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대해 전 세계와 글로벌 기업들의 탈러시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애플은 러시아에 아이폰, 아이패드 등의 판매를 금지하면서 애플페이 서비스도 중단했습니다. 포드와 H&M 등은 현지 영업을 중단했으며, 비자와 마스터카드는 자사 네트워크에서 러시아 은행을 배제했습니다. 세계 최대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와 디즈니+를 운영하는 엔터테인먼트 기업 디즈니도 러시아 내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국제축구연맹(FIFA)과 유럽축구연맹(UEFA)은 러시아의 모든 국제 대회 출전을 금지하기로 결정했고,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3월 4일 개막하는 ‘2022 베이징겨울패럴림픽’에서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패럴림픽 선수단이 참가 불가 의사를 전했습니다.
게임업계에서도 러시아에 대한 압박이 거센 가운데, 매년 발매되는 EA의 <피파> 시리즈 최신작인 <피파 22>에서 러시아 축구 대표팀과 러시아의 모든 클럽팀이 몇 주 내로 퇴출될 예정입니다. 또한, EA의 아이스하키 게임 <NHL 22>에서도 러시아와 벨라루스 팀이 조만간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월드 오브 탱크>, <월드 오브 워쉽>으로 유명한 벨라루스의 게임 개발사 ‘워게이밍’도 이에 동참했습니다.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러시아를 지지한 세르게이 부르카토프스키 부사장을 과감하게 해고했고, 우크라이나 적십자에 100만 달러(한화 약 12억 원)를 기부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의 뜻을 밝혔습니다.
전쟁의 참혹함을 다룬 게임 <디스 워 오브 마인>의 개발사인 11비트 스튜디오는 본 작의 판매 수익을 우크라이나 적십자에 기부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이 전에도 DLC의 판매 수익 일부를 전쟁 고아 재단에 기부하는 등 전 세계의 어려운 사정에 발맞춰 왔던 만큼 많은 유저들이 이에 동참해 기부 발표 24시간 만에 16만 달러(한화 약 1억 9천만 원)가 모였습니다.
<위쳐> 시리즈와 <사이버펑크 2077>의 개발사인 CDPR도 우크라이나에 100만 즈워티(PLN, 한화 약 2억 7천만 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혔으며, 유비소프트도 공식 SNS 계정에서 우크라이나 인근 국가에 주거지를 마련하고, 해외 출장 및 대비에 관련한 모든 비용을 자사가 부담한다고 전했습니다.
러시아 게임 유저들은 게임 구매도 이제 여의치 않습니다.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 닌텐도 등에서 게임을 구매할 수 없게 되었는데, 위 플랫폼에서는 러시아 은행 카드로 게임을 구매하려는 유저들의 결제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게임사들이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은 현지 기업과 계약이 되어 있어 쉽게 발을 빼지 못하는 형국입니다. 물론,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2M>,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등 직접 서비스를 진행 중인 작품들도 있지만 매출 감소 우려와 여러 가지 사정으로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굳이 게임서비스를 철회하겠다는 보이콧보다 펄어비스에서 우크라이나를 위한 긴급 의료 지원금 1억 원을 기부하겠다고 밝힌 것과 같이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도와줄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강물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