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규 사단의 '트리 오브 세이비어'가 1차 CBT를 시작 했습니다. 라그나로크류의 MMORPG를 좋아했던 유저라면 딱 그만큼의 재미를 가져다 줄 트리 오브 세이비어는 모바일 게임 속에서 모처럼 등장한 신작 MMORPG라는 점과 인기 개발자 김학규 대표의 신작이라는 요소가 맞물려 첫 공개 때부터 많은 관심을 받아왔습니다.
퍼블리싱을 넥슨에서 맡았다는 것이 향후 캐쉬 영역에서 문제될 소지가 있지만, 아직 1차 CBT라 이 부분에 대한 걱정은 접어둡시다. 대신, 게임 자체로만 보자면 1차 CBT임에도 불구하고 콘텐츠의 량은 괜찮은 편이며, 게임성도 나쁘지 않아 앞으로 진행될 추가 테스트에 적지 않은 기대를 품게 만들어 줍니다.
동화 같은 그래픽
풀 3D MMORPG가 가득한 현재 트리 오브 세이비어의 그래픽은 아기자기하면서도 동화 같은 맛이 가득해 멋있다거나, 웅장하지는 않지만 '아름답다'라는 말로 표현이 가능합니다. 캐릭터를 비롯해서 몬스터, 각종 배경과 건물 등 세세한 손길이 묻어난 흔적을 느낄 수 있고, 다양한 NPC의 일러스트도 멋지게 구현되었습니다.
혹자는 너무 구식이다, 복고적이다, 또는 2D 도트 그래픽의 느낌이 난다고 하지만 트리 오브 세이비어의 그래픽 컨셉은 클래식한 느낌을 살리면서도 너무 낡아 보이지 않으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과거의 향수를 느낄 수 있음은 물론 일러스트로 구현된 수작업을 통한 터치를 그대로 옮겨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 만큼 손이 많이 간 듯한 느낌을 전해주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동화 같은 그래픽
엄청 섹시한 악세서리 상인
아직도 이런 아기자기한 그래픽을 선호하는 유저가 많습니다
인터페이스의 신선한 변화
많은 MMORPG들이 출시되면, 인기작의 UI를 그대로 답습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런 점에서 트리 오브 세이비어는 창의 위치와 채팅의 변화를 주면서 나름대로 독자적인 인터페이스를 보이는데 성공했습니다. 우선, 소지품과 캐릭터창 등은 화면의 좌, 우에서 튀어나오는 구조로 만들어 따로 마우스를 통해 위치를 옮기는 기존의 방식에서 탈피했습니다. 이 방법은 중앙에 위치한 캐릭터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정보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습니다.
정보 창을 화면의 좌, 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채팅의 경우 유저들의 채팅을 일일이 말풍선에 넣어 보다 눈에 잘 띄게 만들었고, 확성기를 통해 채팅을 하면 상단에 유저들의 채팅이 상단에 흘러가는 방식으로 확인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게임 플레이는 방해 받지 않으면서 다양한 유저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또한, 소지품과 캐리터창의 단축키가 F1, F2와 같이 키보드 상단 부분의 키들로 할당되었습니다. 키보드 중앙의 알파벳 키들은 모두 단축키로 사용되어 다양한 스킬이나 아이템을 올려놓고 바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이죠.
