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합니다. 오는 15일 발매 되는 <디아블로 3>에 거는 기대는 상당히 컸지만, 베타 테스트를 플레이 하면서 적지 않게 실망했습니다. 다행인 것은 베타 테스트는 정말 아주 극 초반의 플레이에 그치기 때문에 이후의 플레이가 이런 실망을 기대에 부응하는 큰 재미로 바꿔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 아닌 희망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디아블로 3>는 원점으로 회귀하길 바랬습니다. <디아블로 1>에서 보여준 암울하면서도 음침한 분위기로 압도하는 플레이를 원했던 것이죠. 전통적으로 핵&슬래쉬를 바탕으로 하는 전투가 주가 되기는 하나 이것이 <디아블로 1>에서부터 이어져온 분위기를 압도하길 원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디아블로 2>에서부터 분위기보다는 무차별 액션에 치중하기 시작했고, 결국 그들은 어떻게 만들어야 게임이 팔리는지 알기에 <디아블로 3>는 전작과 비슷한 모습으로 나왔습니다.
게임이 그렇게 재미없지는 않습니다. 5가지 캐릭터는 저마다 개성이 강하고, 아이템 모으는 재미도 솔솔합니다. 그래픽이 일취월장하지는 않았지만, 봐줄 만도 하고요. 단지, <디아블로 2>가 발매된지 10년이 지났지만, 예전 방식과 시스템을 고수하는 블리자드의 개발 마인드에 실망했을 뿐이죠.
쿼터뷰, 핵&슬래쉬, 등급별 아이템 수집 등 이것이 <디아블로> 시리즈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외적으로 새로운 콘텐츠라 할 수 있는 것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룬 시스템은 마치 온라인 게임에서 스킬 레벨을 올리는 효과와 같고, 대장간을 업그레이드 해 직접 아이템을 만드는 것도 그리 와 닿지 않습니다.
반대로 매번 게임을 시작할 때마다 재생성 되는 랜덤 맵은 베타 테스트 때문인지 그 다양성이 다소 실종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번 베타 테스트에서는 총 5번의 해골 왕을 잡았는데 랜덤 맵의 특징이 확실히 부각됐다고 보기는 힘들었습니다.
결국 남은 것은 던전을 돌아다니면서 몬스터를 썰고 다니는 것 밖에 남지 않은 것이죠. 틈틈이 공개된 퀄리티 높은 CG영상을 통한 스토리는 무척 기대되기도 하지만, 이것도 이미 스포일러가 펴져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결과를 보여줄 예정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