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1.29 10:45

알바들의 항변

조회 6266 추천 0 댓글 24
포털 사이트에 게재된 여러 언론의 기사들을 읽을 때 마다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기사 원문 아래 수 없이 달린 댓글들을 읽어보느라면 세상의 모든 인간 유형을 만나게 된다고 생각될 정도로 다양한 의견들이 있는데 그 중에는 맹목적인 비난도 적지 않다.

이러한 댓글은 우리 인터넷 문화의 현주소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많은 이들이 조화로운 의견 교환을 추구하기는 하지만 그 외의 상당수 누리꾼(네티즌) 또한 지극히 감정적이고 악의적인 의견을 표현하는 것에 있어 전혀 주저함이 없다. 많은 게시판에서 그러한 누리꾼들의 글들을 접하기란 어렵지 않다. 그동안 많은 언론에서 이러한 우리 인터넷 문화의 문제점을 토로해왔지만 실제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다.

게임계에서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만약 어떤 온라인 게임이 상용화를 전격적으로 발표하였다면 틀림없이 그 게임의 게시판은 초토화가 되었으리라 생각해도 좋다. 대부분 그 게시물들의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가격이 비싸다', '서버가 불안하다', '즐길거리가 부족하다'는 것은 비교적 양반 축에 속한다.  개중에는 원색적인 욕을 적거나 아예 '망해라'라는 식의 악의적인 게시물도 적지 않다. 정작 해당 게임에 애정이 있는 게이머들은 이런 사태가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면서 관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만약 반대쪽에 선 듯한 분위기의 글을 작성한다면 그것은 불 속에 짚단을 들고 뛰어드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뒤의 결말이 어떻게 될 것인지 우리는 쉽게 상상해볼 수 있다. 먼저 알파벳 'X'로 걸러질 상당수의 욕설이 난무할 것이며 나름의 논리로 비판하는 글 또한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작성자에 대한 인신공격이 줄을 이을 수도 있다. 그 활활 타오르는 분위기에 짚단을 들고 뛰어든 이는 때때로 심리적인 공황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물론 악의적인 글을 작성하고 댓글에서 나오는 반응을 즐기는 이도 있겠지만 적어도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러한 반응들을 무시하지 못한다. 그런 까닭에 종종 폐쇄적인 커뮤니티에서는 '할 말을 하지 못하고' 민감하지 않은 주제만 골라서 말해야 된다고 무언의 압력을 받기도 한다. 즉 판을 깨지 말라는 이야기이다.


다수의 의견 앞에서 소수의 의견은 무시당하기 쉽다


현재 블리자드의 와우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위의 상황은 그대로 재연되고 있다. 네티즌 사이에서 공감대를 얻고 있는 와우 불매운동이 거의 모든 게시판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조금이나마 다른 생각을 가진 이는 '알바'나 '블리자드 관계자'로 매도되기 일쑤이다. 블리자드에 대한 불만섞인 화살의 방향이 왠지 밉게 보이는 이들에게로 옮겨지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어느새 방향성 잃은 매카시즘의 칼날 앞에 대상은 굴복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나름의 타당한 논리와 근거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 하더라도 그 게시물의 전달대상이 되는 이들은 그 논리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그들의 의견에 부합하는가의 여부를 놓고 글쓴이의 의견을 재단한다.  개중에는 제목만을 보고 욕설을 적는 이도 적지 않다. 이는 상대에 대한 몰이해를 여실히 드러내는 행위이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다 보니 여러 커뮤니티에서는 하고 싶은 말을 못하는 이들이 늘어만 가고 있다. 게임언론도 마찬가지이다. 그동안 와우 깎아내리기에 열중해온 일부 언론은 이에 편승하여 게이머들로 부터 격려를 받고 있고 비교적 우호적 입장이었던 언론들은 연일 게이머들의 비난공세를 받고 있다. 이 때문인지 최근에는 거의 모든 언론에서 비슷비슷한 기사를 내고 있다. 물론 그 기사의 내용은 독자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아주 달콤한 것 들이다.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내부 비판이 잘 이루어져야한다. 우리 국민에게 비치는 군의 모습이 부정적인 인상으로 점철되어 있는 것도 그 내부에서 '소원수리제도'와 같은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자신들의 의견과 다르다고 무조건 비판만 가하는 마녀사냥식의 커뮤니티가 건강하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알바'들의 의견에도 귀를 귀울일 줄 아는 성숙한 게이머들이 되길 바란다.



