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너스 리뷰 - 배틀마린]
2001년도, 포트리스가 한창 수많은 게이머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 시절, 그에 대적하고자 바닷속에 철푸덕(~) 뛰어든 수중탱크, 바로 '잠수함'들이 나타났다. 귀여운 3D 캐릭터와 독특한 어뢰를 무장하고 나선 대전슈팅 게임, '배틀마린'. 벌써 4년이나 흐른 현재, 배틀마린의 모습은 어떠한지 살짝 들여다보자.
[잠수함으로 싸운다]
사실 배틀마린은 여러모로 포트리스와 닮았다. 그러나 표절했다고는 감히 말할 수 없을만큼 나름대로 독창적이고 발전적인 요소로 유저들을 맞이한게 특징이다. 게임의 스토리는 대강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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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2124년, 지구온난화로 따른 기상이변으로 육지의 대부분이 물에 잠긴지 100년이 지난다. 어둡고 깊은 바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인간들은 유전자공학을 이용한 1인용 생체잠수함을 개발하였다. 그러나 또다시 빙하기가 찾아오고 인간들은 멸망의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그러나, 다행히도 바닷속 깊은 곳에 유일하게 얼지 않은 환상의 바다, '뜨뜻海'가 발견된다. 안타깝게도 그 곳에 수용할 수 있는 생명체의 수는 한계가 있었고 결국 그들은 살아남기 위하여 싸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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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배경이자 무대는 '바닷속'(!)이다. 아름다운 해조류가 너울거리고 맛있어 보이는 해물이 넘실대는 곳!(퍽) 그렇게 환상적인 낭만이 가득찬 바다에서 플레이어들은 '뜨뜻海'(작명센스에 박수-)를 차지하기 위한 처절하고도 고통스러운 싸움을 해야하는 것이다. 게임의 진행방식은 턴제를 기본으로 한다. 무엇보다 바닷속이기 때문에 상하좌우로 이동이 자유롭다. 물론 게이지만큼만 이동이 가능하며 공격 후에도 게이지가 남아있다면 이동할 수 있다. 주의해야할 점은 지형에 부딪치면 데미지를 입으므로 너무 촐랑대선 안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바람'의 역할을 하는 '조류'가 있는데 어뢰의 움직임을 방해한다. 총 4방향으로 조류가 발생하며 세기는 화살표 바로 아래에 게이지 퍼센트(%)로 나타난다. 조류의 방향과 세기를 고려하여 어뢰를 발사해야함은 구지 말하지 않아도 자명한 일이다(이미 말해놓고선).
배틀마린의 어뢰는 기존의 그것들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어뢰가 나아갈 이동 경로를 조절할 수 있어서 일직선이나 포물선, 심지어는 S자 곡선을 그리도록 설정할 수 있다(각도보다 조금 확장된 모습). 그리 대단할거 없어보이는 설정일지 모르나, 장애물을 교묘하게(참으로 얍삽하게) 피해서 적을 향해 날아가는게 나름대로 다~이~나~믹하면서도 공격에 있어서 효과적이다. 그러나 단지 적 캐릭터를 향하기만 해서는 데미지를 줄 수 없다. 어뢰는 스페이스바로 지정한 파워만큼 나아가서 폭발한다(이 폭발의 범위는 12개의 캐릭터가 모두 다르다). 그 폭발 지점을 최대한 가깝게 적 캐릭터에 맞춰야 하는 것이다(세기가 강하면 소량의 데미지를 주며 그냥 통과해 버린다. 풋-).
[이판사판!]
이동 루트 조절하는 것도 잘 모르겠고, 조류는 도저히 감도 안잡히고, 어뢰는 적 잠수함 뒷구멍만 슬쩍 간지럽힌채 멀리멀리 날아가서 배틀마린이 너무 어려운가? 그렇다면 이 방법을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배틀마린에서는 잠수함끼리 부딪쳐 박진감(!)넘치고 실로 숨이 꺽꺽 막히는 육탄전을 펼칠 수도 있다!!(오오 멋지다! 대단해!)
그러나 실속은 없다.
[포트리스가 새끼를 낳은 듯한 느낌]
배틀마린을 포트리스의 '새끼'(절대 그런 욕이 아니다!! 오해 No!!)로 표현한 이유는 포트리스와 닮은것 같은데 성장이 미숙하기 때문이다. 포트리스가 건장하게 한창 전성기를 누린 2~30대라면 배틀마린은 고작 7세 10세의 나이로 여겨진다. 일단 위에서 말한 장점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도 이렇다하게 내세울만한 특징이 없다. 마치 지렁이온라인(?)이 지렁이 아쿠아 버전을 내놓은 것과도 얼추 비슷한 분위기다.
사실 이 게임은 돈을 벌어들일만한 구실이 부족했기에 일찍이 손을 놓은지도 모른다. 잠수함들이 참으로 깜찍하고 귀엽긴 하지만 감히 옷을 입혀줄만큼 신체구조가 현명하지 못하다. 지금에와선 캐시 적용방식이 여럿 나왔지만 아마 예전에는 게임사도 어느 방향으로 유료제를 적용시켜야 할지 참으로 난감했을 것이다.
[아름다운 그들]
올해에 배틀마린의 제작사인 드림미디어가 제작한 또 하나의 게임, '비틀윙'이 재오픈을 했다고 한다. 비틀윙은 말에서 느껴지는 바와 같이 하늘 컨셉이다. 확실히 배틀마린과 비교해보면 많이 발전한 모습이다. 그러나 현재 이 게임도 그다지 인지도가 없다. 게임은 만들어 놓기만 하면 유저들이 개미떼처럼 꼬이는 벌꿀이 아니다. 여기에 달콤한 꿀이 있다고 목청껏 소리높여 홍보해야 유저들은 겨우 귀를 기울인다. 배틀마린도 게임사의 소극적이고 움츠러드는 자세로 인해 끝내 비상하지 못하고 주르륵 가라앉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배틀마린은 2001년에 서비스를 시작해 아직까지도 서버가 열려있다. 서버에 들어가보면 사람이 거의 없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배틀마린을 게임으로서 재밌게 즐기고 있다. 그래서 서버를 닫지 않는 것이다. 왠만한 온라인게임들은 이 정도 사태에 이르면 "죄송합니다. 차후에 좀 더 낳은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라고 사죄문 올리며 문닫을만도 한데, 배틀마린은 그렇지 않고 있다. 솔직히 이런 모습은 더할나위 없이 마음에 든다. 소수의 고객만이 남았을지라도 끝까지 서비스를 하는 정신, 이건 모든 온라인게임이 본받아야할 이상적인 모습이 아닐까.
By 치도리
p.s
배틀마린 홈페이지 http://www.battlemarine.com
비틀윙 홈페이지 http://www.beetlewing.com
거부반응일으키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