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죽음을 알게 된 신들의 눈물
강대한 드래곤의 고독한 고귀함
검날을 달리는 전사의 운명
마나를 희롱하는 마법사의 손가락
달빛을 빨아들이는 도둑의 발걸음
여린 엘프의 차가운 체념
꿋꿋한 드워프의 완고한 성실
거친 오크의 뜨거운 살의
창공을 찌르는 거인들의 묵묵한 이성
사라져간, 잊혀져간 존재들의 불멸성이 봉인된 곳
... 포가튼 렐름.
1974년 최초의 TRPG인 던젼 앤 드래곤즈가 발매된 후 사람들은
펜과 주사위를 연장삼아 이계로 통하는 수많은 '문'들을 뚫어왔다.
포가튼 렐름은 그 개척의 결과물 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세계다.
단적으로 말해 포가튼 렐름은 AD&D를 기반으로 한
캠페인 세팅이다.
TRPG를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부연 설명하면 캠페인 세팅이란
플레이 하는 세계의 배경, 역사관, 살고있는 종족,지리 등을
세세하게 설정해 놓은 자료라 정의할 수 있다.
D&D와 AD&D의 초기에만 해도 이런 설정들은 대개 게임을
설계하고 이끌어 나가는 던전 마스터가 담당했다.
게임에는 아주 기본적인 세계관의 설명만이 제공 되었고,
이것을 기초로 모든 것을 던전 마스터가 직접 고안해내야 했다.
그런데 80년대 중반이후 포가튼 렐름등의 캠페인 세팅들이
연달아 발표되면서 TRPG의 플레이어들은 대부분 이세팅들을
이용하게 된다. 던전 마스터들은 창작의 미궁에서 탈출할수 있는
'아리아드네의 실'을 손에 넣게 된 것이다.
-포가튼 렐름-
포가튼 렐름의 창조주는 판타지 소설작가 '에드 그린우드'다.
1959년 캐나다에서 태어난 그는 어려서 부터 톨킨이나
로드 던세니,에드가 버로우 등의 판타지 문학에 심취했고,
놀랍게도 나이 8살에 처음 포가튼 렐름의 세계관을 구상하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의 판타지 게임들은 보통 이 '포가튼 렐름' 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리니지2를 들어 봅시다.
종족의 개념, 혹은 몬스터의 개념에
인간,엘프,드워프,드래곤,오크 들이 등장하죠.
-이런 녀석들도 포가튼 렐름에 포함되어 있다.
다른 게임도 마찬가지 입니다.
인간만 등장하는 게임도 있긴하지만
세계관이 조금 복잡하다 싶으면 요정이나 오크등이 등장하죠
대표적 인게 와우입니다.
일단 직업에 따른 아이템 장착에 대해 이야기 해보죠.
' 왜 도둑이 무거운 무기와 갑옷을 장착할수 없는가.'
당연한 거지요.
세계관에 따르면 도둑은 주로 헌터의 역활을 해내고 있습니다.
암살, 정찰, 물품탈취, 잠입등의 역활을 하는것이죠.
그런데 갑옷과 무거운 무기. 도끼와 플레이트를 장착하고
위에 언급한 활동들을 한다고 쳐봅시다.
-시뮬레이터-
난 오늘 XX의 암살을 해야 한다.
오, 저기 XX가 보이는군. 간다!! 나의 독을 바른 도끼!!
헉! 피해 버렸다! 빨리 거두어야 하는데!
푸싱!
큭 적이 날린 칼에 팔을 맞았다. 빨리 도망가야 겠어..
난 그대로 호위병들에게 쫒겼다.
얇은 옷같으면 날렵하게 도망갈수 있었지만
내가 입은건 풀플레이트... 너무 무거웠다..
도망갈수 없었다.. 그대로 죽음.
-시물레이터 종료-
이런 식이 되어 버립니다.
물품 탈취, 잠입,정찰도 마찬가지 구요.
빨리 빨리 적을 처치하고 주변을 정리하고
도망갈수 있는 능력, 바로 단도와 얇은 옷입니다.
단도는 찌르기 용입니다. 던지기 용도와
베기의 용도로 사용되기도 하지만요.
찔렀을때는 적의 상처에서 피가 터지지 않죠.
그만큼 깨끗하고 깔끔하게 적을 해치울수 있죠.
짧은 만큼 딜레이도 적고, 적의 급소에 정확히
찔러 넣을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도끼를 들었다. 적을 베었을때.. 피가...
후두둑.. 후두둑.. 푸샤악 푸샤악.. 피식피식 콸콸콸콸콸...
적이 현장을 발견하는 즉시 경계가 몇배로 늘어나기 마련입니다.
도망갈때 얇은 옷이 있어야 달리기도 편하구요.
-아무래도 이런거 입고 도둑질 하긴 좀.. 그렇지?
' 왜 마법사는 갑옷을 사용할수 없는가.'
이 이야기도 너무 뻔하죠.
