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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사회를 비롯하여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상호 경쟁의 관계 속에 있다. 작게는 먹이다툼에서부터 영역다툼, 짝짓기 경쟁 등등 본능적인 것에서부터 인간의 스포츠나 전쟁에 이르기까지 거의 대부분에 경쟁이라는 요소는 빠지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이 경쟁이라는 단어야 말로 생물의 특성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실, 우리가 즐기는 게임에서 경쟁이라는 요소를 빼면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온라인 게임에서 우리는 늘 게임이 제시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다른 게이머들과 경쟁을 벌인다. 그것은 단순한 레벨의 높고 낮음을 따지는 다툼이 될 수도 있고, FPS 게임에서와 같이 좀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실력다툼이 될 수 있다.

예전에 전성기를 누렸던 어드벤처형 패키지 게임들과 달리 게이머들이 서로 간에 구축된 통신회선을 이용하여 네트워크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은 그 경쟁이란 요소를 필연적으로 더 많이 게임 속으로 집어넣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C&C(커맨드 앤 컨쿼)의 시나리오에 등장하던 컴퓨터들과의 다툼에 식상해하던 게이머들이 랜파티를 통해 다른 사람과 겨룰 수 있게 된 것은 누가 더 게임을 잘하는가 못하는가로 관심을 옮겨가게 했다.

인터넷 관련 제반기술들이 발달하고 이용단가가 낮아짐에 따라 그러한 네트워크를 이용한 게임들은 대학의 PC실습실에서 벗어나 TCP/IP 통신 규격을 사용하는 가정과 PC방으로 파고들었다. PC실 구석에서 눈치보면서, 혹은 수 십만원의 ISP 전화요금을 부담하면서 스타크래프트를 하던 게이머들은 이제 더이상 네트워크 기반 게임을 하면서 드는 통신비 걱정을 하지는 않게 된 것이다.

소규모 네트워크에서 벗어나 인터넷을 통해 좀 더 많은 사람들과 게임을 즐기게 되면서 우리는 게임에 파고든 경쟁이라는 요소를 좀 더 실감나게 즐기게 되었다. 어느새 동네에서는 누가 고수인가에 대한 소문이 떠돌게 되었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누가 잘하는가 누가 못하는가를 따지는 이야기가 오고간다. 현실에서 좀 더 많은 부와 높은 명성을 쌓기 위해 벌이던 경쟁은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게임에서는 누가 더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누가 더 많은 자원을 채취하는가로 나타나게 된다.


Zero Sum 게임에서 경쟁에 집착하기 보다는 즐기는 게 좋지 않을까?


플레이 시간이 지속적이지 않고 짧게 짧게 끝나는 패키지 기반의 RTS(Real-Time Strategy)류 네트워크 게임과 달리 많은 온라인 게임, 그 중 MMORPG와 같은 장르에서는 경쟁이라는 요소가 상당히 현실성있게 다가온다. 우리는 MMORPG가 만들어낸 가상의 사회에서 현실에서와 똑같이 많은 부와 명성을 쌓기 위한 노력을 해야만 한다. 헬스클럽에서 체력을 단련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캐릭터를 강하게 만들기 위해서도 어떠한 행위가 필요하다. 그것은 단순히 눈 앞의 몹과의 다툼에서 이기기위해서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캐릭터와 비교우위에 서기 위한 것들이다.

다른 게이머들과의 경쟁은 PvE 게임의 영역에 포함되는 에버퀘스트와 같은 게임에서도 드러난다. 게임의 본질적인 내용은 뛰어난 AI를 가진 몬스터들을 다른 게이머들과 협동하여 눕히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누가 그 몬스터를 먼저 잡았나, 혹은 누가 더 빨리 잡았나에 대한 기록경쟁으로 이어진다. 그것은 나아가 대형 길드간의 경쟁을 촉발시키는데 때로는 현실에서보다 과도한 노력이 필요할 수도 있다.

좀 더 많은 시간을 게임에 쏟아부은 게이머들이 더 강한 캐릭터와 많은 게임머니를 가지며 다른 게이머들의 부러움을 받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것을 위한 경쟁은 때로 캐릭터를 24시간 내내 돌리기 위한 부주행위나 좋은 아이템을 현금거래하는 등의 행위로 이어질 때도 있다. 이런 변칙적인 '노력'은 스타크래프트의 핵(hack)이나 카운터 스트라이크에서의 치팅 프로그램과 같이 타 게이머들과의 공정한 경쟁을 위반하는 행위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한편, 거의 모든 게임에 포함되어 있는 경쟁이라는 것에 염증을 느끼는 게이머들도 있다. 게임에서 패자의 씁쓸함을 자주 경험하는 게이머들의 경우 흥미를 잃게되기 마련이다. 때때로 이런 게이머들은 해당게임을 그만두는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그들은 즐거움을 주기 위한 게임이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고 말한다.

인간은 경쟁을 즐기는 동물이다. 모든 게임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경쟁, 그것의 노예가 되기 보다는 즐겨보도록 하자. 승패의 논리에 집착하는 것보다는 게임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다면 지나치게 집착할 것도,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온라이프21 객원기자 '황성철']
가끔 삐딱하게 보면 세상이 달라 보인다.



