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기사 속을 거닐다가 우연히 충격적인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기사 제목은 "온라인 게임 아이템 하나에 78만원". 제목만 보고는 그냥 단순히 유저들 간에 고가 아이템 거래 좀 한 거 가지고 너무 호들갑 떠는 거 아니야? 라고 생각했다. 실제로도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서는 적게는 수만원에서 많게는 수백, 수천만원 가량의 아이템이 거래되고 있기에 그런 일은 비일비재한 일이고 놀라운 일은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본 내용을 읽어가면서 점차 나는 충격을 연타로 받게 되었다. 게임사가 이벤성 유료아이템을 내놓으면서 무려 78만원의 가격을 책정한 것이었다.
유료 아이템이 78만원! 780,000원!! 칠십 팔 만원!!!
어느 정도의 금액인지 좀 감이 오는가? 와우나 아이온 같은 정액제 게임을 약 3년 동안 결제할 수 있는 금액인 것이다. 부분유료화 게임이 대세인 상황에서 대부분 유료아이템을 최소한 한 두번은 사봤을 것이다. 그리고 비싸봤자 1,2만원 짜리정도?
└ 갑자기 정액제 게임이 그리워져..
게임사 측에선 비난의 화살을 조금이라도 방어해 볼 생각이었는지 이벤트를 빌었고, 한정 수량 판매라는 방식을 취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다고 본질이 흐려지는가? 흐려지냐고? 상식과 도를 넘어선 상술에 나는 어이를 안드로메다로 날려 보내고 말았다...
여기서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다고 옹호를 하시는 분도 있겠다. 실제로도 이 아이템은 초고가이지만 금새 팔렸다고 한다.(게임사는 잘 팔릴지 몰랐다는 얘기를 한다) 유료아이템이 합법적이고 능력이 있으면 사고 없으면 안 사면 되는 거라고 그냥 그렇게 치부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과연 그렇게 간단할까?
저 정도의 가격이면 게임 내에서 엄청난 능력을 발휘하는 아이템일 것이다. 당연히 게임 내 밸런스는 붕괴되지 않을까? 산 사람은 자랑스럽게 휘두르고 다닐테지만 그런 어처구니없는 가격의 아이템을 바라보는 그 외의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부분 유료화라는 게임의 특성상 유저 개인의 실제 재력이 게임 속에서 일부 적용되긴 하지만 이 상태라면 절대적인 빈부 격차가 생기게 된다. 일종의 위화감, 소외감, 허무함 등이 유저들 간에 생길 수도 있다고 본다. 결국 게임 자체는 돈 많은 사람들이 진정으로 즐기게 되고 그 외의 사람들은 들러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게 된다.
└ 현실에서의 그것을 원하는가?
게임사는 또한 본인 스스로 규약을 어겨가면서 이 아이템을 판매했다고 한다. 성인 한달 최대 캐쉬 충전 한도가 40만원인데 78만원짜리 아이템이라니? 실제로 게임사는 아이템을 판매하기 위해 한도 제한 해제를 요청하는 유저에게는 일시적으로 한도를 해제해 줬다고 한다.
√그럴거면 도대체 그런 제한은 왜 만들었을까? 입맛에 맞게 그때 그때 바꿀거면 도대체 왜? 노골적인 편법이 아닐까? 그러면서 규정을 어긴 유저들이 있다면 뭐라고 할건지?
게임이 하나의 사업으로서 이익을 추구하는 건 당연하지만 눈 앞의 이익만을 쫓고 스스로의 기준을 무너뜨리면서 일어날 수 있는 많은 문제점을 도외시하는 건 정말 비난받아 마땅하지 않을까? 말로는 유저들을 정말 소중한 고객이라고 외쳐대면서 속으로는 단순히 돈줄로만 보는 것이 아닐까?
이번처럼 정액제가 정말 좋았다고 느껴지는 적은 없었던 듯....
***관련기사= http://media.daum.net/digital/view.html?=&cpid=94&newsid=20090428204606493&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