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리프 - 주사위의 잔영
블로그 개설 기념, 첫 테마로 잡았던 <개인적으로 아쉬운 게임 3> 마지막 이네요.
마지막을 장식할 게임은 온라인 아바타 채팅게임으로는 이례적으로 2000년대 초 가입자수 100만명 돌파와 동시접속자수를 2만 명을 달성한 온라인게임 포립에 대해 적어보려합니다.
(주1 : http://www.thisisgame.com/board/view.php?id=228269&category=102)
저는 최근 던파골수유저가 되었지만 만약 포립이 계속 서비스를 제대로 했다면 지금까지도 플레이 하고있을지도 모를만큼 굉장히 애착을 가졌었던 게임입니다.
중학교시절에 한달 용돈 5000원 받을 때 군것질을 단 한번도 안하고 몇 달을 모아서 4만원의 창세기전3 패키지도 구입하였고, 포립의 후속작 테일즈위버도 바로바로 테스터로 참여하는 등 열의가 엄청났으니까요. 제가 아마 태어나서 만원이상의 거금을 써본것이 창세기전시리즈가 처음일겁니다.
그러나 이 시절에 유행하던 게임잡지나 인터넷 상에서는 포립이 오픈 후 흥행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였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드림채팅, 오카데미, 야후채팅 등 채팅게임의 선두주자들이 깃발을 들었다가 참패를 맛봤고 레인보우식스, 장보고전, 스타크래프트, 포트리스2와 같은 인스턴트성 게임이 유행을 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포립과 같이 단순한 아바타 채팅게임은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하였지요.
그러나 포립은 귀여운 캐릭터와 그 시절에는 보기힘들정도로 상당히 세밀하고 광대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룬드연대기로 유명한 전민희작가가 소프트맥스로부터 요청을 받아 창세기전 시리즈와는 별개되는 새로운 세계관을 가진 소설 집필 요청으로 룬의 아이들이라는 소설이 만들어졌고, 그 것을 토대로 포립의 스토리가 만들어졌습니다.
소프트맥스 시리즈게임을 사랑하던 매니아들이 모일게 해줄수 있는 인터넷카페와도 같은 장소 즉, 대화의 놀이터를 제공함으로써 점차 유저수를 늘리고 인기를 얻기 시작하는데 일조를 하였습니다. 네냐플 마법학원을 다니며 학생들끼리 카드를 이용하여 게임을 즐기는 컨텐츠라던가, 강당 발언대 위에서 학생들에게 웅변도 해보고, 학원친구들끼리 모여서 대화도 하는 컨텐츠 등은 마치 내가 호그와트 마법학교에 다니는 해리포터가 된 듯한 느낌을 유저들에게 받게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소프트맥스 팬이 아니라 일반유저의 유입도 엄청났었습니다.
이렇게 포립은 채팅게임에서도 역할수행놀이(Roleplay)를 재미있게 적용시켰습니다.
이 이후에 퀴즈퀴즈(큐플레이), 조이시티 등 캐주얼 채팅게임은 많이 등장하였으나, 포립만큼 채팅 중심의 커뮤니티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채팅게임은 2011년이 다되도록 나오지 않는 듯 합니다. 그만큼 포립은 캐주얼 아바타 채팅게임에 기틀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도 많은 유저들이 재부활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지요.
포립 역시 유저들의 말을 듣지 않아서 타락의 길을 걷게된 전형적인 케이스입니다.
사실 소프트맥스에서도 부분유료화가 될것이라는 언급은 매번 해왔고, 반발하는 유저도 많았지만 포립이 계속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긍정적인 측면으로 바라보는 유저들이 대다수 였습니다. 애초에 무료로 진행되던 브라우저시절에는 오픈베타라는 명목이 붙어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유저들은 부분유료화로 인해 등돌린것이 아니라 다른 이유에 있습니다.
유저들의 반발을 샀었던 포립 웹화
일명 브라우저 포립이라고 불리우는 독립 클라이언트로 운영되다가 2004년 소프트맥스 패스티벌때 웹사이트로 개편되며 대규모 패치를 한다는 소식이 제공되고 부터 논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요즘 게임들 중에는 웹게임을 제외하고 모든 게임들이 로그인은 웹에서 하지만 게임은 클라이언트로 운영되는데 포립은 시대를 역행하는 패치를 진행한 것이였습니다. 이것이 많은 사람들은 부분유료화를 브라우저에 이식못했기 때문이다라는 추측을 내고 있는데 정확한 사실은 저도 잘 모르기 때문에 넘기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웹화가 진행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즐기던 포립안에서의 게임 주사위의잔영이 사라지게 되었고, 웹사이트에서 게임을 진행하다보니 인터넷오류가 뜨면 채팅방까지 같이 튕기게 되어 여러모로 불편사항이 늘어나게 되어서 점차 사람들은 포립을 멀어져가게 되었습니다.
포립은 웹화가 되어서 부분유료화가 되었지만 짭잘한 수익이 나오지 않아 자꾸 주사위의 잔영2의 개발이 미뤄지게 되었고, 그로인해서 유저들은 감소하고 포립에서 활동하던 개발진들의 절반이 마그나카르타와 테일즈위버로 이전하게 되어 악순환을 반복하다가 결국 서비스 종료되었습니다.
정말 소프트맥스만큼이나 유저말을 수렴하지 않고 독불장군으로 밀고나가는 게임도 보기 힘들것 같습니다.
오죽하면 소맥운영진이 아니라 일반유저들이 나서서 브라우저 포립을 복구하는 지경까지 이르렀으니 말이죠. 포립이 다른 게임보다 더 애틋한 이유는 내 캐릭터의 강약보다도 그시절 추억과 인간관계가 고스란히 남아있어서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지금이라도 다시 재부활 했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네요.
소맥 맛있음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