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로드 2가 지난 17일 정식 서비스에 돌입 했습니다. 전작 아크로드는 TV 광고도 하는 등 광범위한 프로모션으로 적어도 이름 정도는 알고 계시는 유저가 많을 것입니다. 현재도 서비스를 진행 중인데, 이번에 정식 서비스에 돌입한 아크로드 2는 전작과 비교해 그래픽, 전투, 사운드 등 여러 방면에 걸쳐 보다 향상된 후속작의 모습을 갖추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의 완성도라는 측면과 부분 유료화 게임이 유료 아이템을 판매하는 시스템 부분에서는 그리 호의적으로 보이지 않는 부분이 다수 있었습니다. 과연, 아크로드 2는 전작의 명성에 먹칠을 한 후속작일까요.
자유도 높은 프리클래스
아크로드 2는 직업의 구분이 없습니다. 캐릭터 생성 초기에 종족과 성별, 주무기를 선택하게 되지만 선택한 무기만을 게임 내에서 계속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무기에 따라 직업이 변하는 단순한 구조를 따라간 덕분에 도끼나 랜스를 들고 근접 전투를 펼칠 수도 있고 활로 원거리를 커버 할 수도 있으며, 완드를 들고 자힐로 체력을 수급하며 싸우는 것도 가능합니다.
결과적으로 하나의 캐릭터로 네 가지 직업의 재미를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긴데, 이를 위해 무기의 차이는 뚜렷히 구분해 두었습니다. 두 손으로 사용하는 도끼. 검, 방패를 사용하는 랜스. 원거리의 활과 힐러의 역할을 도와주는 완드 등은 무기 자체만으로 네 가지의 색다른 직업을 만날 수 있게 된 셈입니다.
하지만, 레벨업 시 주어지는 스탯 포인트가 2포인트에 불과해 애초부터 다양한 직업을 육성하기 위한 발판이 마련되어 있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근접 탱커 위주로 키우기 위해 힘과 체력 위주로 스탯을 투자했을 경우, 이는 활이나 완드를 들고 싸우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스탯이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무기에 따라 스탯이 바뀌는 형태라면 네 가지 직업을 보다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상황에 따른 적절한 프리클래스의 묘미가 더 살아났을 것입니다.
도끼로 싸우다가
랜스(검, 방패)로 쉽게 체인지가 가능합니다
어떤 무기든 1레벨에 장착할 수 있지만, 해당 무기 숙련도의 능력이 부족하다면 무기의 능력을 100% 발휘하기는 어려운 구조입니다
무기 마다 사용하는 스킬도 모두 따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타격감은 굳, 속도감은 글쎄
전투는 어느 정도 적당한 손 맛을 느낄 정도의 타격감은 살아있는 편입니다. 특히, 저레벨부터 스킬 연계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순차적인 스킬 입력에 따라 다양한 모션으로 몬스터를 제압하는 전투의 재미도 충분히 구현되어 있고요.
하지만, 이런 스킬을 발동하는 모션과 모션 사이에 움직임이 매끄럽지 못합니다. 물 흐르듯 모션이 연계되는 것이 아니라 끊어지는 느낌인 것이죠. 게다가 공격 판정이 애매해서 공격 모션과 스킬 사용에 따른 데미지 등의 결과값이 따로 논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게다가 전투의 속도감은 여타의 MMORPG와 비교해 조금 느린 감이 있습니다. 이는 앞서 말한 부자연스러운 모션과도 연결되는 부분이며, 지속적인 전투를 위한 피탐의 문제도 한몫 합니다. 생명력 회복 속도가 개선될 필요가 있는데, 지난 24일 적용된 2차 패치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 기대했지만 개선 되지 않아 아쉽고요. 아무래도 몬스터가 레벨 대비 체력이 높기 때문에 2, 3마리 잡고 피탐하는 시간이 길어져 전투의 지속성이 자주 끊기는 것인데, 이런 기본적인 문제를 감안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타격감은 나름 만족스러운 수준
스킬 연계는 전투 중 나타나는 스킬 단축키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일반적인 MMORPG의 경우 앉으면 피탐 속도가 빠른데, 준비된 소셜 액션에는 앉기가 없습니다
딱히 매력적이지 못한 인던
아크로드는 2는 비교적 저레벨이라 할 수 있는 10레벨에 보다 다양한 콘텐츠를 맛볼 수 있게 구성되었습니다. 10레벨에 처음으로 인던을 탐험할 수 있고, 탈 것도 10레벨 대에 제공하여 원활한 이동을 돕고 있습니다.
