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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돼야 할 인체의 일부인가, 양도할 수 없는 국가적 문화자산인가. 얼굴에 문신을 한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族) 전사(戰士)의 머리 미라의 반환 여부를 놓고 프랑스 문화계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 마오리족 두상(頭像)을 1875년부터 소장하고 있는 프랑스의 한 시(市) 박물관은 이를 뉴질랜드로 반환키로 결정했지만, 프랑스 문화부는 국가적 유산을 훼손할 수 있는 결정이라며 제동을 걸었다.

◆“신체에 대한 야만적 밀거래 사죄”

프랑스 노르망디 루앙시는 최근 시 자연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마오리족 전사 ‘토이 모코’ 머리 미라를 뉴질랜드에 반환키로 결정했다. 뉴질랜드의 ‘테 파파 통가레와’ 국립박물관측이 1992년 이후 전 세계에 마오리 전사의 머리 미라 반환을 요청한 데 대한 호응이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20여 곳 박물관에서 30개의 마오리족 머리 미라가 반환됐다. 9월에는 미 시카고의 필드 뮤지엄이 마오리족 머리 미라를 반환했고, 영국 리버풀의 국립 박물관도 반환을 결정했다.


루앙 시는 ‘토이 모코’는 신체의 일부일 뿐 예술작품이 아니라, 프랑스 생명윤리법에 따라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트린 모랭-드사이(Morin-Desailly) 루앙시 문화담당 부시장은 “이 미라는 다른 종족은 우리보다 열등하다는 (잘못된) 믿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19세기 유럽의 탐험가들은 오지(奧地)에서 획득한 인체의 일부를 ‘문화재’로 고국으로 보냈고, 여기엔 마오리족이 숨진 전사들을 기리는 뜻에서 머리 문신을 해 보존하던 미라도 포함됐다. 그러나 유럽인들의 머리 미라 수집욕이 커지자, 마오리족의 일부 노예들은 산 채로 머리에 문신이 새겨졌고 상처가 나으면 목이 잘려 유럽으로 팔려갔다.

◆“프랑스 전체 문화유산의 유츨 초래” 반대

루앙 시는 23일 주(駐)프랑스 뉴질랜드 대사에게 반환하는 ‘상징적’ 행사를 가졌다. 그러나 전날 프랑스 문화부는 반환금지 소송을 제기했고, 행정법원은 24일 ‘반환 보류’ 결정을 내렸다. 올리비에르 앙라르(Henrard) 문화부 법무 고문은 “루앙 시는 (문화부와) 의논도 없이 결정을 내렸다”며 “그런 결정은 위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엔 많은 마오리족의 머리와 이집트 미라, 종교 유물들이 있다”며 “오늘 우리가 법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내일은 다른 박물관이나 지방 정부도 반환 결정을 내릴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2002년에 제정된 “예술 작품은 양도할 수 없다”는 법에 근거한 것이었다. 즉, ‘토이 모코’는 프랑스 소유의 예술 작품이며, 그 반환은 ‘불행한 선례(先例)’가 돼 루브르 박물관의 이집트 미라에서부터 기메 미술관의 아시아 문화재에 이르는 수많은 박물관 소장품의 유출을 초래할 수 있다는 논리다.

현재 ‘토이 모코’는 루앙시 박물관에 남아 있다. 법원은 연말에 반환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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