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전.jpg

대한민국 월드컵 대표팀

아, 그리도 염원하던 Again 2002를 재현하기 위해 거쳐야 했던 16강전에서 분패를 하고야 말았다. 난 적어도 8강까지는 뻗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너무나 아쉽다.

방금 인터넷 기사를 검색하면서 박지성 선수가 "나의 월드컵은 끝났다" 라는 멘트를 봤다. 나의 월드컵도 끝났다.7월까지 월드컵의 흥분된 기분을 느끼고 싶었는데 그런 기분을 느끼는 건 사실상 오늘부로 종료되었다.

물론 월드컵은 7월까지 진행되긴 하지만 우리 대표팀의 선전을 지켜 보며 즐기는 것이 9할이라는 점을 봤을 때 "나의 월드컵은 끝났다"

 

아, 그건 그렇고 쓰고자 하는 걸 써야 겠다. 서론이 너무 길어졌다.

어제 16강전을 시청하기 위해 밤 11시 경에 맞추어서 친구와 함께 가끔 가는 주점에 들렀다. 이미 주점 가는 거리에 있는 많은 음식점, 주점 등등은 많은 이들이 월드컵을 시청하기 위해 가득 메우고 있었다. 내가 들른 그리 크지 않은 주점도 역시 사람들이 가득 메우고 있었는데 가까스로 한자리 비어있는 걸 확인하고 자리를 잡았다.

드디어 킥오프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며 경기 시작. 이와 함께 사람들이 대~한민국이라는 구호와 함께 특유의 손뼉 치기를 하며 우리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상기된 표정의 사람들은 초반부터 경기가 양팀이 공방을 주고 받으며 과열되자 환호와 탄식을 쏟아 냈다. 우리팀이 아쉽게 찬스를 날리면 안타까움이 가득 담긴 탄식을 내뱉었지만 이내 박수를 쳐 줬으며 위기의 순간에서 가까스로 선방을 하면 가슴을 쓸어 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 쉬며 박수를 쳐 줬다.

기대감에 들뜬 초반에다 비교적 강팀을 상대로 우리팀이 선전을 하자 더욱 분위기는 고조되고 사람들의 표정은 더욱 더 상기되어 있었다.

하지만 전반 비교적 이른 시간에 다소 아쉬운 실책에 의해 선제골을 먹히자 분위기는 조금씩 침체되어 갔다. 선수들은 괜찮은 것 같은데 오히려 응원하는 사람들이 더 조급해 하며 흥분을 하는 것 같았다. 다소 신경질 적으로 변해 좋은 골 찬스에서 기회를 무산시키는 장면에선 해당 선수에 대해 비난을 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졌으며 실책으로 위기를 자초한 선수에 또한 흥분하며 질타하기에 바빴다.

실점 하기 이전엔 그래도 순수하게 응원을 하면서 시청하던 사람들이 실점 이후엔 지나치게 몰입하며 응원보단 흥분과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는 빈도가 잦아진 것이다.

이는 후반 중반 이후 우리가 만회골을 넣으면서 반전이 되었다. 골을 넣자 온통 환호와 대반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충만해진 사람들은 다시금 응원을 하기 시작했다. 방금 전의 초조함과 흥분해 신경질 적인 반응들은 어디로 갔는지 선수들의 동작 하나하나에 환호를 보내며 반응을 했다.

하지만 그러한 분위기는 오래 가지 못 했다. 또다시 실점을 한 것이다.

동점 골에 이어 역전 골까지 이어지리라 기대했던 사람들의 실망감은 이내 퍼진 정적감으로 충분히 설명이 되었다. 갑자기 아주 조용해진 것이었다. 더구나 남은 시간 또한 많지 않아 실망감은 금새 다시 초조함과 불만으로 표출되었다.

'골을 빨리 다시 넣어야 되는데 뭐하느냐?'는 의식이 강하게 자리 잡은 듯 선수들이 조금만 실수를 하거나 좋은 기회를 날리면 아까보다 더한 탄식과 비난이 쏟아졌다.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이러한 경향은 더욱 짙어졌다. 끝까지 기대를 저 버리지 않고 그나마 응원을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다수는 이미 패배를 의식한 듯 실망감을 노골적으로 내보이는 이도 있었다.

결국 우리 대표팀의 패배로 끝이 났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현재 각종 언론의 기사에서도 볼 수 있듯이 비교적 아주 좋았다. 하지만 경기 직후 사람들의 대부분은 실망감만을 안은 채 자리를 뜨는 모습을 볼 수 있던 반면 대표팀의 선전에 칭찬하며 위로하는 박수를 보내는 이는 별로 보이지 않았다.

