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 프로그램의 대한 공방전이 뜨겁네요. 오토에 관한 글들을 하나 하나 살펴보았는데 단순히 감정 싸움처럼 보였습니다. 왜 오토가 나쁜지 또는 좋은지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는 글이 보이지 않더군요. 그래서 제가 한번 올려봅니다. 엊그제 쓴 셧다운 글 처럼 이 글도 무플이면 캐안습이겠네요.
1.오토의 원리
오토의 원리부터 살짝 짚어 보고 갈까요. 매크로라는 말과 오토라는 말을 혼용합니다. 둘 다 불가분의 관계죠. 오토프로그램이 매크로를 돌린다는겁니다. 오토는 마우스를 통해 받은 신호를 소프트웨어가 후킹해서 가상의 마우스를 통해 하드웨어적인 명령으로 보냅니다.
그리고 특정 좌표 또는 범위의 색상을 파악해 물약을 자동으로 소비, 충전하며 특정 아이템만 골라 먹을 수 있고, 특정 단어에도 반응하게 해서 준비된 매크로 채팅을 내 보내기도 합니다.
게임사들은 오토를 막기 위해 후킹을 방지하는 기술을 사용하기도 하며, 특정 오토 툴을 감지해서 막기도 하지만 오토 제작사들이 빠른 업데이트를 해 버리기에 오토의 치명적인 단점인 매크로와 무인플레이를 한다는 점을 이용해 막기도 합니다.
특히 스틱이라 불리우는 USB오토의 경우 컴퓨터 자체가 해당 USB를 마우스나 키보드로 인식하고 실제 유저들의 플레이와 거의 흡사하기 때문에 오토를 적발해 내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오토의 원리에 대한 발전이 무척이나 빠르기 때문에 게임사들도 오토를 뿌리 뽑는덴 그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2.작업장 오토와 개인 오토의 차이
같은 개념으로 파악해야 하는 상황도 있고 다른 개념으로 파악해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작업장이 10개의 오토를 돌리는 것과 10명의 유저가 오토를 한개씩 돌린다고 했을 때 돌아가는 오토의 수는 똑 같다는 겁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선 다른 개념으로 파악해야 합니다.
3.오토의 폐해 사례
1)서버에 대한 과부하
오토의 키보드, 마우스 자동입력은 적당하게 되지 않습니다. 빠르고 끊임없는 키보드, 마우스 입력으로 클라이언트와 서버의 통신량을 높여 서버의 렉을 발생시킵니다.
2)컨텐츠의 빠른 소멸
에피소드나 새로운 시즌을 업데이트 했을 때 레벨업에 대한 컨텐츠가 빠르게 소멸됩니다. 이 부분은 작업장과 일반 유저를 따로 나눌 필요가 있겠네요. 작업장은 아이템 작업이 주종을 이룰겁니다. 작업장을 제외한 일반 유저들의 오토인 경우 레벨업이 목적일겁니다. 게임사가 레벨업에 필요한 컨텐츠의 소비 기간을 비오토 유저들을 기준으로 1년을 잡았다면 오토 유저들에 의해 6개월로 단축될겁니다. 이게 지속적이면 다음 에피소드 컨텐츠 부터는 오토를 염두에 둔 소비시간을 기준으로 하기에 1년 6개월 정도로 늘일 수 있습니다. 그럼 비오토 유저들은 컨텐츠를 빠르게 즐길 수 없겠죠.
3)게임내 경제의 급격한 변화
이 부분은 작업장 오토를 기준으로 해야 겠군요. 게임내 인플레이션은 막을 수 없을겁니다. 하지만 작업장들로 인해 인플레이션은 수십배 빨리 찾아 올수 있습니다. 유저가 오토를 돌리던 돌리지 않던 간에 작업장으로 인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게임머니와 아이템의 가치는 빠르게 낮아질겁니다.
