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발전에 따른 ‘낙관론’과 ‘비관론’은 팽팽한 대립 중
대중문화 속에서 인간과 인공지능은 다양한 관계로 묘사되고 있어
블레이드&소울 ‘무한의 탑 A.I’는 사용자의 공격을 학습하고 대응해 특히 주목 중
지난 27일 개봉한 영화 <로봇, 소리(감독 이호재)>는 딸을 찾기 위한 아버지 ‘해관’의 노력과 그런 해관을 도와주는 로봇 ‘소리’의 감동 어린 스토리를 담고 있다. 영화 속 인공지능(A.I) 로봇 ‘소리’는 딸을 잃은 아버지 해관의 마음을 이해하는 모습을 보이며, 해관과 감정을 공유하기도 한다. 이처럼 대중문화 속의 인공지능은 인간과 공존하며 나아가 인간처럼 감정을 나누는 모습으로 그려지는 한편, 인간을 능가하고 지배하려는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실제 인공지능의 발전에 따른 ‘낙관론’과 ‘비관론’이 대중문화 속에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는 것이다.
사랑 때문에 인간이 되고 싶었던 인공지능, 사이버 가수 ‘아담’
살아있는 인공지능이라는 콘셉트로 등장한 사이버 가수 ‘아담’은 우리 대중문화 속에 인공지능이라는 화두를 던진 대표적인 사례다. 1998년 발표된 아담은 사랑하는 인간 여성의 곁에 있기 위해 사이버 세계인 에덴(EDEN)을 떠나 현실 세계로 왔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그의 1집 앨범 <GENESIS>는 약 20만 장 판매를 기록했으며, 타이틀곡 <세상엔 없는 사랑>도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심지어 LG생활건강에서 출시한 음료수 ‘레모니아’의 광고를 찍을 만큼 현실 가수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아쉽게도 아담의 활동은 오래가지 못했지만, 사랑하는 인간을 위해 현실 세계에 왔으나 인간이 되지 못한다는 아담의 가슴 아픈 설정은 애절한 가사와 목소리를 담은 그의 노래와 함께 큰 사랑을 받았다. 아담은 신의 모습을 본떠 만들어진 최초의 인간 아담처럼 우리 대중문화 속에서 인간이 되고 싶었던 첫 인공지능은 아니었을까?
당신을 이기기 위해 계속 성장하는 인공지능, 블레이드&소울 ‘무한의 탑’
호구 취급 받던 NPC들이 변하고 있다. 최근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의 블레이드&소울은 사용자들이 인공지능이 탑재된 NPC(Non-Player Character)와 싸울 수 있는 ‘무한의 탑’ 업데이트를 선보였다. 그 동안 뻔한 패턴과 움직임을 보이는 몬스터를 ‘노가다’ 식으로 잡던 사용자들은 비로소 무한의 탑 NPC들을 통해 제대로 된 진검 승부를 펼칠 수 있게 된 것. 총 100층으로 구성되어 있는 무한의 탑은 인공지능 NPC와의 1:1 대전을 벌이며 더 높은 층까지 오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무한의 탑’ 업데이트에서 구현된 NPC들은 단순히 변칙적인 공격을 구사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의 실력을 가늠하고 이를 판단하여 전투를 벌인다. 사용자의 공격패턴에 따라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학습하여 점점 발전해 나가는 NPC가 탄생한 것이다. 단순히 인간을 흉내 내는 수준이 아니라 인간에게서 배우고 인간을 뛰어넘으려고 진화하는 NPC. 언젠가 마치 PvP 대결인 비무를 펼치듯 사용자의 행동에 따라 가히 신기에 가까운 전투를 보여줄 날이 기대된다.
매번 공식처럼 잡던 NPC가 어느 순간 나의 공격을 예상하고 상상치도 못했던 역공을 해온다면 당신은 과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다른 게임에서 느끼지 못했던 차원이 다른 긴장감과 재미를 무한의 탑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치명적인 매력으로 당신을 유혹하는 인공지능, 엑스마키나 ‘에이바’
2015년 1월 국내 개봉한 영화 <엑스마키나(감독 알렉스 가랜드)>는 인간과 가장 비슷한 형태로 그려진 인공지능 ‘에이바’를 표현해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천재 과학자 ‘네이든’에 의해 창조된 매혹적인 A.I ‘에이바’는 인간과 비슷한 외모뿐만 아니라 사고, 감정까지 닮아있다. 에이바는 사내 이벤트에 당첨되어 에이바의 튜링 테스트에 참여하게 된 프로그래머 ‘칼렙’의 마음을 빼앗고 그의 마음에 혼란을 불러 일으킨다.
자신을 만든 창조자인 인간과 동등한 위치에 서 있는 ‘에이바’를 통해 우리는 인공지능의 발전은 어디까지 이뤄질 것이며, 인간과 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인공지능이라면 그것을 과연 기계라고 부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된다. 인간보다 더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에이바가 지금 당신의 눈 앞에 나타난다면 당신은 그녀를 로봇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인간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