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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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제가 초6이었던 시절입니다.

한반도를 뜨겁게 달구었던 '2002 한.일 월드컵'

월드컵분위기가 고조되는 시즌이었죠,

그때 EA 소프트에서 나온 '피파 월드컵2002'

저두 그 CD를 소장하고 있었던지라 집에서

할일도 없겠다 열심히 플레이를 하고있었죠,

그때 학교에는 반마다 컴퓨터가 2대씩있었는데

두 컴퓨터 모두 '피파월드컵[일명 피파로 간추립니다]'

이 깔려있었습니다.

특히 우리초등학교는 초등학교 축구대회에 나가서 우승경력도

많은데다가 저희 동네 초등학교중에서도 축구부가

가장 소문이 난 학교인지 애들이 축구도 잘하고

피파도 잘하는 녀석들이 넘쳐났답니다.

저는 잘하는것도 못하는것도아닌 중위권이었죠,

저희 반에는 축구부 2명이 있었는데 이놈들이

피파왕이라고 불릴만큼 잘했으나, 이 녀석들을

한방에 눌러버리는 프로급의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이 녀석들이 하는 플레이를 보면 무슨

'이 놈들은 정녕 프로게이머 인가?' 할정도의

실력이었죠,

저는 학교에서 자랑할만한 실력도 아니기에 집에서

꿋꿋이 연습을 하고있었더랍니다.

난이도 '프로'에 맞춰놓고 열심히 하고있었던 저는

한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제 친구 B군이었죠, 이 녀석의 컴퓨터는 대략 난감한

사양입니다. 64Ram 에 그래픽 카드는 언제적인지도 잘모를

카드, 되는 게임이라곤 바람의나라와 피파 98,2002.

그래서 심심했던지 전화를 한모양입니다.

" 아, 무슨일이야 B군? "

" 아니, 심심해서. 너 뭐하니? "

" 피파하는데? "

" 오! 우리집도 된다 그거! 같이하자! "

" 그래? 피파가 된다고? 불가사의한일이군."

" 농담 그만하고 빨리하자~"

" 그래, 하려면 네트워크에 들어와.. 그리고.."

뭐. 이렇게 우리의 배틀은 시작됬죠.

저는 피파02의 치명적인 버그를 알고있었습니다.

100%의 골확률은 아니지만.

중앙선 부근에서 슛을때릴 경우 70%정도의 확률로 들어가는

버그였죠 .

이 버그를 안 저는 연달아 세판을 이겼습니다.

그런데 이녀석도 그 버그를 알아 챘는지 네번째 판부터는

엄청난 슛 들을 쏴주더군요 -_-;

그래서 저희는 전화로 협상끝에.

그 버그슛을 쓰지않기로 굳게 약속을하고

다시 게임에 임했습니다.

그런데. 실력면으로나 기술면으로나 제가 우수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끌려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게다가 B군은 저의 절친한 친구지만

반성적, 얼굴, 인기도, 뭐 등등.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

어린 저에게는 상당한 라이벌 의식이 있었죠.

끌려가는게 정말 싫었습니다.

어찌저찌하여서 아슬아슬한 승리.

그 다음날 학교에서 조낸 못한다고 놀리고.

그랬는데. 한동안 B군이 연락이없더군요.

" 이놈 나한테 쫄았나? 키키킥 "

월드컵에서 이탈리아 전이 끝나고.

한 일주일 후 즈음 해서 전화가 왔습니다. B군이었습니다.

" 야! 피파한판붙어. "

" 어; 어어.. "

그렇게 시작된 경기

약 2시간동안 5차례정도의 경기를 했습니다.

이긴 경기가 단.. 단.. 단한판도없더군요.

크윽. 비참했습니다. 그다음날 학교에서 그녀석의 보복이

두려워서 저는 변명을 생각해 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학교에 가자 B군이 말을걸더군요

" 얌마! 너 왜이렇게 피파를못해?"

" 그게아니고, 내동생이했어.(초딩때 많이쓰던 변명이죠;)"

" 큭큭큭큭 그래그래, 니동생 엄청못하더라."

개구리 올챙이적 기억 못한다더니.

자기가 질땐 언제고, 이제와서 날이렇게 비참하게 만들수가..

으윽..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습니다. 게다가

앞에서도 말했듯이 그녀석은 제 라이벌입니다.

아니 저 혼자의 라이벌 이었죠.

그때 그녀석이 몇일간을 놀려대던지.

다혈질이었던 저는 억울한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채 눈에 눈물만 그렁그렁 달고있고,

얼굴은 시뻘개 져서 씩씩대던 제가 문득 기억이나네요.



흠.. B군 언젠가 다시한번 붙어보자 크오오오오!!




지금 중학교때 만나지 못하고 헤어진 B군.

만나고싶네요. B군! 다시한번붙어보자!
Comment '1'
  • ?
    록서스 2006.01.06 00:12
    이 게임! 저도 2002년 추석때 이거 살려고 3만원 가량 모아서 동네 겜샾 갔더니 다음주에 들어온다는군요. 그래서 예약해놓고 일주일후에 받아서 피파 2002를 플레이했죠.

    불꽃슛에 회오리 돌파등에 참 황당했습니다만, 해설도 맛갈스럽게 잘되고 그럭저럭 할만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