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마인 크래프트 성인게임 사태>로 촉발된 정치권의 게임 관련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정당을 가리지 않고 현재 ‘셧다운제 폐지’ 혹은 ‘완화’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대권을 잡기 위한 주자 중에는 젊은층에 인기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플레이 하기 위해 롤파크를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정치권의 이런 행보는 내년에 시행될 대선과 지방선거를 위한 포석 깔기의 이미지가 강합니다. 지난 4월 시행됐던 ‘2021년 서울시장, 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경우 2, 30대의 비율이 상대인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보다 월등히 높았습니다. 방송사 출구 조사 당시 20대 유권자의 55.3%가 오세훈 후보를 지지한데 반해, 박영선 후보를 지지한 비율은 34.1%에 불과하며 30대 유권자에서도 비슷한 비율을 보여줬습니다.
또한, 지난 5월에는 국민의 힘 당대표로 이준석 대표가 오르면서 사상 첫 30대 대표가 출현했으며, 이와 함께 국민의 힘 대변인에도 1994년과 1995년생인 20대 2명을 새롭게 내정하면서 당을 젊은 피로 이끌어 가려는 움직임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최근 정치권에서는 젊은층이 정치에 비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동년배의 입장에서는 나이가 지긋한 정치관련 인사보다 자신과 비슷한 연령대의 정치인이 목소리를 내주면 다른 때보다 더 관심이 가고, 자신이 속한 세대를 대변해 준다는 인상을 받기 쉽습니다.
그런 점에서 다수의 젊은층이 취미로 즐기는 게임에 대해 대신 목소리를 내주고, 그와 관련한 법안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향후 장기적인 의미에서 당내 인지도와 선거에 따른 표심을 잡아내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2020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여당이 무려 180석을 얻은 것에는 20~40대의 선거 참여가 크게 증가함과 동시에 그들이 민주당 계열 정당을 집중적으로 지지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사회활동이 가장 왕성하고, 활발한 연령대에게 당의 지지를 어필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고,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야말로 정치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이미 몇 차례의 선거를 통해 입증된 사실입니다.
정치권의 이런 행보는 게임업계에 있어서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표심이나 인지도만을 얻기 위한 일종의 쇼로 보이지 않기 위해서는 게임산업에 대한 공약과 법안, 그리고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할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 국회의원들이 열을 올리는 있는 ‘셧다운제’ 외에도 국내 게임업계에 산재하고 있는 다양한 게임 관련 문제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모색해야 합니다. 예컨대 확률형 아이템 문제를 비롯해 게임중독 문제, 대리게임 문제 등 보다 깨끗한 게임산업을 위해 해결되어야 할 문제들이 산재되어 있습니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을 이용하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실리만 챙기고, 모른척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죠. 정치인은 유권자의 표를 얻고, 유권자는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것이 어쩌면 정치의 올바른 행태일지도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