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설명 : 엘리멘탈사가 불의정령 일러스트)
- 엘리멘탈사가는 어떤게임이였나?
사람들이 엘사, 엘사해서 의아해 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엘사에 대해서
주저리주저리좀 할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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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이후로 넥슨은 바람의나라, 어둠의전설등으로 온라인게임업계의
선두주자로 부상하게됩니다.
그리고 1999년 넥슨은 그동안 모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사내에 30여명으로 구성된 `Asrai 게임개발소` 라는 정예 독립 게임개발팀을
결성하게 됩니다.
같은 해 1월. `Asrai 게임개발소` 에서는 [엘리멘탈사가 프로젝트] 라는 이름으로
2년여에 걸친 게임개발을 시작하고, 3D 입체 공간 개념 기술인 `뎁스 버퍼드 이미지(Depth-Buffered image)`
라는 기술개발에 넥슨은 16억원이라는 자금을 쏟아붓습니다.
그리고 세상에 `엘리멘탈사가`의 존재를 알리며, 넥슨에서는 대대적인 마케팅에
들어가게 되고, 정령계, 클라우드, 에덴, 레스, 라바, 마계 등 총 6개의 월드,,
24개의 테마가 10년에 걸쳐 계속 탄생될 것이라며 많은 게이머들을 기대하게
합니다.
그리고 게임개발에는 물론, 광고&마케팅 비용까지 넥슨에서는 추가로 10억원이
넘는돈을 엘리멘탈사가(이하 엘사)에 퍼부으며 총 개발비 30억원이라는 그 당시
게임업계에서는 상상도 못할정도의 엄청난 자금을 퍼부었으며,
업계에서는 울티마온라인과 같은 대작온라인게임의 탄생이라며 놀라워했습니다.
그리고 1년뒤인 2000년 1월10일, 엘사는 "내부 제한 베타테스트" 라는 이름으로
최근의 "클로즈베타"와 같은개념의 서비스를 시작하게 됩니다.
제한베타에 참가했던 게이머들은 계속해서 벌어지는 넥슨의 이벤트와,
여지껏 256칼라에 불과했던, 국내 온라인게임들과 다르게 그 당시로서는 16비트
라는 깔끔한 게임화면등에 크게 만족합니다.
이 때 까지만해도 엘사의 성공을 의심하는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엘사의 추락은 게임내부부터 있었습니다.
캐릭터 변신시스템, 정령시스템, 링시스템등의 독창적인 게임시스템이 많았지만,
게임초기부터 게이머들의 `아이템 드랍개념이 없어서 불편하다.`
`물리공격속도가 느리다`, `사냥터에 제한이 있는것이 자유도를 떨어뜨린다`
등의 정말 엘사발전에 도움이 되는 뼈가되고 살이되는 리포팅을 하지만,
Asrai 에서는 게이머들의 의견을 전혀 수렴하지 않습니다.
의미없는 10개월간의 제한베타가 끝나고, 2000년 11월 13일.
넥슨에서는 "엘리멘탈사가 베타" 라는 명칭으로 현재의 "오픈베타"와 같은개념의
게임서비스를 시작하게 됩니다.
베타 초창기때까지만해도 온라인게임 업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며,
`대박`조짐을 보이게 되지만, 초반 뜨거웠던 열기가 무색해지게 점점 유저수가
줄게됩니다.
주된이유는 제한베타 테스터들의 리포팅과 같은이유였습니다.
(게임개발자 분들, 게이머들의 의견수렴이 얼마나 중요한건지 알겠죠 ㅡ ㅡ++)
그리고 너무도 생소한 게임시스템과, 그 당시 엘사를 할만한 컴퓨터를 가지고 있던
유저는 적었고, `렉` 때문에 게임을 못하겠다며 떠나는 유저도 다반사 였습니다.
(엘사와 엑사인 2D임에도 불구하고 렉에 관한한 왠만한 3D게임 능가한다는 거 알만한 분들은 아실 듯)
또 하나 문제는, 용량문제였습니다.
엘사는 초기 6개월드 24개 테마로 10년에 걸쳐서 업데이트할 예정이였지만,
처음 엘사가 오픈했을땐 첫번째 월드 레스, 첫번째 테마였지만 레스월드만 해도
용량이 2~300Mb에 육박했고, 이 또한 그 당시 온라인게임들의 용량의 배를
웃도는 수준이였습니다. 그렇게 6개월드 24개테마가 열린다고 한다면 기본적으로
몇GB는 그냥 깨지게 되어있었습니다. 빠른 월드전환을 목표로 개발을 하고있던
Asrai 팀원들은 생각지도 못했던 용량문제에 봉착해, 더이상의 월드업데이트
가 힘들었을 것 입니다.
