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1.29 08:12

어떤 백수의 인생

조회 398 추천 0 댓글 7
우리동네 어떤 형의 얘기를 하고자 한다. 나보다 1살 많은 그 형은 그냥 평범한 살림에 평범한 부모님과 남동생이 같이 살았는데...
그 형이 나와 같은 고등학교를 다녀서 안거지만 나의 눈에 뛸만큼 같은학년 친구들에게 왕따 비스무리하게 힘든 고교생활을 했던것은 분명하다.

어느날은 하교길에 그 형을 만났는데 얼굴에 멍자국과 교복셔츠에 피자국이 있는걸로 봐선 같은반 급우들에게 맞는일은 평소에도 있을범직한 쓴웃음을 짛었는데그 모습을 나에게 안들킬려고 동네에서 가장친한 날보고도 지나쳐 집까지 한걸음에 뛰어가는것도 2~3번 본적이 있다.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했을때 그형은 동네근처에 있는 가스배달일을 했다. 소심한 성격에 언제오토바이를 배웠는지 나름대로 배달원모습이 잘 어울려 보이기 까지 했다.

난 대학1학년 1학기를 마치고 곧 병무청에 입대지원을 해서 그해 10월에 입영일자가 나왔다. 그리고 보충대에서 그 형을 또 만나게 된것이다.

"어?! 석철이형! 형도 오늘 입대해?"
그때 얼마나 반가운지... 한편으론 부담스러운 군대가는 날에 동네형을 만났다는 것이 너무 위안이 되었고 같은부대로 떨어지게 해달라는 마음의 기도를 누군가에게 계속 기도까지 했다.

난 어머니와 누나가 보충대까지 동반하여 왔지만 그 형은 쓸쓸하게 보였던것이 혼자 먼산을 보며 입대식을 기다리는 눈이 애처롭기까지 했다.

그리고 우리는 운이좋게도 같은 훈련소인 논산으로 가게되었고 인연이 어디까지인지 의심스러울정도로 같은 자대배치까지 받게되어 같은대대 같은 중대 내무실까지 쓰게되어 소대동기가 되어버렸다.

우리는 힘들지만 나름대로 성실히 업무를 숙달하여 어느덧 최고참까지 되었고 그형은 분대장 견장을 차게 되었다. 내가 동기지만 한살아래인지라 기분좋게 형에게 견장을 양보한 셈이다.

하지만 고등학교시절의 경험으로 석철이 형의 분대장 지휘 능력은 형편없었다. 분대장노릇을 5개월간 하는 동안에 상병정도의 후임들이 분대장의 명령에 반박하기도 하였으며 아얘고참으로서도 취급을 안해버리는 놈들까지 있었으니 마음여린 석철이형은 나에게 분대장 견장을 줄려고도 했는지도 모른다.

어느날 석철이형이 점호를 끝내고 소등할려는 녀석을 무서운 눈으로 쏘아붙친ㄴ후 분대원들에게 소리를 질렀는데 그동안의 분대장에게 막대했던 녀석들을 혼내줄모양이였다. 그때 석철이형은 분대장으로서 자존심을 지킬려고 본연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고 맘에 안들던 녀석들을 차례로 불러내 따귀를 때리는가 하면 군화발로 복부를 심하게 때리기도 하였다.

이일이 있은후 간부들에게 이 사건이 알려져 형은 사단 헌병대로 끌려가고 15일동안 영창을 가게되었다. 나도 너무도 화가나 인사과 후임에게 소원수리를 한녀석을 알아내서 녀석을 심하게 갈구고 형의 복수를 하였다.

그리고 형은 다행이 영창기간이 복무기간에 포함되어 우리는 꿈에 그리던 제대를 같은날 하게되었다.
"앞으로 뭐할거야?"
그렇게 물었더니 당당하게
"내가 갈데 없는줄알어? 난 큰 회사에 취직해서 돈 많이 벌거다"

난 그런형의 말이 이제 사회생활을 내딪는 남자의 당당함보다는 사회생활의 불안함으로 인해 팅겨져버린 실언이라 생각했다.

제대후 난 게임방 알바를 하며 학비를 모으고 있었고 석철이형은 특전보병의 주특기답게 보안업체의 요원으로 취업을 하였다.

그리고 몇달이 흘러 우리는 그동안 사회생활에 적응하느라 연락도 잘못하고 지냈고 난 대학에 복학하였다.

그동안 석철이형의 안부가 궁금해 그형의 집에 들었다.

"형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석철이 형은 그동안 일을 그만두고 집에서 쉰다는데 내가 볼때 쉰지3~4개월은 돼었으리라 생각되었고 2평정도 작은방엔 여기저기 담배꽁초가 널려있고 몇달간 청소를 안했는지 먼지가 수북하게 쌓여있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수척해진 얼굴엔 생기가 없었는데 뭔가 사연이 있으리라 생각했다.

"형 취직 안할거야?"
"....."
형은 금새 얼굴이 굳더니 뭔가 낌새가 이상했다.
그리고 문여는 소리가 들리더니 형의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민기야 넌 요즘 어디 취직했니?" 하며 형에게 마치 들으라는 식으로 나에게 물었다.
"석철이는 맨날 저렇게 누워서 테레비만 보고 있다 내가 한심해서 저런걸 아들로 두고 있다니...쯧쯧쯧"

그리고 몇년이 흘러 난 뭐 영화사에 기획부로 발령받아 일하게 되었고 나름대로 남부럽지 않은 봉급을 받으며 ㅅ생활했다.

그동안 석철이형과는 만나지 못해 31살이 된 석철이 형은 어떻게 변해있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살던 그동네의 석철이형집에 찾아갔는데 그터는 이미 다른 고층건물이 들어서있었고 석철이형의 행방은 온데간데 없었다.

그리고 동네친구들을 수소문하여 다행이 석철이형이 살고있다는 그집에 갈수있었다.

주소로 찾아간집은 조그만 한옥으로된 집이였는데 누가 죽었는지 문밖에 등이 켜있었다. 난 그 집에서 나오는 아주머니에게 말을 걸었는데 그 아주머니가 바로 석철이형의 어머니였다.

"아주머니 안녕하세요? 저 민기예요 석철이형 만나러 왔는데..."
아주머니는 갑자기 날 보더니 한숨을 쉬면서 석철이형에 대해서 얘기해 주었다

그동안 석철이형은 병을 앓았다고 한다. 이유를 알수없는 병으로 계속 몸이 마르는 병이였는데 제대를 하고취직을 한후 몇일못간 퇴직을 했으며 10여년동안 아무런 일을 할수 없었다고 한다.

10년동안 식물인간처럼 누워서 생활했는데 바로 어제 숨을 거뒀다고 한다.

나름대로 제대를 한후 사회생활을 멋지게 할것 같았던 석철이형인데 10년동안 이라니...

그리고 난 시계의 날짜를 본후 너무놀라 지갑에 간직해둔 전역증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형이 죽은 날짜가 바로 10년전 군대제대날짜였고. 알수 없는 병은 일종의 정신병으로 사회부적응이였다는 의사의 말을 들을수 있었다 그리고 그 의사는 정신과의사였다.

사회에 대한 그 형의 불안증세는 얼마나 컸길래 죽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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