[온라이프21 객원기자 '황성철']
가끔 삐딱하게 보면 세상이 달라 보인다.



Comment '24'
  • ?
    『초사이언』 2005.01.29 11:42
    공감좀 가네요;;
    그내용의 논리나 근거는 보지않고
    자신의 의견과 반대라는이유로 악플을 달고;;
  • ?
    S水萬e 2005.01.29 14:06
    정말 공감200%가는글-_-
  • ?
    스트라이커 2005.01.29 14:54
    사실 반대하는 의견을 매도하는 경향이 있긴 하죠... 하지만 대부

    분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장이 논리적이질 못하고 현실을 제대로 파

    악하지 못하거나 자신의 단편적인 주장만을 내세우려 사실을 위

    축, 왜곡 하고 있기 때문에 공감을 얻지 못하는 거죠...와우 불매운

    동을 하든 반불매운동을 하든 그 주장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공감을 이끌어 내려면 사실과 그에따른 논리적인 자기 주장을 말하

    시기 바랍니다. 무조껀적인 반대,찬성 혹은 욕설등은 그야말로 쓰

    레기 글로밖에 보이질 않습니다.
  • ?
    낭만누렁이 2005.01.29 15:07
    음... 공감 하는 바요... 그런데 윗 그림은 KKK단의 흑인 사냥 그림 이구랴... 살벌하오 - -
  • ?
    루미나 2005.01.29 18:08
    헐...... ㅠ.ㅠ
  • ?
    天烏 2005.01.29 20:12
    진짜 어찌보면 KKK단(ㅋㅋㅋ단)이네요-_-;;
  • ?
    에베~몰보농 2005.01.29 20:23
    공감이가긴합니다만 논리적이고 옳은소릴 적어놓았음에도 그글이 지워지고 자신들에거 유리한글은 리플로 더 유리하도록 만드는걸 직접 목격다고 당해본다면 그 '알바' 라는것에 대해 귀를기울인다거나 하기가 쉽진않겟죠.
  • ?
    하레와 구우 2005.01.29 21:51
    뭐 자기랑 반대되는글 욕하는 사람 많다가도 반대의견 드높아지면 거기에 합류한경우 많이 본듯도한데.ㅡㅡ;
    우리나라 진짜 정서를 알길이 없음...
    그보다 나라 안망한게 나도 신기하지만.쩝..
    반미반미 하면서 미국꺼좋아 하는건 뭔짓이고...쩝..
  • ?
    패천마도사 2005.01.30 06:49
    으음.. 충분히 공감도 가고 찔리는 면도 있구먼요.
    허나 얄팍한 정의감을 가지고 부족한 정보를 떠벌리며 나서는 분들에게 분노를 느끼는건 어쩔수 없다고 생각...
  • ?
    짱구 2005.01.30 12:38
    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울라~
  • ?
    NoDoUt 2005.01.30 12:39
    '알바'들의 의견에도 귀를 귀울일 줄 아는 성숙한 게이머들이 되기엔..
    이미 글렀소만-_- 한 30년 후에는 가능할려나;;;?
  • ?
    ☆헤이아치★ 2005.01.30 13:33
    공감.. ㅡㅡ;;
    저도 와우편 든다고 알바라는 젖같은 소리 마니 들었음 ㅡㅡ;;
  • ?
    꿈의팝송 2005.01.30 15:21
    이글보고 와우 알바가아닌 게임 게시판을 담당하시는 그분을
    떠올렸다는..-_-; 그..그분이 오셨다 (탕)
  • ?
    니나노 2005.01.30 16:49
    지금 이 글에 대해서는 반박할 생각이 없습니다만..

