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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은 여러모로 많이 발전해 왔다.

온라인게임의 역사가 조금씩 길어지면서 온라인게임과 관련된 모든 것들이 성숙해지고 또 발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온라인게임 자체의 퀄리티는 두말할 것도 없으리려니와 유저들의 전반적인 게임에 대한 인식 수준, 오랜 시간 축적되어 온 게임사들의 게임 운영 노하우 그리고 온라인 게임 해킹 기술이 발...아, 이건 아닌가...;;

어쨌거나 저쨌거나 온라인게임을 비롯한 관련된 많은 것들이 꾸준한 발전을 해 온 게 사실이다. 이건 누구나 부정할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운영에 관련해선...

근데 개인적으로 좀 탐탁치 않게 생각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운영" 에 관련해서다. 좀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운영의 투명성과 경직성 " 을 지적하고 싶다.

많은 유저들이 잘 알다시피 요즘은 게임 자체의 퀄리티도 중요하지만 운영은 그 이상이다. 그동안 우리는 아무리 잘 만든 게임이라도 엉망진창 운영으로 순식간에 국밥 말아 먹 듯 게임을 막아 먹는 모습을 보아 왔다. 운영만 잘 됐다면 대박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을 만한 게임이 그저 그런 게임으로 전락해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경우도 보아 왔고 말이다.

운영의 중요성은 온라인게임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 이상 설명 안 해도 될 듯하다. 그 만큼 게임의 성공 여부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처음 부분에서 언급했던 게임 운영 노하우의 발전은 단순히 기술적인 부분을 말했던 것이었다. "하드웨어" 적인 부분이라고 비유하면 적절한 비유일까? 일례로 고객센터의 구조, 운영 방식, 유저 민원 대응방식 등을 들 수 있겠다.

그런 부분을 제외하면 운영에 관한 한 사실상 별 발전이 없거나 정체되어 있는 느낌이다.

특히나 아까 말했던 "투명성과 경직성"

투명성과 경직성하니깐 내가 뭘 말하려고 하는지 쉽게 감이 오지 않을 수도 있겠다. 그래서 재미삼아 몇가지 제시어를 내 보겠다.

 

GM의 비리 사건

잠수함 패치

해킹 사건

 

혹시 알겠는가? 모르시겠다고? 그럼 그냥 써 내려 가야겠다.

 

GM의 비리 사건

GM의 비리 사건은 본인이 하고 있던 게임에서 겪어 봤거나 자주 들어는 봤을 것이다. 말 그대로 GM이 비리를 저지른 일을 말하는 것이다. 게임사가 완벽한 체계로 이루어진 조직이 아니라면 분명 인간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비리가 일어날 수는 있다.

하지만 내가 제기하는 문제점은 그런 게 아니다. 바로 이에 대한 게임사의 대응 방식이 문제라는 것이다.

 

일단 다음 단계를 보자.

 

ㅡ처음 GM에 관련한 비리를 눈치채고 이를 의심하기 시작하는 유저가 하나 둘씩 생겨남.

ㅡ아직 확신은 못 한 상태라 자유게시판 등에 내용을 올려 반응을 확인.

ㅡ이에 운영진 측은 별도의 반박없이 무조건 삭제를 감행.

ㅡ또 이에 발끈한 유저들이 더 명확한 증거를 내 놓으며 글을 올리기 시작하고 고객센터에까지 민원을 넣기 시작.

ㅡ하지만 운영진은 계속 모르쇠로 일관.

ㅡ화가난 유저들이 확실한 수사로 운영진이 더이상 발뺌할 수 없을 정도의 증거를 내 놓으며 해당 게임 유저들의 운영진을 향한 비난 여론이 점차 확산됨.

ㅡ그러자 더이상 버티기 힘들었던 운영진은 순순히 자백을 하며 공지로 사과를 하고 관련자들을 문책하겠다며 사건을 마무리 지으려 함.