30억원이라는 개발비를 투입시키며 `엘리멘탈사가 프로젝트`에 전력을 쏟아붓던
넥슨은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더이상의 엘사지원을 중단하게 됩니다.
그리고 엘사는 업데이트가 점점 더 더뎌지게 되고,
뮤, 아타나시아와 같은 3D게임의 등장으로 넥슨이 엘사를 위해 16억원이라는 자금을
투입시키며 개발했던 Depth-Buffered image 기술도 무색해지게 됩니다.
그 때 부터, 온라인게임의 주류는 2D에서 3D로 변하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Asrai의 핵심인물들이 퇴사를 하고 운영자들까지 세대교체를 하게되는
사태가 벌어지게됩니다.
처음에 그 박력있던 엘사라는 수레는 갈수록 삐그덕거리게 되고,
넥슨에서는 그 책임을 Asrai에 묻게 됩니다.
그리고, 2001년 10월 10일. 엘사의 마지막패치였던 3.07 패치를 마지막으로
엘사는 무기한 운영중단에 들어가고, 엘사를 지키고 있던 많은 유저들은
처음에는 "드디어 라바월드가 열리나보다. 대규모패치가 있을 것 같다" 등의
즐거운마음으로 게임에 임하지만, 운영자들의 잠수가 2개월, 3개월이 흐르고
심지어 게임내에서 스피드핵과 칼핵등이 무자비하게 사용되는데도
재제가 이루어지지 않자, 운영자들이 떠났음을 절감. 2차적으로 많은 유저들이
엘사를 또다시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당시 Asrai팀은 처음에
넥슨의 최정예 게임개발팀임이 무색해지게 엘사운영은 중단하고 `아스가르드`
의 게임개발에 참여하게 되고 점점 정체성을 잃어가게 됩니다.
또, 북미에서 서비스중이던 엘리멘탈사가 서비스가 종료하게 되고,
그리고 Asrai팀마저 엘사를 아예 포기하게됩니다. 그들은 `카르마온라인` 이라는 명칭의
게임개발을 시작하게되지만, 본사에서의 지원도 미미했고, 엘사에서의
그래픽 엔진을 그대로 사용하며 엘사아류작같다라는 안좋은 평을 많이
받게됩니다. 그리고 2002년 10월달 중순부터 카르마온라인의 클로즈베타에
들어가게되고, 엘사는 비슷한 시기에 서비스종료 공지가 뜨게됩니다.
2002년 12월 9일. 말도많고 탈도많던.. 한 때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던
엘사는 대중의 외면속에 비참하게 서비스를 종료하게됩니다. 심지어 엘사의
서비스종료에 관한 기사를 어느 게임웹진에서도 다루지 않았으며,
엘사유저들의 엘사종료를 반대하는 외침은 철저하게 외면당했습니다.
그리고 같은달 12월 10일. 엘사 아이디가 카르마온라인으로 옮겨지게 되지만
보상은 너무도 형편없었고 2년동안 엘사에 몸담고 열심히 렙업하던 유저들을
두번울리게 됩니다.
그리고 어지럽게 시작된 카르마온라인의 오픈베타는 초반 항해부터
순탄치 않았습니다. 넷마블의 카르마온라인과 동명의 게임이라는 이유로
(주)드래곤플라이측과 상표권문제로 법정싸움까지 가야했으며 결국
드래곤플라이측이 승소하여 10월달부터 해오던 게임홍보가 모두 수포로
돌아가는 사태가 벌어지게 됩니다.
그렇게 게임이름을 `엑사인`으로 변경하게 되지만,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지
못했고, 결국 2003년 9월 9일. Asrai팀 해체와 함께 엑사인의 운영중단을
선언하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도 엑사인게시판에서는 엘사가 돌아오길 바라는 유저들의 울부짖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없어진지 1년이 다되어 가는 엘사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엘사를 다시 서비스 하라는 넥슨에 대한 항의는 점점 더 늘어가고 있습니다.
할 때는 모르지만, 안 하면 하고싶어지는, 사람들이 그리워지는 게임이
엘사가 아니였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두서없는 글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