나는 이 모습에 조금은 씁쓸하고 실망했다.

비록 우리 대표팀이 패배하긴 했지만 그 경기 자체를 즐기지 못하고 너무나 승패에만 집착하고 있던 게 아닌가 하는 것 말이다. 나 또한 그런 모습이 있던 건 아닌지 반성을 한다.

 

너무도 닮아있는 온라인게임의 상황

내가 왜 이 얘기를 "게이머가말한다" 게시판에 쓰는지 아직 이해가 안 가시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이 얘기를 꺼낸 이유는 이 상황들이 온라인게임의 상황과 너무도 닮아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처음엔 새 게임에 대한 기대감때문에 각종 환호와 응원을 보내지만 이후 조금만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격려나 건설적인 비판은 커녕 여지없이 흥분하거나 비난만 하는 그런 모습들이 왠지 비슷하다고 느꼈다.

또한 게임 자체를 즐기지 못하고 게임 속 일부분에만 집착하고 있는 그러한 모습들.

반성할 게 있지 않은가 물어보고 싶다.

 

Comment '6'
  • ?
    깨우기 2010.06.27 13:41
    화장실 들어갈떄랑 나올때는 다른거랑 똑같죠..

    영자들도 오픈전엔 친절하고 답변도 잘해주는데..오픈후엔 답변이 메크로죠..복사 붙여넣기..

    오픈시엔 사람몰려서 서버다운도 자주하고 각종렉 버그 서버오픈지연등...

    게임을 기대했던것만큼 안해주니 화날만도함..
  • ?
    어린왕자 2010.06.27 14:21
    맞는말입니다. 자신이 깊숙히 즐겨보지도 못하고 잠시 걸음마 뗀 수준으로 즐겨놓고

    "이 게임 재미없네 , 망했네" 하는 발상은 참 "내 말이 진리다"하는 꼴이죠.....

    자신이 재미없다고 그 게임 자체가 모두에게 재미없는건 아니니까요...말할때 항상 조심해야 됩니다...

    토론을 할때에도

    "네 생각은 틀렸어"가 아니라

    "네 생각도 좋지만 내 생각은 이래" 하면서 하는게 좋은거지요....

    요즘 개념없는 초중고들 토론 하는거보니 가관이더군요 으음;;;;
  • ?
    시첸 2010.06.27 14:27
    맞는말씀이죠........

    우리나라 축구보는사람이

    축구라는걸 제대로 경험해보거나 보지않고......

    그냥....... 월드컵이라는 축제라는 타이틀을 보고 보는거랑 같은거죠

    강팀을 이기면 기대치올라가고......지면......욕하고...............

    말그대로 게임이랑 비슷하네요 정말....... 한 ............몇시간 플레이하다가 아 재미없다 이런거.....쩝...
  • ?
    Display 2010.06.27 14:51
    어제 밤샐것 작정하고 봣는데..ㅠㅠ 하지만 가나랑 미국하는거 보고 정말 감탄 하였습니다.
    가나 장거리 슛이 골로 들어 가면서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나가 우리나라를 대신해서
    적이었던 우루과이를 이겨주면 좋겠습니다.
  • ?
    마주앙모젤 2010.06.27 15:38
    어제 경기내용은 한국과 우루과이 별차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일단 우리가 남미 징크스 라는것을 갖고 있어서 한국은 가끔 유럽팀들은

    몇번 이기긴 하지만 남미팀에게는 유독 약한면을 갖고 있습니다

    헌데 전 어제 경기를 보고 한국축구는 강하다 약하다 이 2가지로 판단한다면

    저는 강하다 라고 평가해 주고 싶습니다

    이번에 이탈리아 프랑스는 조별예선에서 탈락했습니다 그 두팀에 비하면

    한국은 이번만큼은 그 두팀보다는 더 잘한것입니다

    사실 우리가 예상했던데로 대진표를 생각한다면 원래 조별예선에서 프랑스 와 이탈리아가

    조별1위로 16강진출을 할것이다 라고 생각들 하셨을겁니다

    정말이지 2002년에는 아르헨티나도 조별예선 탈락도 했던적이 있었습니다
    아참 그떼 포르투갈은 우리 때문에 탈락했고 프랑스도 그떼 탈락을 했었죠

    월드컵 이라는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단 한번도 16강도 한번도 못간 한국이 8년전엔

