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모 게임의 게시판에는 상당히 이례적인 공지가 올라왔다. 게시판을 이용하는 회원들간의 분쟁에 관대하던 기존의 운영방침에서 벗어나, 회원들간의 시비거리를 조장해온 회원의 아이디를 공개한 것인데 그 내용은 놀라웠다. 악의를 가진 한 회원이 자신을 비롯한 여러 사람의 개인정보를 이용하여 다수의 ID를 생성한 뒤 지속적으로 게시판에 민감한 내용의 글을 올렸으며 그로 인해 혈기 왕성한 다른 회원들이 서로 다투기 시작한 것인데 놀랍게도 그가 생성한 아이디가 수십여 개 이상이며 활동한 기간도 꽤 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지를 접한 대부분의 회원들은 놀라면서도 한 편으로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그것은 이미 타인의 개인정보를 이용하여 여러 개의 아이디를 생성하는 것은 게이머들 사이에 보편화된 일이라는 이유에서다. 또한 복수 계정을 허용한 게임사의 정책상 자신의 개인정보만으로도 그러한 일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음을 인정하는 모습이었다.
위에서 언급한 게임사는 국가간의 전쟁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PvP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게이머들 사이의 전투가 주된 내용이다보니 게시판에는 늘 그에 관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그런데 가끔 분쟁의 소지가 될 만한 민감한 글이 게시되면 게이머들은 자신이 속한 진영의 입장을 대변하는 양, 열띤 토론을 벌이다가 이내 육두문자가 오고 가는 설전의 현장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물론 그들 가운데에 수십여 개의 아이디를 사용하여 그 난장판을 즐기고 있을 '누군가'가 끼어있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혹자는 이러한 게시판의 폐해를 지적하며 게시판 폐지론을 주장하기도 하는데, 물론 개인적인 푸념에 가까운 주장이라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한 폐해보다는 순기능이 차지하는 폭이 더 넓기 때문이다.
역기능 때문에 입을 닫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게임관련 사이트의 게시판이 가진 순기능은 무엇인가? 그것은 해당 게임에 대한 정보의 교류이다. 흔히, 고렙, 고수, 올드비로 일컬어지는 게이머들이, 초보, 하수, 뉴비로 불리우는 이들이 게시한 여러가지 질문에 대한 해답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그들 사이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유용한 정보를 교환하기도 하는 것이다. 또한 게임이라는 공통적인 관심사로 묶여진 인맥을 형성하는 사교의 장이 되기도 하는데 흔히 안부를 묻는다거나, 어떠한 이벤트를 마련한다거나 하는 행위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사람이 하는 일이 모두 잘 될 수는 없는 법, 이러한 순기능 외에 역기능이 있으니 흔히 많은 이들은 그것을 통틀어 '보드 플레이(혹은 언론 플레이)'라고 부른다. 보드 플레이. 보드(Board)와 플레이(Play)라는 단어가 묶여 새로운 뜻을 나타내는 데, 구성하는 각 단어의 뜻은 전혀 부정적이지 않으나 두 단어를 합친 새로운 '보드 플레이' 라는 말은 게이머들에게 상당히 부정적인 인식을 부여하였다. 일반적으로 보드 플레이란 게임관련 게시판에 자신의 의견을 게시하는 행위를 지칭하지는 않는다. 단지 게시판에 고의적으로 물의를 일으킬 만한 글을 게시하는 행위를 통칭하며 이는 허위사실의 유포하거나 게이머들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였을 시 분쟁을 더 가속화할 글을 게시하는 행위 등등 사회적인 관념상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는 모든 행위로 구체화할 수 있다.
이러한 보드 플레이는 게이머간의 전투를 권장하는 게임들에서 두드러지는 데 당연히 지는 쪽에서는 불만이 터져나올 수 밖에 없고 이 불만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대다수 행위가 이루어진다. 특별히 감정을 자극하는 글이 아닌데도 발끈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노골적으로 감정을 자극하는 글을 작성하는 이들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게시물들을 보드 플레이라고 인식하면서도 불나방처럼 그것에 이끌려 들어가는 게이머들이다.
마린 블루스 만화 중 일부분, 익명성의 폐해에 대해 언급한다.
최근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순조롭게 실시하고 있는 모 게임의 게시판은 서명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게임서버와의 연동으로 게임 속에서의 캐릭터 정보를 게시판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게이머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었는데, 많은 게이머들의 속내는 '보드 플레이'가 수그러들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었다. 주로 익명성을 담보로 하여 이루어진 눈살 찌푸려지는 행위들이 실제로 게임속에서 자신이 플레이하는 캐릭터를 걸고서도 이루어질 수 있겠냐는 말이었는데, 우리 영악한 게이머들은 이내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그것을 서명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 캐릭터들은 대부분 급조해 만든 1레벨 들이다.
그러한 1레벨 캐릭터들이 작성한 도발적인 글들을 읽고 발끈하는 또 다른 1레벨 캐릭터들. 그들은 모두 자신만의 이야기만 늘어 놓을 뿐 소모적인 싸움을 중지하려는 노력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러한 행위들이 비단 게임관련 게시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게임이라는 같은 공동체 안의 누군가가 익명성을 담보로 벌이는 보드 플레이에 눈살이 찌푸려지지 않는 게이머들이 있을까?
혹자는 게시판 실명제를 도입하여 익명성을 이용한 보드 플레이를 막자는 주장을 하기도 하지만 수십 개의 아이디를 사용하며, 1레벨 캐릭터의 익명성에 기대어 어떻게든 자신의 주장을 외쳐보고자 하는 우리 게이머들에게는 그다지 신통한 방법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기자는 모른다. 무엇이 좋은 방법인지. 다만 수십여 개의 아이디를 사용한 인물과 1레벨 캐릭터를 사용하는 이들에게 어떠한 공감대가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온라이프21 객원기자 '황성철']
가끔 삐딱하게 보면 세상이 달라 보인다.
