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심각한 얘기다. 2년만에 돌아왔다. 게임쪽에서 다신 키보드를 잡지 않을거라고 결심했다. 수익을 내려 생각하지 않았던 블로그도 더이상 관리를 안하게 됐고 이젠 다른 방향으로 글로 돈을 벌어먹는 입장이고 날 믿고있는 독자들도 꽤 생겼다.
옛날에 골창에서 흙파먹던 등신이 아닌 이제 사람다운 구실을 갓 하게된, 초보작가가 됐다.
그런 내가 왜 2년만에 글을 쓰느냐. 그건 바로 이 게임이 너무 안타깝기 때문이다.
필자는 기다렸다. 저질 삼류 쌈마이 중국산 웹게임이 아닌, 가챠에 미치고 랜덤에 미치고 돈에 미친 돈귀신들이 아닌 진짜 게임다운 게임을 기다렸다.
그러나 그런 게임은 수년이 지나도록 나오지 않았다. 2010년부터 시작한 망게임들의 향연은 이제 국산 온라인게임의 위기, 제 2의 아타리 쇼크라는 말이 나온다.
그런 상황에서 나는 이 게임을 기다렸고 접했다. 그리고 다시 실망하게 됐다.
똥인줄 알았으니까. 정말 똥인줄 알았으니까. 그렇지만 현재 와일드 버스터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병신인 게임을 게임사가 어떻게 멱살을 끄는지, 어떤 운영으로 게임을 살리려 발악하고 있는지 내게 플레이로 똑똑히 보여 주었다.
그들은 열정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들의 열정에서 내가 미친듯이 울었던 때를 기억해 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그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남긴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옛날 부터 온라인 게임을 해왔고 그래픽이 게임에 큰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픽이 게임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면 언더테일과 마인크래프트같은 걸물마저도 묻혀야 할테니까. 사실상 평균적인 기준을 놓고 봤을때 와일드 버스터의 그래픽은 큰 점수를 줄 수 없다.
그러나 확실한건 와일드 버스터는 'SF'배경의 게임이다. 지금 SF를 배경으로 남아 있는 게임은 없다. 최소한 이 글을 읽는 사람이 알만한 국산 RPG는 절대 없다.
와일드 버스터는 SF특유의 분위기는 잘 살려 놓았다. 물론 향후 봐야할 이야기지만 펫인 고양이가 기계뭉치로 되어있고 입고 있는 아이템들도 확실히 우주전사 느낌이 난다.
물론 많이 부족한 그래픽이지만 게임을 즐기기엔 충분했다.(BUT 최적화가 약간은 안되있긴 하다.)
점수는 3.5점.
솔직히 말해서 인터페이스도 좋다곤 하지 못하겠지만 불편한 것은 없다. 저 작은 화면안에 보일 수 있는 것은 전부 모두 다 들어있고 개발력의 부재로 특수한 해상도 조절을 메모장으로 해야한다는 것과 뭔가 이유없어 보이는 아이콘들이 몇몇 있지만
여러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내가 이게 불편했고 짜증났으면 아예 소개부터 하지 않았을 것이다.
게임을 즐길수 있는 최소한의 요소는 충분히 가지고 있고 귀참온라인같은 괴랄한 인터페이스는 아니다. 늘 봤던것처럼 익숙하기에 불편해 보이는 혁명이 없어 보이기에 아쉬운 인터페이스지만 게임의 조작감부터 직관성까진 꽤나 좋은 편이다.
점수는 3점.
이왕 말하는김에 사운드도 짚고 넘어가자면 빈약한 부분이 많다. 그러나 그것도 위와 마찬가지로 게임의 재미를 해치지는 않는다.
딴건 모르겠는데 캐릭터 하나는 정말 미친듯이 많다. 와일드버스터는 거의 5년 가까운 개발기간을 투자했고 저 모든 캐릭터들이 개발자체는 끝난 상태이다. 무슨 던파의 여프리마냥 몇년씩 쳐묵혀 두진 않는다는거다.
게임은 3월 초에 오픈했지만 대략 3~4주일 되는 시간에 벌써 두개의 캐릭터를 공개했다. 향후 캐릭터에 관한 문제는 많이 없을것이고
전체적으로 AOS스타일의 캐릭터, 즉 롤의 챔피언과 비슷한 스킬구성을 가지고 있다. 그 때문에 화려함은 사라졌지만 사냥하는데엔 5초가 되지 않는 쿨타임으로 미친듯이 딜싸이클을 굴릴 수 있다.
