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일부터 많은 유저들이 기다려왔던 지스타 2012가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합니다. 이에 맞춰 하루 앞선 7일에는 ‘2012 대한민국 게임대상’이 열리는데요. 하지만, 언제부턴가 게임대상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한 해를 마감하는 게임대상 치고는 뭔가 허전하면서도 그에 부족한 작품들에게 게임대상의 영예가 돌아가는 일이 해마다 일어나고 있습니다. 심기가 불편하다는 말이죠.
후보작 선정의 문제
2012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올해에 오픈베타, 혹은 상용화에 들어간 게임을 기준으로 후보작을 선정합니다. 이에 따라 올해는 PC/비디오게임, 온라인게임, 아케이드/보드게임, 모바일게임 등의 4가지 분야에 걸쳐 총 16작품이 후보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게임대상의 후보작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어떤 작품이 대상을 탈까라는 긴장감이 들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단순히 후보작들을 조금만 살펴봐도 올해의 게임대상은 어떤 작품이 선정될지 쉽게 유추가 될 정도입니다. 만에 하나 이변이 일어날 수도 있지만, 그럴 확률은 솔직히 상당히 낮죠.
2012 게임대상 후보작
올해 유독 스마트폰을 앞세운 모바일게임이 강세인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16작품 중 9작품이 모바일 게임으로 편중된 것은 형평성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해 온라인게임 부분에는 4작품이 올라왔고, PC/비디오게임 부분에는 ‘디제이맥스 테크니카 튠’ 고작 한 작품뿐입니다. PC/비디오게임 부분은 어차피 국내에서 개발되는 작품이 적기에 백 번 양보해서 이해한다고 쳐도 온라인게임 부분은 뭔가 납득하기 힘듭니다.
무엇보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온라인게임 부분에는 넷마블에서 서비스하는 ‘모두의 마블’이라는 작품이 올라왔습니다. ‘대중성’을 심사기준으로 한다던 말은 어디 갔을까요. ‘모두의 마블’이라는 작품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중성을 심사기준으로 삼았다면 그에 상응한 작품의 이름이 올라와야 하지 않을까요. 올해 상용화를 한 작품 중에 나름 이슈가 된 작품만 열거하더라도 ‘레이더즈’, ‘DK온라인’, ‘퀸스블레이드’, 파이터스클럽’, ‘트로이’, ‘청풍명월’ 등이 있는데 말이죠.
심사기준의 엉뚱함
게임대상 최종 후보에 오른 16작품은 심사위원 점수 60%, 네티즌 투표 20%, 기자단 10%, 게임업체 전문가 10% 를 총 합산해 최종 점수를 가리게 됩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심사위원 점수가 절반을 넘을 정도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다는 것입니다. 최근 오디션 프로그램을 봐도 시청자 투표에 대한 비중이 상당히 높은 것과 비교하면 애초 후보작부터 선정에 참여했던 심사위원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그들에 의해 대상이 좌우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오디션 프로그램과 비교하는 것이 다소 억지스럽지만 게임을 즐기는 이들은 바로 유저들이고, 이들 자신이 재미있게 즐긴 작품에 투표권을 행사해 올해 최고의 게임을 내 손으로 직접 선정하는 것은 어느 것 보다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네티즌의 권한이 20% 밖에 안 된다는 것은 상당히 낮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또한, 게임업체 전문가는 어떻게 보면 기자단과 심사위원 양쪽의 성격을 골고루 갖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선정 방식을 4가지로 분류하는 것 보다는 게임업체 전문가를 제외하고 그들의 10%를 기자단이나 네티즌에게 돌려 비중을 20%로 올리는 것이 적당 하겠죠.
선정 방식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그래픽, 사운드, 캐릭터를 다루는 기술/창작상에서는 네티즌의 투표 없이 심사위원 점수가 무려 80%에 달합니다. 나머지 20%는 게임업체 전문가가 차지하는데, 오히려 많은 게임을 접하는 기자단에게 그 권한을 돌리는 것이 정당합니다. 사실 게임업체 전문가라는 명칭도 솔직히 너무 애매해서 공정한 평가를 내릴지 신뢰가 가지도 않고요.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게임업체 전문가의 경우 심사를 함에 있어 자사 게임의 손을 들어주거나 지인이 속한 업체의 작품 쪽으로 기울지 않겠습니까.
수상부문의 애매모호함
2012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대상 외에도 최우수상, 우수상 등을 선정합니다. 하지만, 수상부문을 살펴보면 우수상은 인기게임상과 별 반 다를 바 없어 보이고, 사회공헌우수기업상이라던가 게임 비즈니스 혁신상, 클린게임존상 등 다소 애매모호한 명칭의 상들이 난무합니다.
