

ㅡ홍보를 좀 해라.
사실 게임 방식이
조금 특이해서 그렇지 익숙해지면 너무 재밌는 방식이다. 많이 알려지면 그만큼 인기를 끌 수 있다는 거다.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실시한 후에 이뤄진 이벤트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홍보를 보지 못한 것 같다. 홍보에 쓸데없이 지나친 투자를 하는 것도 문제지만 너무 안 하는 것도 안이한 태도로 볼 수 있다. 어느 정도 알려져야 입소문이라도 타고 유저가 찾아올 것  아닌가? 그래픽 따위만 우선적으로 따지는 유저는 몰라도 게임성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유저에 라면 승산이 있다.

ㅡ던전을 더 꾸며라.
온라인 RPG의
특성상 퀘스트, 아이템, 경험치 등등 같은 던전을 반복해서 돌아야 할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인데 그에 비해 던전 구성은 의외로 특색이 적다. 물론 입장할 때마다 던전의 내부 구성이 달라지는 시스템이 있긴 하지만 그걸로는 부족하다고 느낀다. 일단 던전이 너무 단조롭다. 단순히 몬스터를 처치하면서 특정 출구를 찾아 나가면 되는 방식인데 좀 더 다양한 플레이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트랩이나 장애물 등을 곳곳에 배치하며 몬스터들의 패턴도 단순함 보단 다양함을 지향해야 할 걸로 보인다. 그리고 던전의 느낌을 잘 살리기 위해 적절한 음향 효과나 시작적인 특수 효과 등을 넣어라.
 


ㅡ아이템 획득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라.
초코보의 이상한 던전이나
풍래의 시렌 같은 경우, 정말 다양하고 특색있는 아이템들을 획득하고 사용하는 재미가 컸던 게임들이다. 그 아이템들을 이용해 몬스터들을 효율적으로 처치해 나가면서 때로는 위기 상황을 벗어나는데 도움을 받기도 한다. 그만큼 게임 진행에 아이템의 비중이 상당히 높았다. 하지만 카오틱에덴은 그런 다양함은 잘 보이지 않는다. 던전 내에 다양한 아이템들을 배치해서 단순히 직접적인 전투로만 몬스터를 상대하는 패턴을 줄여야 할 걸로 보인다. 던전 플레이 발생 중에서 겪는 다양한 위기 상황을 적절한 재치와 효과적인 아이템 사용으로 벗어나는 경험을 통해 단순히 수치로 나타나는 레벨 외에도 진짜 유저 본인의 레벨을 올리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텐데..



ㅡ지속적으로 컨텐츠를 확보하고 밸런스를 맞춰라.
처음에 카오틱에덴을
언급하면서 우려했던 내용이다. 온라인 게임의 특성상 끝, 결말은 없기 때문에 게임 진행의 지속성이 상당히 중요하다. 어떻게든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다양한 던전의 꾸준한 업데이트 및 킬러 컨텐츠의 보강을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유저로 하여금 항상 던전에 대한 도전정신을 갖게 해주고 정복으로 인한 보람도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그것이 던전 컨텐츠가 중심인 카오틱에덴에선 유저를 끌어 들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점일 것이다.

밸런스의 경우, 특히 직업 간에 유저들의 불만이 많은 편이다. 특정 직업은 솔로 플레이가 가능하다고 하는 반면 다른 직업은 그것이 불가능해 무조건 파티 플레이만 가능하다고 한다. 이는 분명 문제가 있다. 전체적으로 파티 플레이가 아니면 진행이 힘들게 만든다든지 아니면 모두 솔로 플레이가 가능하게 만든다든지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면 분명 캐릭터 간에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리게 되어 특정 유저의 이탈을 바라볼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장르의 다양화가 중요한 이유

앞서도 언급했지만
온라인 게임 장르의 다양화는 굉장히 중요하다. 유저들로 하여금 다양한 게임을 선택해서 즐길 수 있게 해주며 그럼으로써 다양한 발전을 이루게 되어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도 균형있는 발전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주게 된다. 간접적으로 일본의 휴대폰 시장을 보면 다양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일본의 휴대폰 시장은 자국 브랜드 중심의, 세계적인 트렌드와는 다른 길을 걷는 독단적인 발전을 하면서 결국엔 왕따 수준의 현상을 겪고 있다. 갈라파고스 증후군을 얘기할 때 대표적인 현상으로도 쓰이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온라인 게임 시장에 그대로 갖다 붙일 수 있는 현상은 아니지만 분명 다양화되지 못하고 획일화된 장르로만 발전한다면  특정 장르만이 살아남게 되는 단순한 시장이 될 것이다. 카오틱에덴이라는 게임 하나 거론하면서 엄청 거창한 얘기들을 쏟아낸 것 같은데 이는 단순히 RPG 내의 턴제 장르 뿐 아니라 크게 봐서 온라인 게임 시장의 RPG 외의 장르에도 해당되는 얘기니 불필요한 얘기로만 생각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카오틱에덴을 살려줘..

어쨋든 카오틱에덴 같은 특색있는 게임들이 살아 남아야 크게 봐서 유저에게나 시장에게나 도움이 되는 건 분명한 것 같다. 그동안 온라이프 뉴스에 독특하고 개성있는 게임인데 서비스 종료라는 내용으로 장식되는 게임들을 보면 너무 안타까웠다. 카오틱에덴을 거기서는 안 봤으면 좋겠다. 죽지마! 살아남아야 된다!! 꼭!!!




Comment '7'
  • ?
    ℡№ 2009.10.31 13:12
    턴제 게임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한번 해보고는 싶은데,

    유저가 없다니 ..
  • ?
    하이네센 2009.10.31 16:38
    턴제 게임 재밌죠
    좋은 스토리를 넣으면 턴제도 매력있을껀데.
    창세기전 처럼
  • ?
    애니모스 2009.10.31 23:01
    온라인 게임중에 턴제 실행해서 뜬게임은

    몇개 없조 .... (지금은 다 없어졌지만 ...망하거나 -0-;;;;; 스톤, 다크 , 크로스게이트 등 ...)
  • ?
    천재2 2009.11.01 19:51
    이턴제 쫌적응이안돼서..........
  • ?
    검은사기 2009.11.02 17:23
    클베때는 엄청 재밋게 했는데
  • ?
    조흔사람 2009.11.04 01:46
    망한다고했잖소 ㅎㅎ
  • ?
    강씨 2009.11.05 12:00
    아틀란티카는 건재한뎀..턴게임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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