솔직히 말해주자면 개발진의 적은 인력과 게임의 방향성에 대한 것이 아직 플레이 하는 유저들과 제대로 맞 물리지 않아서 캐릭터성을 살리긴 힘들다.
그러나 분명히 이 또한 유저가 늘어나면 충분히 생길 수 있고 '덕'들이 생긴다면 2차창작도 기대해 볼수 있을 정도로 캐릭터는 다양하게 가지고 있다.
진심 타격감 부분에 대해선 깔것이 크게 없다. 물론 파이터스 클럽같은 걸물게임에 비하면 부족한 부분이 있긴 하다. 하지만 파이터스 클럽과는 속도 자체가 다르다.
굉장히 빠른 쾌속의 쿨타임, 손가락이 쉴새없는 스킬난사. 적재적소에 터지는 이펙트와 강력함을 보여주는 표식은 확실하다.
많은 부분에 대해선 설명해주긴 힘들겠지만 일단 와일드버스터는 즐길수 있을정도로 훌륭한 속도감, 즉 완벽한 김치형 타격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가 있다. 와일드 버스터는 보스몹을 제외하고선 모든 몬스터들의 딜이 타겟팅으로 들어오며 캐릭터들은 논타겟팅으로 사냥한다.
핵앤슬래시에 이게 무슨 지옥같은 소리냐 말할수 있겠지만 여기서 와일드 버스터의 진가가 나온다.
타겟팅으로 때려박는 잡몹이 너무 쎄서 보스를 잡을수 없으니 딜을 반절로 줄여버렸다.
그것도 부족해 아파서 울고 있는 캐릭터들에게 심심치않게 쓸 수 있는 구르기에 회피확률 50%를 달아 줬다.
그들은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택했고 최대한 빠른 루트로 패치해 주었다.
당신도 알겠지만 문제가 있어도 무시하는 씨발게임들이 한두개가 아니다. 분명히 리뷰할때도 말했던 이대로 가다간 망한다. 누누히 외쳤던 씨발똥겜, 로도스도 전기라는 천만부가까이 팔린 책을 가지고도 아무것도 못살렸던 로도스도 전기 온라인.
그들은 유저들의 소리를 아주 강렬하게 무시했고 지들 멋대로 대격변을 시켰으며 결국엔 서버만 열어놓고 서비스 종료각을 재고 있게 됐다.
하지만! 와일드 버스터는 달랐다.
저 모든것이 문제를 짚었고 인지하고 처리하기까지 채 4일이 걸리지 않았다. 즉 어제와 오늘이 다른 게임이었다는 것이고 난 저부분에서 와일드버스터, 누리웍스에 약간의 신뢰도가 늘었었다.
그러나 문제점은 많이 있었다. 저 패치를 한 시점이 3월 초순이었고 게임엔 심각한 문제가 아직까지 많이 산재해 있었다.
그리고 그 문제점은 3주도 되지 않은 시간에 수정이 되었다.
다른게임에서 다 할수 있는걸 컨텐츠라 말하기가 그러니 일단 한 사진을 보여주겠다.
현재 게임은 4막까지 열려있는 상태고 이미 9막까지 개발이 끝났다. 막은 디아블로의 액터 개념이며 즉 현재 게임은 반절도 달려오지 못한 상태라는 거다.
그러기에 여러분께 이렇게 간곡히 부탁하는 것이다. 사람이 없어서, 하는 사람이 없어서, 유저가 없어서 그들이 준비했던 것의 반절도 즐기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너무 안타까운 일이 아닌가? 게임계의 무덤 엠게임을 보라, 그새끼들은 업데이트는 안하면서 캐쉬템 팔아먹을 궁리만 하고 서버만 돌려놓지 않은가? 심지어 풍림화산은 08년과 달라진게 없는데 캐쉬는 신나게 팔아제끼고 있다.
그러나 이 게임은 다르다. 길었던 개발기간동안 준비되어 있는 것이 많았으며
유저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컨텐츠를 추가해 나가고 있다.
염전소금마냥 짰던 코인의 보상을 10배 가까이 늘려주었고 코인을 수급할 수 있는 방어전을 오픈했다.
아직 게임의 반도 달려오지 않았다. 수많은 캐릭터들이 남아있고 수많은 던전들이 남아있다. 즉 누리를 믿고 따라간다면 컨텐츠는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와일드 버스터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고 전체 플레이유저가 400명도 채 안될만큼 힘든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3월 2일의 와일드 버스터는 창놈게임이었다.
게임을 하는게 아니라 고문기구를 타야했고 해결할 순 있었지만 재활을 했어야 했다.
넥슨같은 휠체어 바퀴까지 빼놓고 걸으라는게 아닌 휠체어에서 일어나라는 개념이었지만 그 재활이 힘들어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만 두었다.
