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빌려드립니다."
오늘도 TV에선 제발 돈좀 빌려가라고 극성이다.
전화 한통만해도 돈을 빌려준다니 이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돈을 빌려드립니다."
그렇다면 대출시스템을 게임에 적용해보면 어떨까?
1.무엇이 문제인가
대부분의 알피쥐게임에서 게임을 할수록 캐릭터의 레벨은 올라가기 마련이다.
게다가 요즘엔 느린성장을 싫어하는 게이머들의 요구에 맞춰서 말그대로 '포풍성장'을
보여주는 게임들도 많아졌다.
그렇다면 내 캐릭터는 쑥쑥 커가는 레벨만큼 강해지고 있을까?
대답은 "NO" 이다.
바로 '아이템' 이라는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게임에서 레벨이 오를수록 캐릭터가 강해지는건
레벨업에 따른 캐릭터 자체의 성장보단 아이템 교체에 의한 것일때가 많다.
그런데...
사고싶은데.. 왜 사질못하니
그렇다. 아이템을 얻기위해선 돈이 필요하다.
레벨이 올라가면 장비를 교체해야하기 마련이고
장비를 교체하기위해선 돈이 필요하다.
게다가 레벨이 올라갈수록 장비교체비용은 점점 커진다.
때문에 라이트 유저들은 레벨이 올라가도 제대로된 장비조차 착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직접 아이템을 구하거나 강화를 하는 방법이 있지만 이는 요행에 기대는 방법일 뿐이고
게임속에서 직접 돈을 벌 수도 있지만 투자하는 시간에 비해 벌이가 시원찮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좀 더 좋은 아이템을 원하는 유저들은
현질의 유혹을 견디기가 힘들 수 밖에 없다.
"어서옵쇼 고갱님"
2.적용방향은?
현재 게임속에 대출시스템을 갖춘 게임은 많지 않지만 앞으로의 적용방향은
이터널시티의 대출시스템과 나이트온라인의 렌탈 시스템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이터널시티의 대출 시스템-
대표적인 현실추구 게임답게 게임속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대출받을수 있는 금액은 유저의 레벨에따라 달라지고 이자는 자동으로 뺏아간다.
빌릴땐 마음대로지만 갚을땐 아니란다
-나이트온라인의 렌탈 시스템-
렌탈시스템은 직접적으로 돈을 빌려주는게 아니라 필요한 아이템을 빌리는 형식이다.
대여금액을 지불하고 일정기간동안 아이템을 이용하는 방식이며
다른사람이 등록한 아이템만 빌릴 수 있다.
이렇듯 대출시스템의 적용방향은 위의 두 게임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첫번째는 이터널 시티와 같이 직접 돈을 빌려주는 방식인데
유저는 게임속 은행과 같은곳에서 직접 돈을 빌리며 그에따른 이자와 원금을 갚아나가야 하고
대출금액은 유저의 능력에 따라 달라진다.
예로든 이터널 시티에선 대출금액을 레벨에따라서만 차등적용하고 있지만
레벨 외에 유저의 평균 접속시간, 최근 수입과 지출내역 등도 감안하게 된다면
좀 더 형평성있는 대출이 될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에서 가장 문제되는것은 어떻게 빌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갚느냐하는 것인데
돈을 빌린 유저가 갚지않은채 잠적하거나 캐릭터를 삭제한다면 받을길이 막막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먹튀 유저들을 막기 위해서는 애초에 담보를 잡는다거나
대출받은 캐릭터는 삭제를 하지 못하게 막고 장기채납캐릭터는 봉인을 하여 다른 캐릭터로
상환하기전까지는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방법들을 고민해봐야 할것이다.
남의돈 빌려놓고 무사할줄 알았당가?
두번째는 나이트온라인과 같이 아이템을 빌려주는 방식이다.
유저는 대여 비용을 지불하고 일정 기간동안 대여 장비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대여자가 빌린 아이템을 마음대로 팔거나 파괴할수 없고 대여기간이 끝난 아이템은
자동으로 본 주인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먹튀 유저에 대한 걱정도 없다.
또, 대여 품목이 정해져있지 않고 다른 유저가 가격과 대여기간을 결정한 후 등록한 물품을
대여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렌탈시장이라는 또하나의 시장이 생겨난다는 이점도 있다.
다만, 자칫 대여가격조차 너무 비싸져 가난한 유저의 구제라는 본래의 의도를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할 부분이다. (실제로 위 사진에서 필자가 가진돈으로 빌릴 수 있는 아이템은
하나도 없었다.)
3.대출시스템에 거는 기대
게임을 하다보면 누구나 한번쯤은 급전이 필요하게되기 마련이다.
급처중인 아이템을 봤는데 돈이 모자랄때나,
사냥을 나가야 하는데 물약 살 돈이 모자랄때
묻지도 따지지도않고 돈을 빌려주는곳이 있다면 얼마나 맘이 편하겠는가.
돈 빌릴곳 없는 외톨이 유저는 서럽다
대출시스템에 걸고있는 기대는 그런 소소한 부분뿐만이 아니다.
앞에서도 밝혔듯이 대부분의 유저가 '현질'을 하게되는 가장 큰 이유는
좋은 장비를 맞추고 싶지만 마땅히 큰 돈을 얻을 길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임속에 대출시스템이 생긴다면 현질을 하지않고도 큰 돈을 얻을 수 있게된다.
'현질'대신에 택할 수 있는 또다른 길이 생기는 것이다.
현질을 하지않고도 좋은 장비를 갖출 수 있다는 것은 필자와 같이 비현질 플레이를 추구하는
유저들에겐 한줄기 빛과같은 소식이다.
뿐만아니라 게임사 입장에서도 초보 유저들과 비현질 유저들을 붙잡아 둘 수 있고,
게임의 컨텐츠가 풍부해진다는 점에서 충분히 구미가 당길만한 시스템이라 생각한다.
빌린돈으로 쇼핑한번 해볼까
4.마치며
게임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되면 현질 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거라는 말이
조금은 억지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또한 한가지 방편일 수 있다는것을 말하고자 한것이고
굳이 현질과 관련짓지 않더라도 요즘같이 컨텐츠 고갈의 시대에 새로운 컨텐츠가 하나 추가된
다는것 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모쪼록 대출시스템이 요즘같은 쩐의전쟁 시대에 하나의 활로가 될 수 있길 빌며 마무리해본다.
해킹할꺼 다 해킹하고 대출 시스템으로 팍팍 긁어 돈을 더 모은다든지 말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