저레벨이라 탈 것의 속도감은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가장 처음 만날 수 있는 인던, 블라드밀 사육장을 살펴보면 딱히 인던에서의 전략은 찾아볼 수 없는 모습입니다. 인던은 클리어를 위한 시간 제한이 있고, 목표물인 네임드 몬스터를 잡는 것으로 인던 탐험을 마칠 수 있습니다. 필드 몬스터를 비롯한 인던 내 가장 큰 문제는 선공 몬스터의 어그로 범위가 생각보다 넓어서 자칫하다가는 1대 다수의 불합리한 전투를 자주 펼치게 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인던 보통 레벨은 적정 레벨일 경우 혼자서도 클리어가 가능하다고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충분한 물약이 확보되었을 때의 이야기에 불과합니다. 피탐도 길어서 이런 식으로 시간 제한이 있는 인던을 보통 난이도에서 혼자 클리어하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닌 것입니다.
다행히 다른 유저와 파티를 맺고 인던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인던은 총 4가지의 난이도가 존재
인던에서의 흔한 몬스터.jpg 기본 몬스터는 정예입니다
초기 인던의 목표는 네임드 몬스터를 잡는 것
보상으로 보물 상자를 열 수 있지만, 당연하게도(?) 좋은 아이템은 얻기 힘듭니다. 인스턴스 입장권을 획득
캐시템의 폐해
부분유료화로 서비스되는 아크로드 2는 정식 서비스 돌입과 함께 캐시샵을 빠르게 오픈했습니다. 그 결과 캐시샵에서 판매되는 아바타를 구매한 유저와 그렇지 않은 유저의 격차도 빠르게 벌어졌습니다. 물론, 파티플레이를 할 경우 꽤 빠른 레벨업이 가능하지만 솔로잉을 즐기는 유저에 한해 아바타를 장착한 유저와 그렇지 않은 유저의 격차는 생각보다 큽니다. 말 그대로 돈을 지불한 만큼의 효과가 아바타에서 유감없이 발휘되는 것이죠.
빠르게 오픈한 캐시샵
아쉬운 것은 이런 아바타의 쓰임이 단순히 자신의 빠른 레벨업이 아니라 타인의 무차별 PK로도 악용된다는 것입니다. 5레벨 대에 양 쪽 진영이 서로 만나는 분쟁 지역에서의 퀘스트를 지급받는데 이곳에는 아바타를 입고 10~20레벨 대의 유저들이 상대 진영 저렙 유저들을 학살하는 일이 며칠이나 계속 됐습니다. 그런데, 운영진은 이에 대한 조치도 취하지 않는 모습이었고요.
캐시템을 구매해준 유저는 제재를 가하지 않는다는 마인드 일까요. 애초 고레벨이 저레벨 분쟁 지역에 들어오는 시스템도 문제이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조차 이해할 수 없는 행동입니다.
상대편 고렙 유저 때문에 발이 묶인 유저들
상대편 PK유저는 20레벨에 아바타까지 착용해서 저레벨 유저들이 합심해서 쳐도 꿈쩍하지 않습니다. NPC 경비병도 별 도움이 되지 않고요
서버는 잘 나가지만...
현재 아크로드 2의 서버는 약 10개 정도가 운영 중이며, 평일 저녁 시간대에는 4개 정도의 서버가 보통이나 혼잡 할 정도로 초반 접속율은 좋은 편입니다. 이는 전작의 명성이나 캐시를 통한 메리트가 생각보다 크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크로드 2는 게임의 완성도라는 측면에서는 결코 좋은 점수를 줄 수 없습니다. 퀘스트 동선이 길어서 쓸데 없이 시간을 낭비하고, 12레벨만 되도 일반 퀘스트가 없어서 남은 인던 퀘스트 클리어를 위해 주구창창 인던 입구만 서성이게 되는 점. 그렇다고 노가다를 통한 경험치 수급이 좋은 것도 아니라 게임 전체적으로 산재된 캐시템을 부추기는 시스템이 너무나 노골적이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습니다.
아크로드 2의 선전, 언제까지 계속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