 

이상이 내가 지금까지 온라인게임을 하면서 보고 들었던 비리 사건의 해결 과정이었다. 어떤 패턴인가? 처음 무조건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더이상 버티기 힘들다고 판단하면 그제서야 인정하고 수습을 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것도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소수의 유저들이 열심히 뛰어서 밝혀진 것뿐이다. 그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진실은 절대로 밝혀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것은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채 영원히 묻혀 있을 수많은 비리 사건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이 있을 수 있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잠수함 패치

유저들이 온라인게임을 하면서 운영진을 향해 자주 분노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잠수함 패치일 것이다.

분명 아무런 공지도 없었는데 나도 모르게 어느새 교묘하게 게임 일부분이 바뀌어 있다?

특히나 나한테 큰 영향이 있는 거라면 크게 분노할 수도 있는 노릇이다. 그나마 눈치채면 다행인데 잠수함 패치의 대부분은 굉장히 교묘한 수준이라서 대부분의 유저는 눈치를 못 채고 그냥 물 흐르듯 지나치게 되어 있는 게 현실이다.

잠수함 패치를 하는 주된 이유는 특정 부분이 변경되면 반발할 수밖에 없는 일부 유저들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또는 본인들의 실수를 감추기 위해?

어찌됐든 좀 비겁한 게 아닐까?

이는 점차 쌍방향 의사소통을 지향해 함께 만들어 가는 온라인게임이라는 이상에 역행하는 짓은 아닐까? 겉으로는 유저의 의견에 귀 기울이겠다면서 뒤에선 몰래 패치나 하고 있고...

 

해킹 사건

보안 기술이 발전하면 해킹 기술은 한발짝 더 나아가기 때문에, 항상 해킹에 관해 주도면밀한 유저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대 온라인 게임에서는 해킹 피해는 피할 수 없는 숙명과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해킹 피해에 대한 대응은 최선을 다할 수 있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도 있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게 안 되는 것 같다. 지난번에 어떤 유저가 해킹 피해에 관해 넋두리하는 글을 본 적이 있었다.

내용인즉슨 해킹 피해때문에 경찰 신고를 했는데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게임사 쪽에 관련 자료를 넘겨 받으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게임사 쪽에 로그 파일 등을 요구했는데 자체 사정 때문에 넘겨 줄 수 없다는 지극히 사무적인 답변만 돌아 왔다고 한다. 그리 어려운 게 아닌데 말이다.

지나치게 경직되고 투명하지 못 한 게 아닌가 한다. 뭘 숨기는가? 자사의 게임을 하던 유저가 피해를 입었는데 적극적인 도움을 주지는 못 할 망정...

 

 

요즘 게임들은 옛날과 다르게 직접 유저들을 만나는 오프라인 이벤트 등을 많이들 개최하고 있다.

ㅡ작게는 소수의 유저와 식사를 하면서 게임에 대한 얘기를 나누기도 하고

ㅡ앞으로의 중요한 업데이트에 관해 특정 유저들에게 직접 비밀 공개를 하는 행사를 하기도 하며

ㅡ크게는 축제 비슷하게 다채로운 내용으로 유저들에게 즐길 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런데 말이지 정치권에서 자주 나오는 "전시행정" 이라는 말을 혹시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이는 그냥 "겉으로 보여주기 위한 행정" 이라는 뜻이다. 내가 보기엔 전시행정과 크게 달라 보이진 않는 것 같다.

평소에나 잘하지 그렇게 이슈 하나 만들어서 홍보나 한번 하자는 속셈이 아닌가 의심이 들기도 한다.

정말로 유저들을  생각하는 운영을 하고자 한다면 먼저 투명해지고 유연해져라.

 

 

 

 

 

Comment '3'
  • ?
    Dino 2010.08.06 20:51
    유저를 손님으로 모시는 운영이아닌

    유저를 자기 게임 키우는 일꾼으로 취급하는 운영

    요즘엔 보기흔하지요..
  • ?
    어린왕자 2010.08.06 22:07
    시대가 변함에 따라 어쩔 수 없는 듯 하네요....

    "돈"이 주는 공통된 행복이 파장 너무 커져버렸죠...
  • ?
    루나사랑 2010.08.07 00:05
    게임을 너무 마케팅적으로만 생각하는 게임 회사들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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