공지를 접한 대부분의 회원들은 놀라면서도 한 편으로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그것은 이미 타인의 개인정보를 이용하여 여러 개의 아이디를 생성하는 것은 게이머들 사이에 보편화된 일이라는 이유에서다. 또한 복수 계정을 허용한 게임사의 정책상 자신의 개인정보만으로도 그러한 일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음을 인정하는 모습이었다.
위에서 언급한 게임사는 국가간의 전쟁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PvP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게이머들 사이의 전투가 주된 내용이다보니 게시판에는 늘 그에 관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그런데 가끔 분쟁의 소지가 될 만한 민감한 글이 게시되면 게이머들은 자신이 속한 진영의 입장을 대변하는 양, 열띤 토론을 벌이다가 이내 육두문자가 오고 가는 설전의 현장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물론 그들 가운데에 수십여 개의 아이디를 사용하여 그 난장판을 즐기고 있을 '누군가'가 끼어있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혹자는 이러한 게시판의 폐해를 지적하며 게시판 폐지론을 주장하기도 하는데, 물론 개인적인 푸념에 가까운 주장이라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한 폐해보다는 순기능이 차지하는 폭이 더 넓기 때문이다.
역기능 때문에 입을 닫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게임관련 사이트의 게시판이 가진 순기능은 무엇인가? 그것은 해당 게임에 대한 정보의 교류이다. 흔히, 고렙, 고수, 올드비로 일컬어지는 게이머들이, 초보, 하수, 뉴비로 불리우는 이들이 게시한 여러가지 질문에 대한 해답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그들 사이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유용한 정보를 교환하기도 하는 것이다. 또한 게임이라는 공통적인 관심사로 묶여진 인맥을 형성하는 사교의 장이 되기도 하는데 흔히 안부를 묻는다거나, 어떠한 이벤트를 마련한다거나 하는 행위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사람이 하는 일이 모두 잘 될 수는 없는 법, 이러한 순기능 외에 역기능이 있으니 흔히 많은 이들은 그것을 통틀어 '보드 플레이(혹은 언론 플레이)'라고 부른다. 보드 플레이. 보드(Board)와 플레이(Play)라는 단어가 묶여 새로운 뜻을 나타내는 데, 구성하는 각 단어의 뜻은 전혀 부정적이지 않으나 두 단어를 합친 새로운 '보드 플레이' 라는 말은 게이머들에게 상당히 부정적인 인식을 부여하였다. 일반적으로 보드 플레이란 게임관련 게시판에 자신의 의견을 게시하는 행위를 지칭하지는 않는다. 단지 게시판에 고의적으로 물의를 일으킬 만한 글을 게시하는 행위를 통칭하며 이는 허위사실의 유포하거나 게이머들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였을 시 분쟁을 더 가속화할 글을 게시하는 행위 등등 사회적인 관념상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는 모든 행위로 구체화할 수 있다.
이러한 보드 플레이는 게이머간의 전투를 권장하는 게임들에서 두드러지는 데 당연히 지는 쪽에서는 불만이 터져나올 수 밖에 없고 이 불만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대다수 행위가 이루어진다. 특별히 감정을 자극하는 글이 아닌데도 발끈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노골적으로 감정을 자극하는 글을 작성하는 이들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게시물들을 보드 플레이라고 인식하면서도 불나방처럼 그것에 이끌려 들어가는 게이머들이다.
마린 블루스 만화 중 일부분, 익명성의 폐해에 대해 언급한다.
최근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순조롭게 실시하고 있는 모 게임의 게시판은 서명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게임서버와의 연동으로 게임 속에서의 캐릭터 정보를 게시판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게이머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었는데, 많은 게이머들의 속내는 '보드 플레이'가 수그러들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었다. 주로 익명성을 담보로 하여 이루어진 눈살 찌푸려지는 행위들이 실제로 게임속에서 자신이 플레이하는 캐릭터를 걸고서도 이루어질 수 있겠냐는 말이었는데, 우리 영악한 게이머들은 이내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그것을 서명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 캐릭터들은 대부분 급조해 만든 1레벨 들이다.
그러한 1레벨 캐릭터들이 작성한 도발적인 글들을 읽고 발끈하는 또 다른 1레벨 캐릭터들. 그들은 모두 자신만의 이야기만 늘어 놓을 뿐 소모적인 싸움을 중지하려는 노력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러한 행위들이 비단 게임관련 게시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게임이라는 같은 공동체 안의 누군가가 익명성을 담보로 벌이는 보드 플레이에 눈살이 찌푸려지지 않는 게이머들이 있을까?
혹자는 게시판 실명제를 도입하여 익명성을 이용한 보드 플레이를 막자는 주장을 하기도 하지만 수십 개의 아이디를 사용하며, 1레벨 캐릭터의 익명성에 기대어 어떻게든 자신의 주장을 외쳐보고자 하는 우리 게이머들에게는 그다지 신통한 방법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기자는 모른다. 무엇이 좋은 방법인지. 다만 수십여 개의 아이디를 사용한 인물과 1레벨 캐릭터를 사용하는 이들에게 어떠한 공감대가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온라이프21 객원기자 '황성철']
가끔 삐딱하게 보면 세상이 달라 보인다.
한창 유행할때 나이드신분들도 게임에 미쳐 사시느라 보플 많이들
하시더군요. 상대 길드 비방이나 특정인물 비방에 열 올리시는 분들
...한심스럽더군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