유명한 아카데미 영화제로 가보죠. 아니, 가까운 영화제만 봐도 영화에 출연한 이들을 기리기 위해 남, 녀 주/조연 상이 있고 그것을 만든 감독상이 있습니다. 여기에 하나의 영화가 완성되기까지의 의상상, 음악상, 미술상, 촬영상, 편집상, 각본상, 주제가 상 등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게임대상에 적용시켜 보는 것이죠.
물론, 기술/창작상 부분이 그래픽, 사운드, 캐릭터, 게임기획/시나리오의 4가지 부분으로 나뉘게 되지만, 캐릭터의 경우 무엇을 심사기준으로 삼는지 애매합니다. 그래픽이야 육안으로써 보여지는 것을 통해 인정할 수 있고, 사운드 또한 BGM을 비롯한 각종 효과음의 리얼함으로 구분이 가능하지만 캐릭터의 경우 뭘까요. 여성 캐릭터가 얼마나 자극적인가, 캐릭터의 숫자가 얼마나 많나. 캐릭터 디테일의 경우 그래픽에 속하기에 뭔가 캐릭터상이라는 부분은 상당히 애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차라리 이럴 바에야 스토리상, 인터페이스상, 콘텐츠상, 커뮤니티 상으로 누구나 알기 쉽게 상을 세분화 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상의 명칭은 다소 떨어지고 없어 보이지만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각 상이 어떤 것인지 쉽게 납득할 수 있으며, 보는 재미도 약간은 있지 않을까요.
여러분의 올해 게임대상은 무엇입니까
앞서 말했듯이 아쉽게도 ‘2012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후보작 16작품을 대충 살펴봐도 올해 어떤 작품이 수상할지 대충 감이 오기에 시작부터 김이 빠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국내에 하트 열풍을 몰고 온 모바일 작품이 이변을 일으킬 수도 있지만 그럴 일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겠죠. 때문에 수상을 함에 있어 몰려오는 긴장감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이는 딱히 올해만의 일은 아닙니다. 불과 몇 년 전부터 그랬는데요. 2009년의 ‘C9’이 대상을 탔을 때는 어이가 없었고, 최우수상에 ‘에이카 온라인’이 이름을 올렸을 때는 2009년에 정말 할 게임이 없었나 할 정도였죠. 재미있는 것은 2009년부터 대상을 차지한 작품이 기술/창작상 4가지 부분에서 적어도 3개 이상을 차지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다르게 말하면 그만큼 기술/창작(그래픽, 캐릭터, 사운드 등)이 뛰어났기 때문에 대상을 차지할 만 했다고 할 수도 있지만, 한 작품이 독식했다는 인상도 지울 수 없죠. 얼마 전 열린 49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광해가 15관왕을 차지하며 공정성 논란이 된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게임을 하는 사람보다 영화를 보는 사람이 많기에 이런 것은 논란이 될지 언정, 게임 대상은 그냥 그러려니 하는 수준입니다.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현재 대한민국의 축제에 불과합니다. 국산 게임만을 취급하기에 후보작들도 엉뚱하다 할 수 있는 작품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국산 게임만이 아닌 올해 국내에 서비스되고 출시됐던 작품으로 기준을 넓힌다면 어떨까요. 당장만 해도 ‘리그 오브 레전드’, ‘디아블로 3’ 등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작품이 떠오르고 후보작에도 정말 쟁쟁한 작품들이 올라와서 투표할 맛 좀 나겠죠.
이 때를 빌미 삼아 해외 개발자도 초청해서(대상 후보에 올랐다는 명목) 지스타 관람도 하고, 이슈도 만들면 우리만의 잔치라 할 수 있는 지스타의 질도 조금 높아지지 않을까요. 올해 지스타는 엔씨에 CJ E&M까지 불참했습니다. 해외 기업으로 닌텐도가 최초 참가했지만, 여전히 외국 기업들의 참여는 저조한 수준이고요.
게임대상을 지스타 일정 하루 앞서 한다는 것. 게임 관계자들이 쉽게 모이기 힘드니 지스타 관람에 맞춰서 게임관계자들이 한 곳에 모일 때 게임대상을 거행하는 의미 외에 뭐가 있을까요. 이런 쪽으로 좀 머리를 굴려 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외국게임할려면 외국게임부분을 하나따로 만들면되겠죠
삼국지를품다는 왜 올라온거지 내년에 올라오는게 더맞지않나싶은데
투표같은경우 이 정도가 맞다고 봅니다. 인기투표만 될뿐입니다.
시상식은아니지만 프로야구롯데가 올포지션 올스타로 뽑히지않습니까.
대중성이라면 모두의 마블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모바일게임은 쫌 너무했다 절반은 빼도 되겟ㄱ만
대상이 뻔히 보이는건 어쩌면 대박게임이 2개나왔어도 둘다 살아남는적이 잘없는것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