    월드컵 4위 라는 놀랄만한 성적을 보여줬고 이번엔 원정 첫 16강 이라는 첫 쾌거를 기록했죠

    그리고 이번 월드컵에도 우승후보라고 불리우는 독일,잉글랜드,스페인,브라질,아르헨티나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16강에서 끝이 날수도 있습니다

    전 사실 약체라는건 없다고 생각 합니다 오히려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한국은 강하다 하지만 한국보다 강한나라가 더 많은것뿐이다

    어떼요? 이말 왠지 맞는말 아닌가요? 솔직히 말해서 약체라는팀은 전 없다고 생각합니다

    월드컵 시작당시 중국이 프랑스를 이겨버리는 이변을 재현했고 우승후보 아르헨티나는

    작년에 볼리비아 라는 나라안테 6:1로 패배 했다고 합니다 이런점을 봐선 이변이라고는

    말할순 있지만 약체라는건 없다고 봅니다

    다만 평소 약체라고 평가받던 팀들이 강팀을 이기는건 한편으론 이변일수도 있지만

    제 나름대로 표현을 한다면 단지 평소에 강팀이라고 생각했던 프랑스,이탈리아,브라질,잉글랜드
    포르투갈,스페인 이런팀들보다 그냥 강함 이라는게 늦은것뿐이다

    이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다시 말해서 평소 강팀이라고 생각했던 팀들은 말 그대로 강팀이지만 평소 약팀이라고
    생각했던 팀들이 강팀을 이기는 이변을 일으키는건 어쩌면 이변일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강팀처럼 강해지는게 늦은것뿐이다 라는것이지요
  • ?
    마주앙모젤 2010.06.27 15:42
    이런..저도 모르게 윗글 멘트가 상당히 길어졌는데..

    사실 이 축구라는것 말고도 게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라는 게임은 재밌다 하지만 ????? 라는 게임보다 재밌는게임들이 많은것뿐이다'

    가끔 평소 인기가 없던 게임들이 어느날 갑자기 인기순위 10위안에 들어버리고 급격한
    회원수가 증가하는게임들이 있는데 그런게임들을 보면 물론 예전엔 재미가 없었다

    라고 평가 할순 있지만 갑작스러운 순위 상승을 하는것을 보면 단지 그 게임의 재미가

    이제서야 나타나는것이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포인트 안내 - 글 작성: 30 / 댓글 작성: 3

List of Articles
번호 카테고리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55 칼럼 게임의 장시간 플레이를 강제적으로 막아야 한다 34 title: 크로우2 (파워블로거만 구입가능)강물처럼 06.27 13721
354 칼럼 스타2 국내 오픈베타 테스트 11 Display 06.27 5825
» 칼럼 월드컵 응원전과 온라인게임에서 느꼈던 씁쓸함과 실망감 6 9timez 06.27 6532
352 칼럼 마라도나 감독의 도발과 온라인게임의 템빨 20 9timez 06.24 16131
351 칼럼 게임사의 현금거래 금지 약관은 모순의 연속 12 9timez 06.23 6331
350 칼럼 게임사를 비난하는 유저 누워서 침뱉기 13 title: 크로우2 (파워블로거만 구입가능)강물처럼 06.19 10715
349 칼럼 "템빨 논란" 부분유료화 게임에선 숙명일 수밖에 없나? 9 9timez 06.15 9633
348 칼럼 길드 활성화를 위한 "당근" 의 한계와 커뮤니티의 중요성 10 9timez 06.14 7972
347 칼럼 E-Sports 전국시대가 도래하는가. 8 GRACE 06.12 5299
346 칼럼 하우징 컨텐츠를 찾아보기 힘든 국내 MMORPG 시장 15 견자단 06.12 11036
345 칼럼 구형 스마트폰과 유료아이템 4 9timez 06.12 5200
344 칼럼 순수한 믿음을 배신으로 갚은 더러운 세상 5 9timez 06.10 5774
343 칼럼 지존이 되려고 하지말고 게임을 배워라 8 1 title: 크로우2 (파워블로거만 구입가능)강물처럼 06.09 16817
342 칼럼 웹게임을 하다 느낀 유료아이템의 딜레마 12 9timez 06.06 5614
341 칼럼 선거와 온라인게임 8 9timez 05.27 5138
340 칼럼 여러분 뇌는 마약중독자 뇌와 똑같을지도 모르는거 아십니까? 30 2 WonderSoul 05.17 824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34 Next
/ 34
많이 본 게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