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지금껏 온라인게임을 해보면서 황당한 경우를 겪어본 적이 있는가? 온라인게임 세상도 엄밀히 말하면 나 말고도 다른 많은 사람이 존재하며 이들과 교류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세계의 축소판이라 이래저래 갖가지 에피스드가 있었을 것이다. 그 가운데 정말 황당한 경우도 많았으리라 생각된다.
나의 경우, 그 황당한 경우 중에서도 상대방으로부터 들었던 "개소리" 에 대해서 회상해보고 분석해보고자 한다. "개소리" 라고 하니깐 어감이 좀 안 좋다고 지적하시는 분들이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내가 나열하는 직접 겪었던 사례를 보고 나면 왠지 수긍이 갈 거라고 본다.
☞사례1, 2003년 경 "애플파이 온라인" 이라는 게임의 오픈 베타 서비스 때
나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사례는 아니지만 참 인간의 욕심은 좋은 인간관계도 순식간에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사례였다. 당시 나는 온라이프에서 이 게임의 정보를 얻어 막 시작했던 초보자였는데, 이 게임은 홍보는 잘 이뤄지지 않아서 많이 알려져 있진 않았지만 그래도 아기자기한 재미에다 갖춰질 건 다 갖춰져 있던 알짜배기 게임이었다. 동접자도 그렇게 한산하다 느껴지진 않을 정도 였고..
초보자였던 내가 막 이 게임에 재미를 붙이고 있던 무렵..온통 이 게임의 게시판은 토론으로 무자비한 공방이 오고 갔다. 내막은 이렇다. 당시 게임사가 이벤트로 길드전을 개최하게 되었는데 당시로서는 정말 파격적이게도 길드전 상금으로 현찰을 내놓았던 것이었다. 아마 게임 홍보를 위한 홍보용 이벤트였던 듯. 1위 길드에게는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200만원 가량의 상금이 주어졌던 걸로 기억한다. 200만원이면 엄청 큰 액수가 아닌가?
문제는 길드전이 끝나고 1위 길드가 정해졌을 때부터다. 1위 길드의 마스터가 운영자로부터 상금을 수령한 후 갑자기 잠적을 한 것이었다. 그러다 얼마 후에 다시 나타났는데 게시판에 장문의 글을 남긴다. 내용을 간추려보면,
"입금받은 돈을 여자 친구와 같이 찾아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버스를 타고 왔는데 지갑을 놓고 내렸다. 그래서 경찰서에 분실 신고를 했는데 결국 못 찾았고 지금 이렇게 글을 남기고 있다. 나는 빈털털이라 길드원에게 나눠줄 돈도 없으니 그냥 게임을 접는 걸로 대신하겠다."
해당 길드원들은 얼마나 허탈했을까? 그의 말을 믿어준 사람도 있긴 했지만 대부분 돈을 먹고 튄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게임 내 아이템의 가치라고야 해봤자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200만원 받은 걸 혼자 먹는다고 하면 전혀 아쉬울 게 없던 상황이었다. 입금 받은 걸 왜 다 찾았고, 절묘하게도 버스를 타서 그걸 놓고 내렸다...? 당시 나도 그의 변명은 혼자 돈을 차지 하려는 계략이라고 생각했다.
당시 그 길드는 좋은 팀플레이로 길드전 1위를 할 만큼 길드원 간의 유대관계가 끈끈했었다고 하는데 돈 앞에 무력해진 것 것이다. 그 마스터는 현실이 아닌 온라인 세계라서 그 안에서의 인간관계는 별거 아니라고 치부한 것이 아닐까? 그 일로 단순히 돈보다는 배신에 따른 큰 실망감을 떠안은 길드원들은 온라인 세상에선 다신 사람을 믿기 힘들어졌을 것이다.
☞사례2, 2007년 경 "던전앤파이터" 를 하면서 거래 간에 있었던..
당시 던전앤파이터를 근근히 즐기고 있던 나는 저질 컨트롤과 가난에 찌들었지만 항상 재밌게 열심히 하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날 정말 운이 좋게 꽤 고가의 아이템을 주웠다. 당연히 한푼 없던 나는 그 아이템을 팔기 위해 발품을 팔고 다녔었다. 그러다 반갑게도 어느 유저가 내가 원하던 가격 이상으로 사주겠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나는 옳다구나!! 하고 상대가 마음이 바뀌기 전에 얼른 거래를 해야겠다는 심산으로 거래를 걸었다.
내가 아이템을 올리고 상대가 돈을 올린 상태에서 나는 얼른 확인 버튼 누르려고 하는 찰나.. 금액에 0이 빠진 걸 발견..좀만 더 경솔했다면 바로 당했을 타이밍이었다. 너무 화가 난 나는 바로 상대에게 따졌다. 그랬더니 상대가 하는 말이 정말 가관이었다.
"뭐, 어쩌라고! 나도 똑같이 당했었거든? 꼬우면 너도 하든가 ㅋㅋㅋ"
꼬우면 너도 하든가 ㅋㅋㅋ
꼬우면 너도 하든가 ㅋㅋㅋ
모방범죄가 이런 것일까? 범죄가 범죄를 낳는....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자신이 당했다고 똑같은 행위를 반복하고 있던 것이다. 이것 또한 온라인 상이라고 별 죄책감도 없이 저질렀던 것 같다. 더구나 성인채널이었는데...;; 사실 게임 내 대부분의 사기는 이런 식으로 확산되는 것 같다. 남이 사기치고 다니는데 나 하나쯤 더 사기치고 다닌다고 큰 문제될 건 없겠다는 생각, 내가 피해봤으니 남도 한번 겪어봐야 한다는 보상심리 등... 깊지 못한 생각들이 아쉬울 뿐이다.
사실 더 많은 사례들을 적고 싶었으나 글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고,(사실 글을 다 읽어 보는 온라이프 회원님들이 얼마나 될까?) 기억이 가물가물한 것도 있고 해당 게임의 특수 환경을 알지 못하면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아쉽게도 2가지만 적게 되었다. 물론 나중에 더 쓸 여지는 있다. 위 두가지 사례의 "개소리"를 보더라도 쉽게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온라인 세상에서도 현실 못지 않은 신뢰와 바른 마음가짐 및 행동 등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자신은 어떠한 모습으로 온라인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지 한번 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저 일단 내가 잘살자는 개념이 박혀있는 이상은 흐음?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