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e스포츠 스타크래프트 리그에서 승부조작 사건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프로 게이머들이 불법 운영되고 있는 e스포츠 베팅 사이트와 연계되어 승부가 조작되었다고 하는데 이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그동안 한국이 쌓아온 e스포츠 기반을 송두리째 흔들고 팬들의 신뢰마저 잃어버리는 최악의 사건이 아닐까 생각한다. 글쓴이는 이와 관련된 기사를 처음 접했을 때, "아..e스포츠도 엄연히 프로리그, 프로게이머가 존재하니깐 승부조작의 유혹이 있을 수 있었겠구나" 라고 생각했었다. 무척 새삼스럽게 말이다. e스포츠도 스포츠이지만 승부조작이라는 건 전혀 염두해 두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은 우리가 신경쓰고 있지 않은 틈 사이로 조금씩 승부조작이라는 유혹이 도사리고 있던 것이다. 그동안 내가 접해왔던 승부조작에 관한 사건들은 모두 일반 스포츠 경기에서였다. 이웃나라 중국의 축구 리그 승부 조작 사건, 대만의 야구 리그 승부 조작 사건, 멀리는 이탈리아 축구 리그 승부 조작 사건 등등. 대부분 다수의 선수가 함께 뛰고 공을 사용하는 구기 스포츠에다 심판이 존재하기 때문에 여럿이 공범이 되지 않으면 조작이 쉽지 않고 티가 많이 나기 쉽상이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니 e스포츠는 승부조작이 참 쉬운 것 같다. 스타크래프트 경기만 하더라도 특별히 심판이 필요하지 않고 단 둘이 경기를 진행하고 사이버 상에서 유닛을 조종해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소수가 맘만 먹으면 승부 조작은 아주 쉽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번 승부 조작 파문으로 한국 e스포츠 협회가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는데 아무래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일 거다. 엔트리 발표 방식의 변경 등으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는 하는데 그렇다고 완벽히 예방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고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땅에 곤두박질쳐진 e스포츠 경기의 신뢰성이다. 앞으로 팬들은 항상 의심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앞으로 팬들은 경기를 관람할 때마다 승부조작이라는 단어를 떠올릴지 모른다. 항상 의심을 하게 되고 그러면 자연히 관심은 멀어지고 인기는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어느 스포츠든지 승부 조작 사건이 발생하면 그와 관련된 것들은 항상 치명타를 받았다. 최근 있었던 중국 축구 리그에서 심판 매수에 의한 승부 조작 사건의 후유증만 봐도 그렇다. 사건 이후 이에 실망한 팬들이 경기장을 외면해 관중수가 급감해 흥행에 치명타를 받은 것은 기본이고 경기에 대한 팬들의 신뢰가 사라져 이를 회복하는데 걸리는 데 필요한 시간은 더욱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이 사태로 e스포츠 발전에 발목을 잡혀선 안된다. e스포츠 원조 국가답게 하루 빨리 이 사태를 진정시키고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길 바란다. 이런 사건으로 e스포츠의 발전에 발목이 잡히는 건 두고 봐서는 안된다. 잘 해결해서 일종의 액땜이라 여기고 e스포츠 강국으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