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꽤나 보수적인 남자입니다.
남녀관계라던가, 전통과 같은 방향에 있어서는 말이죠.
이런 것이 찬반으로 나뉘어지다니...개인적으로는 좀 보기가 그렇습니다.
차례 지내는 순서, 차례상에 올라가는 음식의 위치(가장 기본이 되는 홍동백서, 조율이시,
두동미서, 어동육서, 좌포우혜, 반서갱동)를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대다수이고,
현대에 맞게 라는 뻔한 슬로건과 함께 간소화만 하려는 움직임이 많더군요.
제사, 차례 모두 형식에서의 차이(혹은 예(禮))나 행하는 시간의 차이를 제외하고서는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최근에 죽은 고인이 아니라 가문의 조상 모든 분들께,
바치는 의례라는 점이죠. 생전 고인께서 피자, 치킨을 좋아하셨다면 상관없지 않느냐??
사실 이 말이 제일 웃겼습니다. 아무리 대손이 얕다고 하더라도 최소 4대 위의 조상님이시라면
(통상적으로 차례는 4대 조상까지 한하여 의례를 행하는 것을 말합니다.)
피자?? 치킨?? 이런거 아실리가 없으실텐데요.
그냥 솔직히 피자와 치킨이 올라간 차례상을 보면서 욕을 했던게,
차례상에 올리지 않고 따로 놓고 철상, 음복시에 나눠 먹는다면야 그나마 이해를
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피자는 전 대신에, 치킨은 제사닭 대신에
올라간걸로 밖에 안보여지더군요.
시대가 발전하고, 문화가 바뀌고, 세월이 변한다고 하더라도
민족의 고유 명절만큼은 옛 방식을 그대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일반 가정에서 행하는 상차림 역시도 간소화가 많이 되었다고 여겨지는데...
이런 것들은 대가 이어지면서 실전될 수도 있는 부분으로 친다고 하더라도,
내가 차례의 강신(차례의 가장 처음 순서. 쉽게 말해 향을 피우고 술을 부은 다음,
절을 함으로써 조상님을 부르는 의식) 상에 4대 조상이지 않고서야
아직까지 피자, 치킨과 같은 서양 음식이 올라가는 것은 좀 심하게 말해서
조상님을 능욕하는 행위라고 밖에 여겨지지 않습니다.
p.s 홍동백서 - 과실이나 과자를 놓는 순서로써 붉은 색은 동쪽, 흰 색은 서쪽에
조율이시 - 대추, 밤, 배, 곶감 순으로 놓습니다.
두동미서 - 어(魚) 혹은 육(肉)을 놓을때는 머리가 동쪽에 꼬리가 서쪽에(통상적으로 생선에)
어동육서 - 생선이 동쪽, 고기가 서쪽
좌포우혜 - 왼쪽에는 대구나, 북어포 같은 것을, 오른쪽에는 식혜
반서갱동 - 밥은 서쪽, 국은 동쪽(살아있는 사람의 상차림과는 반대입니다.)
저도 기사보고 좀 마음이 안좋았습니다.
대려 기사를보고 큰집의 윗분들에게
"치킨 피자를 올려놓는게 어떻냐" 라고 말했다가
혼나지나 않았으면 좋겠네요.
(저희집이라면 귀싸대기가 날라왔을겁니다 ㅠㅠ어렸을적 차례음식에 손댔다가 혼난기억충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