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월드컵의 열기를 식혀줄 겨울이 왔던 그 때, 차가운 바람과 함께 하나의 게임이 등장하였으니 그 이름이 바로 바스티안(Vastian)이다. 당시 리니지2의 클로즈베타가 시작되던 시기였기때문에 그 아성에 살포시 가려진 감은 없지 않지만 기존 게임에는 없던 다양한 시스템으로 인해 새로운 가능성을 평가받았던 게임이다.

 레드워매니아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그 뿌리가 되는 게임 바스티안을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바스티안 -> 바스티안 : 이뎀의 유산 -> 바스티안 리턴즈 -> 레드워매니아 에 이르기까지 장장 7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사연과 아픔을 딛고 우리 곁으로 돌아온 레드워 매니아를 파헤쳐보자.

 바스티안[Vastian]

 바스티안은 기존의 학생층을 대상으로한 밝고 아기자기한 게임이 아닌 3D 쿼터뷰(지금의 '뮤'같은) 형식의 어두운 게임이었다. 디아블로 같은 음산한 분위기에 긴장감 도는 배경음악, 그리고 디아블로에서 악세가 떨어질 때 나는 소리처럼 '띵' 하며 떨어지는 고가의 제련석 소리까지. 그러나 디아블로와는 비교되는 그만의 특징을 가진 게임이었다.

 
▲ P2M시스템. 특정 몬스터에게 죽을 경우 유저가 몬스터가 된다.

 그 중 대표적인 시스템이 P2M 시스템과 현상금 시스템이다. P2M 시스템은 특정한 몬스터에게 죽을 경우, 유저가 해당 몬스터로 변신을 하게 되는 시스템인데 이때 막강한 체력과 공격력을 가지는 대신 유저로서의 스킬이나 아이템사용은 금지된다. 정해진 수 만큼의 유저를 죽일 경우 변신이 풀리는 데 미션에 성공할 경우 큰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

 
▲ 몬스터로 변한 유저를 잡자. 엄청난 포상금이 기다린다.

 현상금 시스템은 몬스터로 변신한 유저를 공개수배하는 시스템이다. 몬스터로 변한 유저의 위치를 일정시간마다 공지로 안내를 하고 몬스터유저가 일반유저를 죽일 경우 현상금이 올라간다. 이렇게 몬스터로 변한 유저를 퇴치하는데 성공하면 현상금 증명서를 바닥에 드랍하는데 이를 가지고 돈과 교환할 수 있다. 몬스터로 변신한 유저 같은 경우엔 저렙들이 잡기가 힘들기 때문에 고렙유저들이 나서줘야만 한다. 저렙들은 보이면 피하기 바쁜 시절이 있었다.

영혼석 업그레이드.jpg
▲ 레드워 매니아에는 없지만 바스티안때는 1~3까지 영혼석이란 것을 이용해 아이템을 인챈트시켜줘야 했다.

 이 외에도 맵별 보스몬스터와 강화속성몬스터가 등장해 저렙에겐 생명의 위협을 고렙에게는 득템의 기회를 가져다 줬으며 '띵' 하는 소리와 함께 떨어지는 메테오릭스톤과 모턴락은 청량음료보다 상쾌한 감동을 전해주었다(물론 익숙해지면 다시 멍해지곤 한다).
 
 바스티안은 꾸준한 인기에 힘입어 당시의 대세였던 정액제로 유료화서비스를 단행하지만 근 2년만에 수익성 악화로 인해 부분유료화로 탈바꿈하고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하기 위한 변화를 시도한다. 그러나 너무 늦은 타이밍인걸까. 증가한 유저수에도 불구하고 제우미디어(현 그라제소프트)의 운영에 한계가 왔는지 결국 서비스종료의 비운을 맞이한다. 당시 필자는 꽤 고제련된 사무라이셋과 플래티넘글라디우스를 날려야 했던 아픔이 있다.

 바스티안 : 이뎀의 유산

 

 바스티안 종료가 있은지 약 1년후 2005년 초에 바스티안이 돌아온다는 소리에 바스티안을 즐겼던 많은 유저들이 쌍수를 들어 지지를 표했다. 물론 그 지지도는 바스티안이 주었던 재미와 향수에 대한 것이 었다.

 막상 오픈베타가 시작되고 뚜껑을 열어보니 이뎀의 유산은 전작 바스티안과 많은 것이 바뀌어 있었다. 그래픽에서 부터 직업스킬, 아이템의 착용레벨과 옵션 등등. 전작의 세계관을 빌려오기는 했지만 바스티안을 그리워했던 유저들을 달래주기엔 재미보다는 아쉬움이 앞서는 게임이었다.
 
 그러나 이뎀의 유산은 전작의 틀에서 벗어나기위한 새로운 시도를 빼놓지 않았다. 그 것이 바로 홀론과 텐션 시스템인데. 이는 보다 사냥과 PK에 재미를 주기위한 시스템으로 한 번에 여러가지 캐릭터를 키워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었다.

