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게임을 운영한다. 한 시간 고생고생해서, 기껏 온라인 게임 소개글 올려놓으니까, 게임사에서 운영하지 않는 게임은 온프회원들을 위해 보호되야 한다고 글이 강제삭제되었다. 순간적으로 열이 뻗쳤으나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일종의 프리서버와 같은 게임 광고하는 것과 같은 것으로 취급했겠지. 그렇게 이해했다. 그래도 기분이 상하는 건 어쩔 수 없었지만 말이다.
처음 온라인 게임을 접했던 1999년을 시작으로 벌써 11년이 지났다. 바람의 나라 리니지부터 시작해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미르의 전설, 천년을 비롯 슬쩍 나왔다 사라진 풍류공작소를 비롯한 각종 삼류 게임까지, 안 해 본 게임이 없었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지만, 2008년 기준으로 어림잡아 그 당시에 존재하던 모든 온라인 게임 중 80%는 즐겨봤다고 호언장담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세계관이 다른들, 그래픽이 다른들, 똑같은 형식, 똑같은 노가다, 소통없는 운영진, 소리없는 아우성에 질려 금새 접곤 했었다. 내가 유일하게 오래한 게임이 딱 두 개 있는데, 마비노기와 와우다. 비록 돈에 환장한 넥x이 마비노기의 위상을 많이 죽이기도 했고, 확팩이 거듭될수록 그 신선함이 죽어가는 와우 또한 슬슬 시대의 폐물로 취급받곤 한다. 하지만, 게임 자체의 완성도와 특화성에서 마비노기와 와우를 따라오는 게임이 몇이나 될까 싶다. 오죽하면 와우는 아직까지 할 정도다. 실은 와우가 좋은 거라기보단, 다른 게임을 하고 싶어도 도대체 할 만한 게임이 없다. 다 천편일률 오십보 백보다. 그러면 게임을 안 하면 되지 않냐? 라고 하겠지만, 게임을 안 하고 살 순 없다. 그냥 그렇더라.
그러다가 만난 것이 지금 내가 운영하는 게임이다. 물론 처음부터 내가 구상하고 운영을 시작한 건 아니지만 어찌어찌하다보니 이 게임에서 지낸지 5개월이 지났다. 그래픽은커녕, IRC라는 채팅프로그램과 네이버 카페만으로 무슨 게임이 돌아가겠느냐고 처음엔 비웃었지만, 이게 웬걸,
그동안 내가 그리도 개탄해왔던 현 온라인 게임의 큰 문제점인, 운영진과의 소통, 노가다 등이 아주 확실하게 해결이 되는 게임을 만나게 되서[ 솔직히 웹게임에 가깝긴 한데, 네이버 카페와 IRC라는 채팅프로그램으로만 돌아가는 거라서 게임이라 표현하는 것도 애매하다.] 나름 감동을 먹기도 했다. 결국 여차저차 하다보니 카페 매니저 자리까지 받고, 다른 운영진 7명과 함께 즐겁게 게임을 즐기고 있다. 게임을 연 지 5개월 동안 단 한 번의 침체기도 겪지 않고, 성장만 계속 하다보니 자신감도 붙고, 무엇보다 다른 온라인 게임들도 이러한 설정들을 적용하면 어떨까? 싶은 적도 많았다.
하루에도 몇 개씩 안건이 처리되고, 신문고에서 회원들이 올리는 글들을 보고 고려하고 또 논쟁을 펼치고 하다보니, 게임 운영이 어렵긴 어렵겠지만, 왜 다들 이전 게임의 컨텐츠를 베끼려고만 하는지, 하등 게임운영의 '게'자도 모르는 8명이 모여서 운영하는 게임도 하루에 몇개씩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컨텐츠 처리로 골머리를 싸매는데, 왜 다들 베끼려만 하는지...
왜 다들 베끼려만 하는지, 단순히 개미 주식 시장처럼, 빠르게 단타로 치고 빠지기 위하여? 대세에 편승하여, 오로지 돈만 벌기 위하여? 나는 비록 게임을 운영하고 있긴 하지만 전문적으로 게임운영을 하는 사람은 아니므로, 그들의 마음을 100% 이해할 수 없다. 다만... 그래도 계속 의심이 드는 것은, 조금만 머리를 싸매고 컨텐츠는 쏟아지는데 왜 다들 베끼려고만 하는 것인가...
이다... 아 모르겠다 밤이 늦어가니 자꾸 헛소리도 많아지고, 무엇보다 아까 게임소개글 스샷까지 다 넣어가며 올린 게 삭제되니 참 열받아서 그냥 올려본다. 이것도 삭제되면 진짜 기분 더러울 거 같지만 홍보한 것도 아닌데 삭제는 안 시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