그러나 여기서 누리의 진가가 발휘되었다.
게임은 지옥이었다. 솔직히 오픈때의 와일드 버스터는 서리한을 들고 리치왕을 썰어야 하는 게임이었다.
문제점은 한두개가 아니었다.
만렙던전의 난이도는 초창기 똥3의 불지옥보다 더 빡셌다.
자비없는 난이도와 쿨타임마다 물약을 굴리지 않으면 생존조차 할 수 없었고
그 때문에 솔플을 할 수 있는 직업은 탱커나 힐러, 거기에 무적이 있는 딜러 하나 뿐이었다.
위의 이유 때문에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최고위 아이템은 던전을 돌아도 나오지 않았고 물량 자체의 수급이 힘들었던 두번째 서버는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가기 시작했다.
즉 파밍을 하러 던전을 가는건데 파밍템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파밍템을 돈으로도 구할수 없으니 매번 사냥터에서 푹찍당해야 했던 것이다. 디아블로3를 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옛날옛적 1.02의 야만용사가 불지옥에서 당했던 일을 모두가 당했다.
물론 개중에도 썩은물들은 존재했다. 재활을 마친 썩은물들은 세시간동안 같은 던전 뺑이 치고 돈 모아서 경매장에서 물건 사서 강화하라고 말했다.
노력도 없이 게임을 하려는 도둑놈이냐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딜컷으로 사람들을 가려받기 시작했고 이 게임도 그들만의 리그가 될 뻔했지만...
누리의 선택은 기존의 썩은물이 아닌 신규의 진입장벽 완화였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3주만에 누리는 기존의 컨셉을 버리고 아이템의 드랍율을 10배 가까이 올렸고 그동안 썩은물들이 작업해왔던 캐릭터를 이제 막 시작한 뉴비가 따라잡을 수 있게 상향 평준화를 했다.
그와 동시에 캐릭터의 밸런스를 꾸준히 잡았으며 버그마저도 끊임없이 잡았고 심지어 레이드에서 튕겨 입장권이 날아간 캐릭터에게 직접 밤 10시에 GM이 전체공지를 띄워 입장권이 날아간 11명에게 손수 입장권을 나눠 주었다.
그와 동시에 꾸준히 인게임에서 간담회를 진행했으며 유저들이 힘들까봐 '캐쉬아이템'도 넉넉히 챙겨주었다.
그 때문에 게임은 지옥이 아닌 천국이 됐다. 무자본이, 아무것도 없는 유저가 최종컨텐츠까지 도달할 수 있게 되었고 기존의 썩은물들마저도 결국 올라간 드랍율에 환호성을 질렀다.
이 모든 것이 3주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이 모든것이 3주만에 일어났지만 누리는 유저를 붙잡는데 실패했다. 똥을 퍼주다가 코스요리를 준비했더니 기다리던 손님들이 모두 나가버린 것이다.
그 때문에 필자가 너무 안타까워서 이렇게 글을 적는 것이고 이들이 노력하는 모습은 엔씨에서도 넥슨에서도 몇천억 가진 퍼블리셔들에게서도 볼 수 없는 자세였다.
초창기의 실수로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되었고 이젠 투자자들 마저도 게임에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광고주도 물수도 없었고 노력은 그 어떤 게임 아니 현행 온라인 게임 업계 사상 마지막 남아 있는 양심이라고 해도 모자랄 이 회사는 빠져나가버린 유저들로 인해 위태위태하다.
바뀌었다, 나는 너를 사랑했다라고 고백했지만 늦은 고백이 되어린것이다.
필자가 이 게임을 높게 사는 이유는 하나다. 이 게임, 완성된 게임은 아냐. 완벽하지도 않아. 그렇지만 이놈은 네가 사랑해준다면 자신의 배를 찢어서라도 네 갈증을 채워줄 녀석이야.
믿을수 없는 사랑이야기겠지. 씨발똥겜에 지쳐 꽃뱀들에게 털려먹은 아저씨인 너는 더는 사랑할 수 없겠지. 하지만 와일드버스터는, 누리웍스는 너를 여전히 사랑하고 있고 그걸 보여줬어.
이제 믿어봐, 이제 믿고 한번만 플레이를 해봐..
와일드 버스터는 손길을 바라는 어린왕자의 여우처럼 너를 기다리고 있어.
총평
1점짜리 였던 게임이 현재 3점이 됐고 5점도 충분히 바라볼수 있는 게임
다들 치유 꼭해야 된다 생각해서 내가 2년만에 글을 적게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