이렇게 많아지는 게임머니와 아이템의 수량에 비해 시스템에서 흡수할 수 있는 방법들은 불변하기에 언젠가는 경제 자체가 무너질겁니다. 물론 돈이 되지 않는다 싶으면 작업장들이 스스로 빠져나가겠지만 그 기간동안 유저들은 한숨만 내 쉴겁니다.
4)PC방 이용률 저하
PC방에 대한 게임사의 이윤도 상당합니다. 만약 오토가 만연하게 된다면 작업방이 아닌 이상은 PC방에서 게임을 플레이 하지 않을겁니다. 물론 가맹점의 혜택으로 경험치나 드랍률 보상이 주어진다면 일반 유저들도 PC방에서 게임을 돌릴지도 모르지만요.
5)갈등 구조
오토로 편하게 캐릭터를 키울려는 유저와 게임의 재미를 위해서 또는 오토 살 돈이 없어서 오토를 돌리지 않는 유저들의 대립입니다. 아예 오토이거나 아예 비오토라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겠지만 두가지 경우의 유저들이 공존 할 경우 갈등구조가 성립됩니다.
오토를 지원하는 게임이나 오토프로그램 이용률이 90%대를 차지하는 게임의 경우 갈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겠지만 공존할 경우엔 분명히 갈등이 생깁니다. 비오토 유저들의 피해의식 또는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해 오토유저들과의 전면전을 벌이기도 하죠.
6)게임사의 인력 낭비
오토를 막는데 필요한 인력과 기술력에 대한 투자 그리고 오토 적발을 위한 운영자에 대한 인건비 등이 낭비 되고 있습니다.
4.게임사들의 오토에 대한 입장
자신들의 지적재산권을 이용해 타인이 이윤을 남기는 행위에 대해 처벌 한다는걸 모든 게임회사의 약관에 명기 되어 있습니다. 현거래에 의한 아이템 거래, 계정 거래, 오토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 등등이 같은 맥락입니다.
좀 쉽게 말하면 배 아프다는 것이며, 어렵게 말하면 지적재산권의 사수겠죠.
업계의 말을 인용하면 "어쩔 수 없이 부분유료화를 했는데 오토 프로그램 업자들은 정액제를 받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5.법적 소송 사례
엔씨소프트가 리니지의 오토 프로그램인 린메이트를 판매한 2인에 대한 "업무방해 및 컴퓨터 프로그램 보호법 위반"소송에서 승소하였습니다.
엔씨소프트가 자동프로그램에 의한 계정 영구이용정지 해제 청구소송에서 모두 승소하였습니다.
그러나 클라이언트를 건드리지 않는 현재의 오토 제작사에 대해선 처벌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6.오토프로그램의 미래
오토 프로그램 시장은 거대화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우려되는건 앞으로 나올 오토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는 겁니다. 게임에 접속하지 않아도 오토 툴만 실행시키면 자동으로 경험치와 아이템이 획득되는 오토프로그램도 이미 존재합니다.
7.오토가 게임사와 유저들에게 미칠 영향
오토 프로그램이 지금 당장 편하다는 것만 생각하지 말고 미래를 생각해 봐야 할 시기입니다.
오토프로그램이 일부 유저들의 말처럼 정당하다고 한다면, 그리고 게임사가 묵인해 버린다면, 미래엔 모든 유저들이 오토프로그램을 사용할 겁니다. 부분 유료화 게임을 하면서 오토 제작사에겐 정액제를 낸다는 거죠.
다시 말해서 유저들은 게임에 대한 지출보다 오토에 대한 지출이 더 많아질 것이며, 게임사 보다 오히려 오토제작사의 수입이 많아지는 결과까지 나올겁니다.
지금 부터 오토프로그램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나올 상상불허의 오토들은 해킹까지 불사할 것이며 게임산업의 근간을 흔들어 버릴겁니다.
저랑 비슷한 생각을 하시고 계시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