Comment '15'
  • ?
    Q뽕단속반Q 2005.03.22 14:53
    흠..........심오하군......
  • ?
    케로베로스 2005.03.22 17:31
    그러게요 ㅡㅡ;;...........
  • ?
    이브 2005.03.22 18:06
    ;;;



  • ?
    할수있을까 2005.03.22 19:39
    눈이 너무 아파서... 제대로 읽진 못하겠지만 뭐...

    경쟁을 벌이기 위해서 게임을 하는건 아닙니다

    게임 자체를 즐기기 위해서 게임을 하는거죠

    경쟁은 한가지 요소일 뿐이에요
  • ?
    엘류어드 2005.03.22 21:12
    경쟁 피할수 없지요..
    제가 아는마비노기에선 고렙은 고렙들끼리
    좋은아템 다 차고선 자기네들 끼리만 어울리는.....ㄱ-
  • ?
    2005.03.22 23:35
    경쟁이라는 단어에 너무 치우칠 필요는 없다. 게임이라는 단어 자체는 놀이이며 수단일 뿐이다. 자신의 과도한 욕구를 거기서 충족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피할수 없다면 즐겨라. 가장 잘 알면서 가장 공감대를 형성하는 문장인거 같다.
  • ?
    올드 2005.03.23 00:46
    경쟁하는맛에 하는것이죠 ㅎㅎ

    아무도없는 벌판에

    널려퍼진 몹잡다보면 졸릴뿐이죠..

    그보단 어쩌다 젠되는 고급몹을

    서로 잡으려고 안달하다

    잡았을때의 그 짜릿함...

    그런맛에 게임하는거죠 ㅎㅎ ^^;;

    글쓰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ㅡ^
  • ?
    아파 2005.03.23 17:32
    △오픈베타 초기를 즐기시는 거로군...
  • ?
    할수있을까 2005.03.23 19:51
    경쟁하는 맛에 하는 유저들 때문에

    게임의 질이 떨어진거에요 -_-

    오직 레벨 레벨 레벨...

    즐길게 경쟁밖에 없는지... 저로서는 이해가 되질 않는군요...

    게임속에선 전사, 궁수, 마법사, 요리사, 광부 <-서브클래스

    무궁무진하게 될게 많은데 말이죠... 즐길거리도...

    음... 한국게임하시는 분들이야... 그렇겠지만...

    제대로 게임을 즐기는 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경쟁도 필요 요소이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니라고 생각하네요...
  • ?
    러브 2005.03.24 14:01
    한국게임..

    전사,마법사,사제,도적

    꼭 나올 클래스죠... 도적은 혹은 가끔식 자객으로 ^^(그게그거지만)

    그거떄문에 그게 그거구나,,

    하는 지루함..

    불감증 쌓이는 요소이기도 하죠..
  • ?
    무량수 2005.03.24 18:00
    게임을 즐김에 있어서 큰 의미에 경쟁은 없어서는 안되는 절대적인 존재이며 게임을 즐기는 이유라 할 수 있습니다.

    게임에 즐거움은 예전 패키지 게임이 많았을 당시에는 게임 개발자와 게임머 간에 경쟁 이였으며 요즘 온라인 게임이 유행하는 시점에서는 게이머와 게이머 간에 경쟁이 게임의 묘미를 만든다고 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쟁만을 생각하며 노동을 하고 있을 때, 그것은 게임이 아니고 하나에 일이 될수 밖에 없습니다.

    게임을 오래 했다고 해서 게임을 많이 했다고 해서 게임을 즐길 줄 아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게임으로서 즐기는 것이 게임을 진정으로 즐기는 것이며 게임을 함으로 즐거워 짐이 게임을 게임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자기 자신이 게임을 게임으로서 바라보고 게임을 즐기고 있을때 게임을 게임으로서 만족 할수 있는것입니다.

    게임은 즐기기 위한 도구란 사실을 잊어 버리지 말자구요 ^^
  • ?
    애기사탕 2005.03.26 12:56
    레벨만이 게임의 경쟁은 아니지요.

    누가 더 빨리 몹을 잡느냐.
    누가 더 많은 지형을 알고 있느냐.
    누가 더 많은 친구를 가지고 있느냐.

    같은것도 길드나 친구들 끼리에선 좋은 경쟁이 된다는.

    -_-b
  • ?
    은빛여우 2005.03.26 15:09
    솔직히 저는경쟁보다 재미로하기에

    이거 뭐 자랑뜨는것도아니고 솔직히 저같은분들

    많은걸로 알고있어요 - _-;;;

    예를들어

    게임에서 지면 아 졌네 담판잘해야지

    누가 뽀대좋게 차려입고 지나가면

    와 멋있네 나두 열심히해야지 ...

    그런대 대부분 지면 화를내고

    멋나는사람지나가면 왜 나만 이렇냐해서 노가다뜨는분도 ;;;


    재 친구중에 이런놈이있습니다 - _-;;;

    게임하다가 어 왜 저인간만 저렇냐? 해서

    완전 경쟁하듯이 ;;;

    솔직히 경쟁이빠진다면 대부분의 경쟁 좋아하는사람들은

    심심해질거같음 .... 차라리

    콘솔을할지도 ;;


    아~! 태클아니에요~
  • ?
    초변퉤 2005.04.03 01:10
    재미있게 게임을 즐긴다면야 경쟁이든 뭐든 상관업죠 !
    기분나쁘게 게임만 하지 맙시다 ... ㅎㅎ
  • ?
    음... 2005.04.14 03:26
    이 글대로만 되면 얼마나 좋을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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