    게임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다는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것은 납득하기 어렵군요.
    과연 지금 일어나고 있는 '불매운동'이 누리꾼들의 '상용화'에 대한 반발의식 때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상용화를 하려는 게임은 그에 합당한 결과물을 선보이고 그것을
    상품화 시켜야 하는겁니다.하지만 그 W게임은 어떻습니까?
    단순히 돈만 받을 뿐이지,개선된건 거의 없다고 합니다.
    W게임만을 비판하고자 하는게 아닙니다.타 게임들도 그렇습니다.
    게시판에 원색적 비난글이 쇄도할 정도의 완성도였다면 과연
    그것이 상용화를 할 정도의 게임이었을까 의문이 듭니다.

    게임이 나쁘니 지적과 욕이 쇄도하는겁니다.

    '물건을 파는'입장의 제작사는 소비자에게 더욱 나은 품질의
    제품을 공급하는 것 이 생산자의 도리입니다.
    그정도로 불만이 가득해질 정도의 게임을 돈을 받고 팔려하니
    난장판이 되는건 당연한 결과입니다.

    게시판에 불만이 올라오는것을 딴지걸기 보다는 더 나은
    제품제작에 힘쓰는도록 제작자에게 따지는 것이 더 생산적일것 같군요.
  • ?
    나란존재는 2005.01.30 19:01
    며여!!!!!!!!!!!!!!!!!!
  • ?
    심판 2005.01.30 19:17
    '알바'가 머죠-_-;;
  • ?
    장똘 2005.01.31 00:36
    글 잘봣습니다 10자의 압박 쿵 OTZ
  • ?
    카레빵 2005.01.31 16:17
    니나노님에 의견에 반박 한 번 해보죠. 와우 불매운동 하시는 분들이 와우 게임 자체에 대해선 나쁘게 평가하지 않습니다. 그 분들은 서비스 질 개선과 약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요금문제의 해결이죠. 와우가 그렇게까지 못 만들어진, 상용화 가치가 없는 게임이라면 불매운동도 일어나지 않았겠지요? 꼭 게임 자체가 나빠서 욕이 쇄도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무료로 해달라고, 돈 아깝다고 하는 비난도 그 게임이 재미있기 때문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말하는 푸념입니다. 와우를 즐겨보시지 못한 분인 듯 하지만 한 번 플레이 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게임에 대해서 평가를 내릴 땐 게임을 플레이 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니까요.

    그리고 불만을 표출할 때 그것이 차분하고 납득할만한 논리를 가지고 불만을 표출하는 건 딴지 걸지 않죠. 다만 그 불만을 표출하는 방법이 과격해지고 납득시킬 수 있는 설득력두 떨어지기 때문에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죠. 뭐든지 과하면 좋지 못한 법입니다.
  • ?
    나그네 2005.01.31 17:03
    나니노님 말씀도 일리가 있는말입니다만...
    대부분의 게임사의 게시판에 가면 꼭 악담을 하시는분들이 계십니다
    어떠한 게임에 관심을 가지고 그게임을 즐기려할경우 대다수분들이 자게를 찾게됩니다 육성이라거나 혹은 팁같은것을 찾아보려하는것이죠 그렇게 처음 들어오시는분들이 많은 자게같은곳에 그런식의 악담을 적어놓는다면 그리고 해보지 않으셨던분들이 그런글을 보게되고 그런글이 차츰 늘어간다면 과연 그 게임을 하고싶어 질까 하는 생각이드네요 저도 비슷한 경우를 겪어봤습니다 모게임의 패치소식에 흥미를 가지고 접근 처음접하다보니 당연히 모르는게 많죠 그럴때는 예전부터 하시던분들에게 도움받는것이 당연 당당히 자게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그곳에는 갖가지 욕설이 난무하고 불평불만만 가득.... 그렇게 불만이 있고 또한 실망했다면 그것은 자게에 남길 글이 아닌거죠 당연히 운영측에 항의를 하거나 건의를 하여 시정하도록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운영자들은 거의 관리를 하지 않는 자게에 그렇게 악담을 남긴다면 무슨의미가 있습니까 이건 내맘에 안드는게임인데 망해버려라 라는 생각으로 밖에 보이지않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이러이러한 문제가 있는데 어떠한식으로 해결하면 좋겠다 라거나 혹은 이러이러한 문제가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와 같은 식의 글을 날린다면 운영측에서도 글의 타당성이 있다생각하면 무엇인가 답변이 오겠죠 그런경우 또한 많이 보았구요 일반적으로 오픈베타때에 그런일들이 많습니다만 테스터와 유저 그리고 운영자는 그 게임을 개발하고 관리하고 플레이를 하는 유기적인 관계입니다 하나의 공동체라고 볼수있죠 그런데 어째서 그런식의 악담을 늘어놓는것인지... 그것은 지극히 개인주의고 또한 잘못된 자기표현입니다
    이런말이 있죠 죄를 범한자는 꼭 그 죄값을 치룬다
    언젠가 그 악의적인 화살이 자신에게 돌아올수도 있다는것을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온프분들은 그런분이 없으리라고 믿고싶네요
    그럼 부족하나마 여기까지 읽어주신분들께 감사드리구요
    언제나 좋은글을 써주시는 황성철님 앞으로도 좋은글 부탁드립니다 그럼 모두 좋은일 행복한일들만 가득하시길...
  • ?
    키스 세자르 2005.02.01 02:22
    잘봤습니다 ^-^
    상당히 잘쓰셨네요 ^-^
  • ?
    쪼가리사절 2005.02.04 11:06
    물건을 사고 안사고는 우리자신의 마음입니다 이런걸 좋으니 안좋으니 하면서 사라마라 하는건 안된다고 봅니다 게임을 하던지 말던지 우리맘이니 지껄이지말고 조용히 사셈
  • ?
    사르디안 2005.02.05 18:11
    글 잘읽었습니다..
    하지만,
    게임회사의 지능적인 글들때문에 화가난 유저들의 공격..
    실실웃으면 유저들을 놀리는 회사..
    그러다 나중에 들어오신 유저가 회사쪽 입장에 손을들어주면..
    화가난 상태의 유저들의 공격은 이어지겠죠...

