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던파 팬사이트들에선 유저들이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아 한창 떠들썩한 상태다.
최근 타 게임의 테스트서버 격인 퍼스트서버에서 다수 캐릭터들의 실질적인 하향과 관련한 내용이 업데이트됐으며 바로 며칠 전 이를 본서버에 업데이트하겠다는 계획이 공지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유저들이 이와 관련 운영자를 성토하고 나섰다.
ㅡ왜 잘 있는 캐릭터를 건드네 마네,
ㅡ이번 패치로 내 캐릭터 죽네 마네,
ㅡ이 캐릭 버리고 다른 캐릭으로 바꿔타네 마네,
ㅡ운영자가 생각이 있네 없네,
ㅡ개발사가 망할라고 환장했네 안 했네,
ㅡ던파는 곧 망하네 마네 등등.
이처럼 이번 패치에 대한 반응은 전체적으로 불만 가득하면서 다양하다. 뭐 운영자의 패치에 대해서 유저가 항상 만족하거나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이런 반응들은 충분히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 던파의 상황을 감안했을 때, 객관적으로 봤을 때 이러한 반응들은 좀 씁쓸한 면이 있다고 본다.
분명 일부 캐릭터는 전체적으로 오버밸런스를 보여 주고 있고 또 일부 특정 스킬들은 지나치게 강력하기도 하다. 여기 저기 퍼져있는 어느 캐릭터의 플레이 동영상은 게임의 근간을 뒤흔들만한 강력함을 보여 주어 유저들을 놀래키기도 했다. 이를 본 운영자들의 근심이 한없이 깊었겠구나 하는 생각까지 할 정도였다. 그와 함께 던전은 더이상 유저들이 힘들게 공략해야 하는 대상이 아닌 단순히 아이템을 얻는 놀이터로 전락해 버린지 오래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불구하고 상당수 유저들은 단지 자신의 캐릭터가 약해진다는 것에만 중점을 두고 있는 듯하다. 아니 더 나아가 조금이라도 약해지면 아예 이성을 잃는 것 같기도 하다. 온갖 비약을 해대며 마치 캐릭터가 쓰레기라도 될 것처럼 말한다.
운영자는 단순히 약화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고 밸런스를 맞추기 위함인데도 말이다. 이들 유저에게는 밸런스라는 건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그래놓곤 걸핏하면 이 게임은 밸런스가 맞네 안 맞네 하며 운영자를 욕하며 게임을 욕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또 실망한 게 더 있다.
특정 캐릭터가 조금이라도 하향 조정될 때마다 흘러 나오는 얘기들,
"아놔~ 약해지네, 이거 버리고 다른 캐릭터로 갈아 타야지."
캐릭터에 애착이라곤 전혀 없는 걸까? 그들은 캐릭터를 선택할 때 단순히 타 캐릭터와의 강함을 비교해서 선택하는 것일까? 해당 캐릭터 자체가 좋아서 애정을 갖고 육성을 하는 게 아니었나?그래도 게임 속에서의 나인데 캐릭터를 너무 쉽게 쉽게 버리는 모습에 너무나 씁쓸했다.
나 같은 경우 던파를 가늘지만 비교적 길게 근 4년 정도 해 오면서도 한가지 캐릭터를 고수해오고 있다. 처음에 이 캐릭터 자체가 좋아서 시작했었다. 당시의 기준으로나 지금의 기준으로나 사실 형편없이 약했던 캐릭터였다. 레벨 50까지 파티플레이만 했었는데 같은 캐릭터를 단 한번 봤으면 말 다한 거 아닌가? 그만큼 약해서 인기가 없었다.
그래도 애착을 갖고 자체를 즐겼다. 그간 여러 패치를 진행하면서 강해지기도 하고 약해지기도 했는데 약해질 때는 게임 전체의 밸런스를 고려해서 부당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별 불만을 가지지도 않았다.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그냥 게임을 즐겼을 뿐이다.
그런데 내가 보기엔 조금 약해지지만 밸런스 조정이라는 측면에서 괜찮다고 생각하는 패치라고 생각하지만 같은 캐릭터를 사용하면서도 불만을 가지는 다른 유저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전혀 애착도 없이 순전히 조금 강해지니깐 선택했다가 약해지니깐 불만을 갖는 것이었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저런 사람들은 게임 뿐 아니라 다른 데서도 소신없이 기분에 따라 상황에 따라 이랬다 저랬다 할 거다'
라고...
단순히 자신의 캐릭터라는 좁은 틀 안에 갖혀서 전체가 지향하고 나아가야 할 길을 본인이 막아서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 보고 일말의 애착도 없이 캐릭터를 선택했다 버리는 행태가 본인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도 한번 되돌아 보는 게 어떨까?
캐릭터의 애정을 떠나서 이해가 안가는 밸런스조정이 너무 많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