마법사가 마법을 사용할때는 '캐스팅' 이라는걸 해야 합니다.
캐스팅은 일단 마나를 불러 모아야 하구요.
사용하고자 하는 마법에 대한 정령과 계약해야 하구요.
주문서를 펼쳐서 연성진을 그려야하구요,
주문에 따른 동작, 마나량에 대한 조절, 그리고 마나를
구체화 시켜서 날리는 동작.
이걸 모두 해내려면? 신속한 동작이 필수 입니다.
만화 쿠루쿠루를 아시는 지요? 거기엔 주인공인 마법사
쿠쿠리가 마법진을 땅에 그림으로써 마법이 발사 됩니다.
그러나 그 쿠쿠리가 플레이트를 입고서 땅에 마법진을 그린다..
어느 새월에 그립니까.. 그 무거운걸 걸치고.
위에 말한 만화에선 단순히 '마법진을 그린다'로
마법이 형성 되는데, 실제 상황이라면 어떨까요?
-시뮬레이터-
난 유능한 마법사다. 근래에 돈을 많이 벌어서
갑옷 상점에서 구입한 풀 플레이트 아머를 장착하고 나왔지.
평소에 이름이 날렸던 나는 광장에 나와서 파티를 구했다.
그리곤 오크의 진지로 사냥을 떠났다.
욱. 하지만 플레이트가 너무 무겁다.
사실 광장까지 가는것도 너무 어려웠다.
어렸을때부터 마법 공부만 해서 난 몸이 너무 약했다.
어쩔수 없었다. 수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전사들에겐
얼버무렸다. 다리가 너무나도 아프다...
앗! 오크다!!!
헉. 헉.. 힘들어 죽겠는뎅;
일단은 마나를 모아야 겠다. 엇? 플레이트의 철성분 때문에
마나가 거부 반응을 일으킨다.
마나가 모이지 않는다. 앞에서 막아주던 전사들이
하나둘씩 죽어간다... 오크들은 동료들의 피를 뒤집어 쓴채
나에게로 다가온다.. 두렵다.
다시 힘을 내서 마나를 모았다. 적과의 거리는 충분하다.
다리의 쥐도 풀렸다. 전력을 다했다.
마나를 불러 모으고, 불의 정령과 계약 했다.
대가는 나의 피. 하... 무거운 갑옷 때문에 빈혈이 일어난다.
주문서에 연성진을 그린다. 하지만 갑옷이 너무 불편하다.
억지로 그린 연성진을 한손으로 들고 마나와 정령이
합쳐질수 있게 팔을 크게 벌려야 한다.
하지만 플레이트의 어깨부분이 방해 된다.
마나와 정령이 리플렉트(반사) 됬다.
모두 사라졌다. 마나와 정령이.
사망.
-시뮬레이터 종료-
이렇게 되어 버리고 맙니다.
얼마나 암울하고 침울 합니까.
모든 동작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하는데
갑옷은 방해만 될 뿐입니다.
'왜 마법과 검법을 함께 사용할수는 없는가'
간혹가다 '마검사' 라는 직업이 존재 합니다.
하지만, 원래 마검사라는 직업은,
'검에 마나의 힘을 주입해 검을 더 예리하고 날카롭게,
적의 몸에게는 거부 반응을 일으켜서 더 빨리 죽게'
만드는 스킬이 대부분이어야 합니다.
갑옷을 입고 한손엔 검을 들고 마법을 구체화 한다?
그건 거의 불가능 합니다.
그리고 예를 들어봅시다.
-시뮬레이터-
난 중학교 3학년이다.
인문계와 예고 중에서 방황하고 있다.
어디를 가는게 좋을까?
아하, 둘다 가는게 좋겠다.
둘다 지원을 해서 둘다 갔다.
주간엔 예고를 가서 공부했다.
내가 간 곳은 춤을 전공하는 곳이다.
열심히 춤을 추었다.
야간엔 인문계를 갔다.(야간도 있다 치고. 있나?)
아... 주간에 너무 열심히 해서 피곤하다.
선생 몰래 한숨 잤다..
깨어보니 수업은 모두 끝나버렸다.
나중에 고3이 되어보니, 예고와 인문고 모두 성적이
바닥이었다. 대학을 가지 못했다.
흠. 그래도 예고를 갔으니 오디션을 봐야겠다.
으.. 연습 부족이다. 3번 연속 탈락이다.
인생에 끝자락에 섰다... 난 결국 취직을 하지 못했다.
-시뮬레이터 종료-
이런식이 되겠죠.
마법을 전공하려면 엄청나게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톨킨의 소설 '반지의 제왕'을 예로 들어보죠.
사루만, 간달프, 둘다 노인입니다.(신 이라고는 하지만...)
-역시 늙었습니다.
다른 소설을 들어 봐도 마법사는 모두 '늙은 사람'
입니다. 어쩌다가 한명이 변종으로 태어나서
정말로, 정말로 천재라서, 젊은 마법사가 있긴하지만요.