 이뎀의 유산 홀론.JPG
 ▲ 또 하나의 캐릭터, 홀론. 레드워에선 상점용캐릭터지만 이뎀의유산에선 잘만키우면 보스 사냥도 가능했다.

 이뎀 텐션.jpg
 ▲ 초사이언 변신...이 아니라 텐션모드 가동.

 텐션은 사냥을 하다보면 충전되는 게이지바를 통해 사용이 가능했다. 풀텐션게이지 상태에서 텐션모드를 발동할 경우 상당한 공격력과 방어력이 상승한다. 그러나 전작에 대한 바스티안의 이미지와 유저의 기대가 너무 컸던걸까. 아니면 제작사의 리뉴얼 실패였을까. 이뎀의 유산은 2년도 채우지 못하고 많은 아쉬움을 남기며 다시 우리 곁을 떠나게 된다. 그러나 바스티안과의 차이는 이뎀의 유산 서비스종료 당시 크게 미련을 남긴 유저가 그리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패작이라는 오명을 써야했다.

바스티안 리턴즈

 제작자 중에 누군가 로또가 됐거나 터미네이터2를 너무 감명깊게 본 것일까. I'll be back. 바스티안이 다시 돌아왔다. 게임계에서 찾아보기 드문 케이스인 2전 3기. 바스티안 리턴즈는 이뎀의 유산이 공개시기가 준비기간에 비해 너무 섣불렀다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운영진이 야심차게 내놓은 바스티안의 3번째 시리즈(?)다.

  2007년 약 8개월간의 리뉴얼 작업을 거치며 이뎀의 유산에서 지적됐던 문제점을 뜯어고치고 또 한번의 재도약을 위해 돌아온 명줄 긴 바스티안 리턴즈. 바스티안 리턴즈에서는 세 가지 직업인 전사, 마법사, 궁수에 대한 계열 특화가 일어났는데 각 직업별로 2가지씩 검/창, 흑마법/백마법, 클러/활 에 대한 확립이 있었다. 바스티안 때 부터 계열은 있었지만 리턴즈에서는 각 계열을 한 가지씩만 정해서 스킬을 배울수 있게되었고 스킬숙련도가 생겨나 한 가지 스킬을 꾸준히 쓸수록 스킬이 강화되는 방식이었다.
 매 시간 정해진 전쟁타임이 생겨나 붉은 전장이라는 이벤트가 생겼고, 이 때부터 날개가 지급되기 시작했는데 날개는 화려한 광원효과뿐만 아니라 상당한 고가의 장비로 고렙의 상징으로 표현되곤 했다. 7~8헤르메스날개 등이 아이템중개 사이트에서 몇 만원 ~ 몇 십만원에 거래될 정도.


▲ 부러우면 지는거다. 부유한 자들의 향연.

검은 날개.jpg
▲ 흰 날개만 있으라는 법이 있나. 축보시스템을 통해 발현되는 검은 날개 이펙트.

 바스티안 리턴즈는 그라제가 꽤 고심을 하고 서비스한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초기 유저 길드모임 지원과 GM들의 일대일 게시판 대응 등 초기에는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피드백을 통해 바스티안의 향수를 그리워 하던 기존유저와 식상한 게임에 질려있던 신규유저들까지 포용하며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재도약에 성공을 하는 듯 보였으니 말이다. 그러나 지나친 욕심이 화를 부른 것일까. 

 바스티안 리턴즈는 게임외적인 부분이 아니라 게임 내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며 화를 자초했다. 바로 대형길드의 자리싸움과 초보유저들에 대한 사냥터 제한 등으로 인해 유저들간의 분쟁이 붉어진 것이다. 또한 PK와 사기 등의 난립으로 아이템을 털리고 피해를 당하는 유저가 늘어나면서 바스티안 리턴즈의 전체인구가 급감하기 시작하고 서버통합과 함께 불안한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매주 서버 정기점검만 있을 뿐, 어쩌다 간만에 업데이트나 이벤트가 있을라 치면 대부분이 캐쉬템과 관련한 신규유저 끌어모으기식의 너무 속보이는 운영에 그라제는 유저들의 민심을 잃어만 갔다. 그렇게 지지부진한 운영을 하길 몇 개월, 마침내 황당하고 어이없는 기사가 터졌으니 바로 아이템매니아에서 레드워매니아라는 이름으로 바스티안을 서비스 하겠다는 것. 

