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던파, 레쉬폰 쩔을 아십니까?"
스샷은 "던파"에서 "고통의마을, 레쉬폰" 이라는 가장 난이도가 높은 던전 앞에서 쩔 장사꾼이 이용자들을 모집하기 위해서 대기하고 있는 모습을 찍은 것이다. 게임 특성상 이미 쩔이라는 게 일반화가 되어 있는 던파이지만 이 스샷에는 단순히 쩔이라는 편법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씁쓸한 문제 또한 담겨 있다.
쩔이라는 게 보통은 여유있는 고렙이 플레이가 버거운 저렙을 도와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레쉬폰이라는 던전에서는 만렙(레벨70)이 같은 만렙을 쩔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게다가 4인 플레이가 기준이 되어 있는 "킹스로드" 난이도에서 말이다. 정리하자면 현재 던파에서 설정된 캐릭터 만렙과 거의 비슷하게 설정된 레벨의 던전 그리고 4인 기준의 킹스로드 난이도에서 만렙 캐릭터가 같은 만렙 캐릭터를 쩔하고 앉아 있다는 것이다.
◈ "어째서 던파에선 이런 일이 가능할까?"
바로 "스펙 인플레이션" 이 그것이다. 온라인 게임에서 말하는 스펙 인플레이션이라 함은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전투력에 관한 각종 수치 즉 힘, 지능, 공격력 등의 능력치 수준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얼핏 보면 시간이 흐를수록 고레벨 컨텐츠의 확장으로 인해 스펙 인플레이션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생각할 수가 있다. 물론 그렇다. 어쩔 수 없다. 점차 난이도가 높은 던전이 등장하는데 캐릭터 공격력이 제자리 걸음만 한다면 어떡하겠는가?
문제는 스펙 인플레이션 자체가 아니다. 그 진행 속도가 문제인 것이다. 컨텐츠 확장 속도보다 스펙 인플레이션 속도가 훨씬 빠르게 진행됨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던전의 난이도 상승 수준은 이미 정해져 있는데 스펙의 상승 수준은 이를 뛰어 넘다 보니 해당 던전의 기준 레벨이라는 것은 애저녁에 무용지물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본래는 파티플레이가 중심이 되야 함에도 혼자서도 무리없이 플레이가 가능한 상황도 오는 게 된다. 앞서 언급한 레쉬폰 쩔이 그 경우다.
◈ "그럼 무엇때문에 스펙 인플레이션 속도가 빨라지는가?"
먼저 결론부터 말하자면 개인적으로 근본적인 원인은 "원칙없는 운영자" 에 있다고 본다. 뒤에 언급하겠지만 스펙업에 심취해 있는 고렙 유저들을 의식해 무분별하게 스펙을 올릴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업데이트를 진행을 하는 것이다. 이는 원칙 같은 것이 없이 기존 컨텐츠와의 밸런스까지 사실상 무시하면서 진행되기 때문에 "레쉬폰 쩔" 같은 폐해까지 발생해 버린다. 던전의 수준을 고려해서 상대적으로 스펙 업을 진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 없이 진행하다 보니 4인이서 플레이해야 할 던전에서 혼자서 동렙을 쩔하는 일까지 벌어진다는 것이다.
사실 대부분의 RPG는 "전투" 를 굉장히 중요시하는데 이 전투는 "스펙" 으로 통하는 캐릭터 능력치가 절대적으로 역할을 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에 집착해 이를 통해 직접적인 게임 내에서의 이점 뿐만 아니라 유명해지고 싶은 명예욕을 만족하기도 한다. 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게임 자체보단 단지 스펙의 숫자에만 신경을 쓰고 이를 상승시키는 데에만 집중하게 되는 현상을 낳기도 한다. 한마디로 "숫자놀음" 만 하게 된다는 것이다.
◈ "스펙 인플레이션을 유도하는 데에는 운영자의 의도가 따로 있다!"
먼저 눈치챈 분도 있겠다. 운영자는 바로 이런 유저의 성향을 파악하고 이들을 오랫동안 게임에 붙잡아 놓을 요량으로 이들의 스펙 업 욕구를 만족하기 위해 각종 신상 아이템이나 시스템을 도입하게 된다. 이에 유저는 본인의 스펙을 어떻게든 올리고자 게임에 더 집착하게 되며 게임 플레이 수명을 연장하게 된다. 이는 운영자가 정확히 노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 던파에서 굳이 "속성 강화" 라는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가까운 사례라 하겠다. 기존 전투력 공식에 "속성 강화" 를 덧붙이니 유저들은 더욱 더 스펙 업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에 한동안 스펙을 올리기 위한 활동으로 게임이 좀 더 활발해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미 속성강화가 도입되기 전에도 던전과 캐릭터 스펙 간의 밸런스가 맞지 않았던 사실을 감안하면 속성강화는 있을 필요가 없었다.
◈ "스펙 인플레이션에서 파급된 또 다른 문제, 부익부 빈익빈"
그런데 문제가 여기서 끝났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스펙을 올리기 위한 수단 즉 장비 아이템의 가격에서 문제가 또다시 시작된다. 속성 강화 같은 새로운 스펙 강화 시스템과 함께 도입된 이 아이템들은 캐릭터 스펙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당연히 필수적인 아이템이 되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태생적으로 고가의 가격을 형성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생기게 된다. 스펙이 높았던 유저들은 더욱 높아지고 낮았던 유저들은 상대적으로 더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니 스펙을 높인 유저들은 모든 던전을 더욱 쉽게 플레이할 수 있게 되어 체감 난이도 또한 더욱 낮아지는 것에 비해 스펙이 그대로인 유저들은 더 높아진 체감 난이도를 경험한다.
이 부분에서 또다시 "레쉬폰 쩔" 을 언급할 수밖에 없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깊어지면서 동렙인데도 불구하고 한쪽은 쩔을 하고 한쪽은 쩔을 받는 것이다. 체감해 보면 사실 엄청난 차이가 난다. 이게 과연 정상적인 게임 내용일까 하는 정도로.
◈ "원칙과 비전을 가진 운영을 보여 줬으면..."
운영자는 스펙 인플레이션을 단순히 유저를 붙잡아 두고 게임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도구로 사용하지 않았으면 한다. 근시안적인 태도를 버리고 원칙과 비전을 가지고 적절히 활용했으면 하는 게 내 생각이다. 당분간은 이런 식으로 재미를 볼지는 몰라도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던전 같은 컨텐츠와 캐릭터 스펙 간의 밸런스 문제 등으로 게임 운영과 개발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을 것이다. 소탐대실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아 있긴 있구나. 근데 국내서 망함.
스펙 시스템 안넣으면 겜망함.
위에서 말한 스펙 존재하지 않는 겜은 울티마 온라인임.
스펙 시스템을 넣지않으면 타 유저와 다른점을 어필할 수 있는 요소는 컨트롤 뿐인데
스펙 안넣음 = 컨트롤 못하는 유저들이 못함
스펙 넣음 = 컨트롤 못해도 스펙 맞추면 쌈이되니 못해도 하고 잘해도 함.
게다가 장비에 따른 스펙을 존재하게 하면 간단하게 장비를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컨텐츠 추가가 쉬워짐.(ex : 던파, 와우, 아이온 등등등 만렙풀리면 새 아이템 추가되는 모든 게임)
머가 이득???
게다가 사람의 심리상 남들과 경쟁해서 우위에 서는걸 좋아하기 때문에 스펙이 없을 수는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