그리고 마검사니까 검도 써야 겠지요?
근데 틀어 박혀서 마나에 대한 연구를 하다보면
검술은 언제 연습합니까?
제가 말하는 마검사는, 마법사가 검을 쓰는것도,
검사가 다른 사람한테 인챈트를 받아서 속성검을 쓰는것도,
아니면 우연찮게 마법검을 주워서 마검사가 되는게 아닌,
자기 혼자 볼트쓰고 검술쓰고 볼트쓰고 검술쓰고
하는 동작을 보통실력 이상 발휘하는걸 말합니다.
절대로 허접틱하게 인챈트해서 휙휙하거나
마법사가 데미지도 안나가는 검을 휘두르거나 하는게 아닙니다.
-이런게.. 아니란 말입니당!!
간혹가다가, '그럼 성기사는 뭔데?' 라고 물으시는
분들이 있으신데, 흑마법과 신성마법은 개념 자체가 틀리답니다.
그리고 벨런스 문제.
마검사가 마법사와 검사의 역활을 모두 충분하게 해낸다면?
우리나라의 알피지는 생산직업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게임이 궁수, 마법사, 그리고 전사로
나뉘어져 있죠.
그러나, 검사가 활쏘고 마법쓰고. 전혀 패널티가 없이
역활을 수행한다면, 그건.....
당연히 모두 검사를 선택하겠죠?
그리고, 마법사가 검쓰고 활쓰고,
궁수가 검쓰고 마법쓰고.
그럼 직업이 없어지는 거네요.
그럼 그게임의 모든 인간은 수퍼맨이 될겁니다.
일반 주민마저 검술과 마법은 필수일테니까요.
그리고 주어지는 스텟 포인트가 정말로 많아야겠네요.
힘찍고 민첩찍고 지력찍고
스킬포인트도 마찬가지겠죠.
캐릭터의 개성이 전혀 없는 게임.
망했다고 봐도 무방하죠.
지혼자 쿵짝쿵짝 할거면 다옥같은 '파티게임'이라는
개념이 아예 생겨나지도 않았겠죠.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와우 같은 게임도요.
'왜 칼을 들고 휘두르면 힘이 오르느냐'
그건 '복싱 선수가 샌드백을 치면 칠수록 왜 펀치력이 강해지냐'
와 같은 이야기입니다.
칼을 쓸때 쓰는 근육이 발달하면서 당연히 근육이
감당할수 있는 힘의 능력이 강해지구요,
그러면 더욱 더 데미지가 강해지는 겁니다.
활을 써서 민첩이 왜 오르느냐
활을 써서 민첩이 오르는건 당연한겁니다.
순발력과 조금 다르긴 하지만 같은 맥락으로 봐봅시다.
순발력이란 '순간적으로 얼마나 근육이 힘을 낼수 있느냐'
입니다.
활을 신속히 쏘려면 일단 활시위를 빨리 당겨야 합니다.
힘에도 관계 있겠군요.
하지만 여기서 바로 민첩이 발달한다는 것에 대해
확연히 드러날 겁니다.
바로 '등에 장착한 화살통.'
등에 메여져 있는 화살통에서 화살을 빨리 빼서
장전하고 발사하려면,
무엇보다 민첩성이 필요 합니다.
그동작을 반복, 연습 함으로써 민첩성이 오르는 거죠.
-이녀석 생각해 보세용...
울티마 온라인 해보셨다면 이해가 가실겁니다.
그리고 왜 단도로 사냥하면 민첩이 오르나.
단도는 일단 찌르기용이 대표적입니다.
정확히, 그리고 신속하게 적의 급소에
날카로운 칼날을 찔러 넣어 죽이려면
그만큼 집중력과 손재주가 뛰어 나야 합니다.
그건 곧 DEX(손재주,민첩성,집중력)이
높아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던지기 용이 있지요.
던지기용 단도는 주로 팔과 다리에 붙어있는
작은 주머니에 들어 있습니다.
그걸 재빨리 꺼내서 적의 허점을 맞추려면
그에 부합하는 DEX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동작을 연습함으로써 당연히 민첩이 오릅니다.
울티마 온라인을 해보시면 이해가 가실겁니다
울티마 온라인의 작업중에 나무를 캐는것이 있습니다.
나무를 캐면 힘이 오릅니다.
나무를 캘때 쓰는 근육과 칼을 휘두를 때 쓰는 근육은
같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둘다 팔과 허리, 다리의 근육이 발달할수록
능력을 많이 발휘 할수가 있거든요.
저의 생각은 여기 까지 입니다.
기본적인 포가튼 렐름의 세계관 설정부터,
저의 개인적인 소견 까지 해봤습니다.
저보다 판타지를 더 잘알고 계시는 분들도 있을겁니다.
소견을 듣고 싶군요.
악플은 좀 그렇구~ 앙! 충고말씀 해주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