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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부터 3일간 개최되었던 세계적인 게임행사, E3가 끝이 났다. 이번 E3 최고의 관심은 휴대용 게임기인 PSP 와 DS 로 소니와 닌텐도 양대 진영의 세력 다툼이었으며 이는 많은 게이머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PC 게임은 위축되었으며 몇몇 FPS 대작 게임을 제외한다면 게이머들의 기대를 만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편 국내에서는 E3 공동관에 참여한 업체와 단독 부스를 마련한 엔씨소프트와 웹젠 등이 참여하였으나 이는 작년 행사보다는 대폭 축소된 규모이며 엔씨소프트의 신작인 씨티 오브 히어로와 타뷸라 라사, 리니지2 등을 제외한다면 이렇다할 게임이 보이지 않았다. 특히 이러한 참여규모의 축소는 온라인 게임업계에서 두드러 지는데 이를 두고서 일부에서는 '한국 온라인 게임의 후퇴'라는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하였다. 더구나 E3 Insider에서 투표한 MMORPG 중 엔씨소프트의 '씨티 오브 히어로즈'와 '리니지2'가 투표대상에 선정되었으나 이중 국내에서 주도적으로 개발된 타이틀은 리니지2, 1개 게임에 불과하였으며, 2개 게임 모두 블리자드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압도적인 지지율에 밀려 아쉬움을 남겼다.

서구적인 시각에서 타이틀이 선정되고 투표가 이루어진 결과라고 볼 수 있겠지만 한국 게임사들이 세계적인 시각에 맞춘 게임들을 개발하지 못한 까닭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참여규모의 축소에 따른 여파는 더욱 두드러져 국내 게임웹진은 E3에 대한 기사부족에 시달렸으며 파견된 기자들의 규모도 축소되어 몇몇 웹진에서는 간간히 해외 대형 사이트에서 발췌한 기사를 싣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에 따라 상당수 독자들은 E3가 정말로 먼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했으리라 생각된다.

엔씨소프트의 부스를 제외한 다른 국내 온라인 게임사의 부스들은 그다지 관심을 얻지 못했으며 특히 웹젠은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작년에 이은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일부에서 차기작 공개를 점치기도 하였으나 여전히 '뮤'라는 1개 타이틀에 의존하는 모습은 국내 게이머들에게 실망만을 안겨주기에 충분하였다. 더구나 작년처럼 향응대접을 하지도 못한 까닭인지 국내에서 웹젠의 E3 활동 기사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이처럼 국내 온라인 게이머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국내 개발사와는 상대적으로 해외 개발사들의 행보는 두드러져 보였다. 블리자드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게임에 새로이 추가될 내용을 보여 해외 게이머들의 이목을 붙들었으며 국내 게이머들의 관심도 이에 못지 않아 보인다. 소니 온라인 엔터테인먼트와 미씩사도 그 이름값을 하며 새로운 타이틀을 선보였다.

한편, E3 하루 전에 시작되어 3일 동안 진행된 컨퍼런스 프로그램의 주제들을 살펴보면 상당히 눈에 띄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China, 이 단어에 세계 게임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시장에 대한 분석에서부터 시장 접근에 대한 방법론까지 여러가지 토론이 이루어졌는데 이는 세계적인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게임계의 시각을 반영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세계 게임시장의 큰 축을 형성하고 있는 하나의 축으로서 한국도 다루어지기는 하였으나 이는 아시아 시장 전체를 구성하는 부분으로서 다루어진 것이지 따로 관심을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패널로 선정된 한국 인사들의 대부분이 중국에서 커다란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들의 개발사에 그 적을 두고 있다는 점을 살펴볼 때 이는 더 분명해 보인다.

이처럼 중국 시장에 대한 세계의 관심은 증가하고 있으나 점점 현지에 대한 영향력을 상실하고 있는 국내 게임사들의 모습을 보면 무척이나 안타깝다. 중국 현지 유통사가 우리의 게임으로 막대한 이익을 얻고 중국시장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할 동안 국내 개발사는 재정압박을 받는 희안한 일이 발생하고 있다. 정부의 미흡한 대응, 주먹구구식 중국 진출 등등에 대해 그동안 여러가지 비판이 있어왔지만 언제나 비판만 있을 뿐 피부에 와닿는 제대로 된 대안이 없다는 점은 늘 아쉬울 뿐이다.

어쨌든 이번 E3에서의 모습을 가지고 볼 때, 국내 온라인 게임이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하루 이틀의 노력으로 개선하기는 힘들겠지만 차후 E3에서는 부디 세계에 부끄러움 없는 게임을 선보여 국내 온라인 게이머들의 기대에 부응해주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배고프고 힘든(배부른 이들은 빼고) 국내 개발사들에게 아낌없는 격려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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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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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근세련 2004.05.18 17:16
    온라인 게임이나 pc게임은 그다지..

    대부분 콘솔게임..PSP나 DS나..등등 관심이 쏠려서..
  • ?
    S水萬e 2004.05.19 17:28
    끄덕끄덕...거의대부분 콘솔쪽에 사람이 몰리죠.....
  • ?
    마비노기 2004.05.19 19:46
    맞아맞아~피시게임이 적었다는....
  • ?
    jawung 2004.05.19 21:32
    아직은 북미쪽에서 콘솔이 대다수를 점유하고 있죠...
  • ?
    쾌액 2004.05.21 20:39
    당연하죠 콜솔이 게임기인데 ㅡㅡ
    이거 완전히 콜솔게임기있는 일본이랑 미국만 게임으로 때돈 벌지 이거..
    한국도 게임기 하나 만들어야 되요~ 마이크로소프트정도는 되는 대기업이 있어야 가능하겠지만 그런 기업이 한국에 있나
  • ?
    unkind 2004.05.23 17:28
    삼성이 게임계쪽으로 진출하려다 여러번 말아 먹었죠..
    그리고 중국시장의 경우 해안에 발달된 도시하나의 인구가
    3000만명이 넘는다고 합니다..주목을 안할래야 안할수가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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