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서부터 예술을 언급하고 있는 <아트 오브 랠리>는 기존의 랠리 게임과는 다른 노선을 띄고 있다. 3D 게임이 막 나왔을 때를 연상시키는 각진 폴리곤 덩어리들로 구성된 외형이 다소 투박해 보이는 것이 사실인데, 막상 게임은 캐주얼한 외형과는 어울리지 않게 시뮬레이션 성격이 강하다. 가볍지 않고 묵직하며 랠리의 재미라 할 수 있는 혼자 즐기는 레이스의 조용하면서도 느긋한 느낌을 담고 있다.
<아트 오브 랠리>에서 시뮬레이션 성격을 가장 쉽게 느낄 수 있는 것은 조작이다. 차체 자세 제어장치, 카운터 스티어양, 잠김 방지 브레이크 시스템 등을 조정할 수 있으며 일반적인 레이싱 게임에서 지원하는 엑셀, 브레이크, 핸드브레이크 등의 모든 키를 지원하는데 꽤나 섬세한 컨트롤을 요구한다.
시뮬레이션 레이싱의 요소를 갖추고 있다
스칸디나비안 플릭, 카운터 스티어링, 왼발 브레이킹 그리고 핸드브레이크 턴 등 다양한 핸들링 기술을 지원하며 코스에 따라 이를 적절히 사용해 완주를 목표로 한다. 알다시피 랠리는 여러 차량과 함께 승부를 겨루는 것이 아니라 혼자 코스를 달려 타임을 재는 것이 목적이다. 그만큼 주변 사물과 최대한 접촉을 줄이고 코스를 다른 상대보다 더 빠르게 완주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트 오브 랠리>에는 1960년대부터 1980년대에 걸쳐 그룹 A, B, S 등 50개 이상의 유명한 랠리카를 운전해 볼 수 있다. 스토리 진행에 따라 새로운 차량의 잠금이 해금되며, 차량에 대한 짧은 설명이 차량에 대한 애착을 더해준다.
랠리의 황금기를 함께한 다양한 차량들이 등장한다
코스 또한 만들어진 트랙의 느낌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경관을 배경으로 레이스를 펼친다. 핀란드, 사르데냐, 노르웨이, 일본, 독일 등 약 60개의 스테이지가 준비되어 있다. 특이하게 레이싱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톱다운 시점만을 지원한다. 운전자시점과 같은 콕핏 뷰는 지원하지 않아 강제적인 시점 제한의 느낌이 강하지만, 자연을 벗삼아 달리는 기분을 만끽하라는 개발사의 배려라 할 수 있다.
시속 200Km에 가까운 속도로 스피드 경쟁을 좋아하는 레이싱 게임 유저들에게 <아트 오브 랠리>는 따분하고 답답할 수 있다. 속도를 낼 수 있는 구간은 생각보다 많지 않고, 레이스 중 볼 수 있는 경쟁자도 없어 지루할 수 있다.
랠리는 그야말로 자신과의 싸움이다. 포기하지 않고, 상대 보다 더 빠르게 코스를 완주하는 목적 속에 0.1초라도 랩 타임을 줄이려는 드라이버의 끊임없는 노력이 살아있다. <아트 오브 랠리>는 그런 랠리의 기본에 충실한 게임이다.
자연을 벗삼아 달리는 멋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