    하지만 와우같은 경우엔..
    불매운동하시는 분들도 역시 와우를 좋아하시는 분들입니다..
    와우를 하고싶지만...
    불합리한것은 고치고 하자는 맘에 참고있는데...
    찌질이들이라는 등..
    돈없는 초딩이라는 등..
    다른게임 알바라는 등..
    너희들 없어도 와우잘 돌아간다는 등..
    냄비근성이라는 등..
    돈없으면 꺼지는 등..

    이런말들을 들으면 상당히 화가납니다..
  • ?
    MJ 2005.02.07 14:36
    모 게시판에서 스타크래프트에 대해 한마디 했다가 완전히 "다구리"당했습니다 =ㅅ=;;;;
  • ?
    발렌타인 2005.02.16 02:29
    게임에 미련이 남으니 애정이있으니 욕이라도 하시는거라고 생각합니다.
    + 손바닥을펴고 엄지손가락을 구부리고. 나머지 네 손가락으로 잼잼잼...

포인트 안내 - 글 작성: X / 댓글 작성: 0

List of Articles
번호 카테고리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03 기자수첩 wow, 1.30 패치 20 OnLife 03.24 5254
102 기획기사 경쟁, 피할 수 없다면 즐겨보자. 15 OnLife 03.22 3574
101 기획기사 군대가 게임을 만들다 31 OnLife 03.12 9413
100 기획기사 게임도 문화이다. 48 OnLife 03.08 5424
99 기획기사 '관용의 미학' 23 OnLife 02.26 6491
98 기획기사 썰렁한 서버, 친구가 필요해. 38 OnLife 02.22 10842
97 기획기사 게임동영상 붐 꺼질까? 20 OnLife 02.16 4766
96 기획기사 새로운 과금제도, 대세될까? 45 OnLife 02.05 10762
» 기획기사 알바들의 항변 24 OnLife 01.29 6266
94 기획기사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자 42 OnLife 01.22 6174
93 기자수첩 wow, 유료화 첫날... 87 OnLife 01.18 10300
92 기획기사 어른들의 소꿉놀이 17 OnLife 01.15 6480
91 기자수첩 wow, 상용화도 좋지만... 49 OnLife 01.13 6197
90 기획기사 알고나 싸우는지 궁금합니다. 44 OnLife 01.08 8464
89 기자수첩 이런 사람 제일 싫다. 101 OnLife 01.03 8738
88 기획기사 와우, 리니지 형제를 이겼다. 115 OnLife 12.18 1064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Next
/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