이와 같은 채팅 시스템 덕분에 커뮤니티성은 보다 향상되었습니다
2% 부족한 전투
캐릭터 이동부터 공격, 그리고 NPC에게 퀘스트를 받는 행동 모두 키보드로 원활한 조작이 가능합니다. 마우스는 최초 로그인 시에만 사용하면 될 정도로 키보드에 특화된 컨트롤을 보여줘서 향후에는 게임패드가 지원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투의 경우 스킬 외에는 기본적인 공격과 점프를 사용하는 단조로운 구조인데, 캐릭터의 공격 모션이 딱딱 끊어지는 경향이 강해 뭔가 물 흐르듯 이어지는 액션의 재미는 없습니다. 대신 한 방 한 방의 타격감은 꽤 살아있는 편입니다. 그러나, 제자리에서 계속 공격만 넣을 수 없어서 이동을 끊임없이 해야 하고, 스킬의 데미지가 월등히 높지 않기 때문에 초반에는 이동과 평타의 의존도가 너무 높아 전투가 단조롭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키보드에 최적화된 조작 체계
전투에 대한 호불호는 계속해서 논란이 될지 모릅니다
보스전의 경우 개인 인스턴트 던전 형식으로 구현하여 다른 유저들에게 보스를 잡기 위해 방해 받을 여지가 없어 상당히 쾌적한 상태에서 전투에 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스의 패턴도 잔몹 몇 마리를 대동하고 고유의 기술을 사용하는 정도로써, 어느 범위에 데미지를 주는지 미리 표기가 되기에 긴장감이 덜 합니다. 전투의 재미는 확실히 적은 편이며, 스태미나의 존재로 스태미나가 없으면 뛰다가도 갑자기 걷기 때문에 전투에서는 꽤나 신경 쓰이는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스태미나는 맵 곳곳에서 나오는 나무뿌리 수정을 파괴해 지속적으로 보충이 가능합니다.
전투가 논타겟팅으로 진행되기에 스킬의 사용 방법도 약간 익숙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예컨대 클레릭의 힐은 지정된 타겟에게 사용할 수 없기에, 사용하면 일정 범위에 힐이 지정되어 거기에 캐릭터가 위치 해야 체력이 회복됩니다. 아처의 공격 스킬 또한 해당 버튼을 누른 채로 범위를 이동시켜 몬스터를 맞춰야 하는 등 전투에서는 확실히 컨트롤이 중요시 되는 느낌이 강합니다.
스태미나의 도입도 처음에는 다소 뜬금없게 느껴졌습니다
클레릭의 회복 계열 마법은 몬스터에게 사용할 경우 데미지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공격 스킬은 이렇게 데미지를 줄 타겟 범위를 움직이는 방식입니다
편의성과 그 밖의 특징들
편의성을 중시한 부분이라면 단연 퀘스트 완료를 들 수 있습니다. 퀘스트를 완료하고 해당 NPC에게 직접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백스페이스 버튼 한 번으로 워프를 사용해 NPC 바로 옆으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자동 이동보다 시간 절약 면에서 보다 향상된 기능인 셈입니다.
퀘스트 목적은 대부분 몬스터 퇴치에 머물러 있지만, NPC와 함께 전장에 나가는 등의 스토리텔링을 살린 퀘스트도 존재하고, 서브 퀘스트의 수락 여부를 유저에게 맡겨 메인 퀘스트 위주로만 진행해도 되고 모든 퀘스트를 클리어하면서 나가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 밖에 퀘스트 클리어 보상으로 경험치 카드라는 것을 받게 되는데, 이를 통해 운이 좋으면 50%의 추가 경험치를 얻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퀘스트의 보상이 경험치와 아이템이라는 것을 볼 때 해당 경험치를 얻기 위해 소지품을 열어 그것을 다시 클릭하는 2차적인 행동은 꽤나 불편하게 다가온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맵을 보고 서브퀘스트를 하러 갈지 말지 직접 결정할 수 있습니다
경험치 카드의 존재 여부는 조금 납득하기가 힘듭니다
이제 막 시작한 트리 오브 세이비어
1차 CBT를 지금 막 시작한 트리 오브 세이비어의 성공 여부를 묻는 것은 너무도 이른 일일 것입니다. 무엇보다 라그나로크 온라인 2가 엄청나게 저급한 게임으로 등장하면서 전작의 명성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혔는데, 트리 오브 세이비어의 등장과 김학규 대표의 개발이라는 점으로 사실상 이 작품을 라그나로크 온라인 2로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외형부터도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분위기를 여실히 풍기고 있으며, 여전히 클래식한 느낌의 MMORPG가 국내에서 성공할 수 있을 지의 여부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모바일 게임의 홍수 속에서 많은 인기 개발자 또한 모바일 쪽으로 외도 아닌 외도를 하고 있는데 반해 모처럼의 정통 MMORPG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향후 트리 오브 세이비어의 앞날이 기대됩니다.
i5 / 8기가램 / R9 280x 로 일부구간 10프레임으로 플레이 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