 레드워매니아 

드디어 이 게임의 종착역 레드워매니아에 도착했다. 역대 온라인게임사를 뒤져봐도 이런 식으로 명줄을 이어 온 게임은 없지 않나 생각된다. 최초 레드워매니아와 바스티안 리턴즈는 전혀 다른 시스템을 가진 게임으로 따로 서비스 될 것이라는 말과 다르게 레드워매니아가 오픈베타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바스티안리턴즈의 서비스종료 소식과 함께 레드워매니아로의 이관신청 페이지가 생겨났다.

 레드워매니아는 바스티안 리턴즈에서 시범적으로 실시되었던 붉은 전장을 강화해 이름도 레드워매니아로 바꾼 게임인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시스템은 퇴화된 채, 캐쉬의, 캐쉬에 의한, 캐쉬를 위한 게임이 되어가는 것이 아닐까 우려될 정도로  기존의 게임이 가지고 있던 재미에 비해 안티를 부르는 업데이트와 불만족스러운 운영 행태로 인해 하는 사람만 한다는 진정한 매니아 게임이 되어가고 있다.

 아이템매니아에서 새로운 수익사업을 시작해보고자 게임시장에 뛰어들었다고는 하지만 그들이 갖고 있는 이미지는 게임=현질 이라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게임에 까지 악형향을 미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 평일 저녁 서버가 닫혔음에도 불구하고 서버를 관리하던 1명뿐인 운영자가 퇴근을 해 장장 13시간동안이나 공지없이 서버가 닫혀있었다.

 필자가 쓰는 글들에 자주 강조하는 이야기가 최근의 게임엔 게임성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게임운영이라는 의견이 있다. 바스티안에서 레드워매니아로 넘어오는 동안 그 숫한 고비를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수익개선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건 게임성의 문제만으로 치부하기엔 그들의 운영에 대한 성찰이 부족하지 않은가 생각을 해본다.

 운영은 아쉽지만 게임성은 괜찮은 안타까운 게임.

 레드워매니아. 그 자체로는 분명 괜찮은 게임이다. 초기시작 자금을 어느정도 갖고 시작한다면 빠른 렙업과 함께 멋진 장비를 착용한 화려환 광원효과에 휩싸인 자신의 캐릭터도 감상할 수 있고, 멋진 스킬들도 구사할 수 있다. 장사를 대신해줄 홀릭시스템도 유저편의적 측면에선 칭찬해줄만하고 최근 업데이트된 후견인시스템도 신규유저와 기존유저가 잘 어우러질 수 있게 배려한 부분이다. 인터넷 고객상담에 대한 대응도 꽤 친절한 편이지만 인원이 적은 탓일까 해결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지 않다. 

 게임에 올인 할 것이 아니라 가벼운 마음으로 즐겨보고 싶은 게임이 있다면 레드워매니아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지극히 가벼운 마음으로 말이다.

 
▼ 레드워매니아 잡샷





홈페이지: 보통

Who's 가드로스


쵸큼만 비굴하면 세상이 편하다!

신들의 암투에 휘말린 세계 글로스
미래의 자신과 만나게 될 도플갱어 운명을 가진 소년
천사와 악마의 고정관념이 무너져버린 대륙
7년간 야심차게 준비만한 7년째 준비작

-The Godloss-

언젠가 Coming Soon

Comment '7'
  • ?
    카아에 2009.04.22 01:42
    그냥 바스티안이 훨씬 좋았다....

    그땐 재밌었는데.... 실망해서 30찍고 바로 접은 게임.

    스킬 시스템도, 강화 시스템도 그 전이 훨씬 좋았어....
  • ?
    귀공자 2009.04.26 18:02
    홀론이 원래대로 사냥용이였다면 접속자수는 더 많았을것이다.
  • ?
    reversee 2009.06.02 12:51
    유산이랑 리턴즈는 재미있게 했는데 매니아에서 아주 접은...

    참 아쉽죠.
  • ?
    조흔사람 2009.06.02 21:20
    현상금시스템하니 드래곤라자 생각나네...
  • ?
    앙마 2009.06.03 10:27
    바스티안때가 제일 재미있었다는.
  • ?
    노을천하 2009.06.04 16:45
    오리지날 바스티안이 제일 재미있었다는 ...

    마법 이미지도 초호화로 멋있었고

    띵~ 하고 소리 내는 보석 떨어지는 소리.

    옆에서 사냥 하다가 띵~하고 들리면 무참히 찌그러지는 인상.
  • ?
    여우발자국 2009.06.05 10:45
    바스티안 게임모습...왜이리 그립냐 ㅜㅜ

    몬스터를 죽이냐 죽어서 몬스터가 되냐 ...

    재미로 죽어서 몬스터가되어 유저들 죽이는 재미또한 쏠쏠했던 바스티안 ...

    스킬이펙트 또한 다른게임에 전혀 뒤쳐지지않는...

    아이템 강화함으로써 부유함을 ...

    아 바스티안

    이뎀이 아닌 리턴즈가 아닌 레드워가 아닌

    바스티안 그 자체가 다시 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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