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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함께 사는 남녀가 흔해졌다.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작가 등 조용한 데서 홀로 일하는 직군 가운데 고양이 사육자가 특히 많다.

명랑한 개를 꺼리는 이들이다. 짖고, 울고, 들이대기 일쑤인 개는 작업의 훼방꾼이나 다름없다. 분위기도 요염한 고양이는 눈빛이 구슬픈 개에 비해 감정공유의 부담도 덜하다.

고양이는 고요하다. 이따금씩 야옹대기는 한다. 하지만 배가 고픈데 밥이 없거나 화가 난 상태가 아니면 침묵한다. 방 안에 고양이가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르고 지낼 정도다.

더욱이 고양이는 스타일리시하다. 페르시안, 히말라얀, 터키시 앙골라 등 장모종은 우아하고 탐스러운 긴 털로 사랑받는다. 러시안 블루, 아비시니앙, 아메리칸 쇼트헤어 등 단모종은 세련되고 매끈해서 인기다.

고양이는 깔밋하다. 인내를 거듭하며 똥 누기 조련을 해야 하는 개와 다르다. 모래함만 만들어주면 알아서 찾아가 해결한다. 뒷처리도 스스로 한다. 마당이 없는 아파트나 빌라가 주거의 중심인 도시에서 개 대신 고양이를 택하는 수요가 증가하는 이유다.

게다가 목줄을 매지 않고는 개를 데리고 나들이하기도 힘들어졌다. 공원으로 들어가 개를 풀어놓고 오줌을 뉘는 풍경은 추억이 됐다. 나라가 나서서 숭묘억견하는 꼴이다.

무엇이든 일본을 따라하는 우리나라의 타성도 고양이 유행에 일조하고 있다. 과거 한국의 개·고양이 비율은 9대1이었다. 요즘은 8대2에서 7대3 사이로 짐작된다. 일본은 고양이 6, 개 4 정도다.

그렇다고 반(反) 고양이 감정이 소멸된 것은 아니다.

도둑고양이는 쓰레기봉투를 헤집는다. 한밤중에 골목이나 지하주차장에서 불쑥 튀어나와 가슴을 철렁 내려 앉힌다. 아기울음 같은 소리로 잠을 방해한다. 포획, 제거해야 마땅한 짐승일 수밖에 없다.

고양이는 착한 다람쥐와 토끼, 반가운 까치도 잡아먹는다. 당연한 먹이사슬이지만, 고양이가 미운 사람 눈에는 악이다. 고양이를 요물시 하는 노인은 여전히 많다. 집안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있으면 고양이를 들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고양이 카페가 각광받는다. 서울 봉천동 ‘지오캣’, 화곡동 ‘페르시안캣’ 등이다. 종류도 다양한 고양이를 원 없이 접할 수 있는 곳들이다.

장기간 집을 비울 때 고양이를 맡기는 호텔도 있다. 서울 강남, 경기 분당과 일산 등 값비싼 고양이가 많은 신도시를 중심으로 하나둘씩 문을 열고 있다. 개 호텔에 비해서는 적다. 따라서 1박에 1만 원 꼴인 개 호텔보다 5000원 정도 더 내야한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를 즐기는 고양이의 특성을 배려, 천장을 높이고 놀이터를 만든 호텔도 있다. 이런 데는 하룻밤에 10만 원을 받기도 한다.

고양이 기르기는 틀림없는 유행이다. 그러나 고양이를 대하는 선입견 자체가 크게 바뀐 것은 아니다. 개가 녹차라면, 고양이는 둥굴레차다. 둥굴레차가 녹차를 앞지를 수는 없다. 수요를 늘리는 데 만족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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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도 먹고
강아지도 먹고
사자도 먹고
호랑이도 먹고


못먹는게 어딧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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